염홍철 재산 21억, 안희정 5억7천
재산 불리는 ‘비단장사’ 벼슬아치
부정한 재물 복 안돼…후손에 ‘원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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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용 논설위원 |
“벼슬아치가 천하의 백성들에게 베푸는 것을 사업(事業)이라 하고, 자신의 일가(一家)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을 산업(産業)이라 하며, 천하의 사람들을 해롭게 하여 자기 일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을 원업(寃業)이라 한다. 산업으로 사업을 삼으면 사람들이 원망하며, 산업으로 원업을 지으면 하늘이 죽일 것이다.” 『목민심서』
‘사업’을 해야 할 사람들이 ‘산업’을 일삼다가 높은 벼슬자리에 오를 기회를 놓친 공직자들이 요즘도 끊이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이제 하늘이 아니라 국민이 도태시키고 있다. 8·8 개각 때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었으나 과거에 사업 대신 산업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한 공직자들이 눈물을 삼켰다.
이런 인물들은 청문회를 통과한다 해도 ‘죗값’은 받는다. 본인이 아니면 자신의 후손에게라도 벌이 미친다고 정선은 말한다. 그래서 그는 “불의(義)의 재물을 많이 얻어 '원채(寃債·원한으로 만든 빚)'를 남김으로써 자손에게 갚도록 하는 것은 복(福)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어찌 장차관에 오르는 사람만 원업을 짓고, 원채를 남기겠는가? 도백이나 수령 같은 지방의 높은 벼슬아치 중에도 그런 인물이 없지 않을 것이다. 직위로 얻은 정보로 땅투기 하고, 벼슬자리를 뇌물 받고 팔며, 사업승인 해주고 뒷돈 챙기는 벼슬아치들이 바로 이런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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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송나라 때 ‘함거원’ 같은 인물이 도백이 되고 수령이 된다. 한 지역의 현령이 된 합거원은 비단을 사들여 관청에서 손수 자로 재고 있었다. 그의 종들이 이 모습을 병풍 사이로 엿보면서 “우리가 일개 비단장수를 섬기게 되었구나”하며 떠나가기를 청하니 만류할 수가 없었다. 다산은 이 예를 인용하면서 “근래 한 현령이 정당(政堂)에서 손수 베를 자로 재는 자가 있었다”며 “어느 시대인들 '함거원'이 없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개각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재물 좋아하고 돈 좋아하는 사람은 장사나 해야지 왜 장관 하려고 하나?”라고 일침을 놨다. 이들이 요즘의 함거원 아닌가? 공직자 재산공개를 볼 때마다 '함거원 같은 비단장사가 적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금은 비단 대신 집문서와 예금통장을 손에 넣고 합거원의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새로 선출된 지방 공직자들의 재산이 그제 공개됐다. 염홍철 시장은 21억9000만원, 안희정 지사는 5억7000만으로 신고했다. 서울에만 땅과 집 두 채를 갖고 있는 염 시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는 두 번째로 재산이 많았다. 염 시장은 ‘부자 시장’임에 틀림없고, 재산이 서민 수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던 안 지사도 알고 보니 ‘가난뱅이 도백’은 아니었다.
두 사람 모두 수억~수십억원 들어간다는 지방선거를 치르고도 2억원 정도씩 재산이 불었다. 재주가 참 신통하다. 염 시장은 어머니한테 재산을 넘겨받은 때문이고, 안 지사는 부모 재산을 새로 포함시킨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염 시장의 경우 2006년과 비교하면 두 자녀에게 부동산을 떼어 주고도 재산이 늘었다고 하니 궁금증을 갖는 사람이 있을 법하다.
공직자도 재산이 많다는 게 죄는 결코 아니다.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염 시장을 의심할 수는 없다. 투명성이 문제다. 권한이 막강한 자리일수록 재산공개를 더 구체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시·도지사도 그런 자리다. 규정 이상으로 상세해야 한다. 재산 공개에 조금이라도 꺼리는 부분이 있다면 집장사 하는 게 낫지 굳이 시·도지사가 되어 ‘비단장사’로 의심받을 이유가 없다. /김학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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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