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아이들 안전사고에 빨간불이 켜졌다. 봄이 되면서 야외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크고 작은 사고로 다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소아 정형외과 학회에서 발표한 어린이 외상에 대한 역학 조사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외상환자가 적다가 3월과 4월에 급격히 늘어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어린이들이 운동장이나 놀이터 등 야외 활동 시간이 늘어 여러 안전사고가 증가하게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을지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김하용 교수의 도움말로 봄철 어린이 안전사고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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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용 교수 을지대병원 소아정형외과 |
예를 들면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보면 똑바로 타고 내려오는 것 말고도, 누워서 머리부터 내려오기, 엎드려 내려오기, 뛰어서 내려오기 등 다양한 놀이 방법들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 판단과 결과 예측이 어른에 비하여 미숙하므로 그 창조적인 생각을 실행에 옮겨서 성공했을 때 재미가 있지만, 만약 실패했을 때 어떤 위험에 노출될 것인지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병원에 오기 전까지 해야 할 일=일반적으로 아이들이 놀이터나 학교 등에서 다친 경우는 의식을 잃거나 심한 출혈이 있거나 하는 중증의 골절보다는 단순 골절이 대부분이다. 또한 아이들은 떨어지거나 넘어질 때 주로 손을 짚고 넘어지므로, 다리 보다는 손목이나 팔꿈치 골절이 더 많다.
일단 골절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말고 병원에 오기 전까지, 아이가 덜 아프고, 더 이상 골절이 어긋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아픈 곳에 부목을 대어 주고 심장 높이보다 올려줘야 한다.
부목은 나뭇가지나 판자, 필통, 단단한 포장지 등 비교적 딱딱한 물체를 활용하면 통증 및 부기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중요한 것이 금식시키는 일이다. 골절 양상에 따라 병원에서 응급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수술을 위해 시행되는 마취는 마지막 음식 섭취를 한 후 최소 6~8시간이 경과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리나 칼에 베인 경우에는 출혈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붕대 등으로 압박을 하고 다친 손을 심장 높이보다 높이면 출혈이 멈출 수 있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지혈대를 쓸 수도 있는데, 30분 이상 지혈대를 계속 묶어두면 이로 인한 합병증이 올 수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지혈대를 갈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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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깁스 치료의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성장판 골절이다.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 등의 관절 주위에서 성장을 담당하고 있는 성장판은 구성 성분이 연골(물렁 뼈)이어서, 충격을 받으면 다른 골 조직보다 쉽게 손상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전체 어린이 골절의 20%가 성장판 손상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잘 못 치료되는 경우에는 심각한 후유증인 성장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는 골절이 아문 자리에 연골 성분의 성장판이 없어지고 단단한 뼈(골교)가 대체되어 성장이 지속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즉, 골교가 있는 쪽은 뼈가 자라지 못하므로 다친 다리가 짧아지거나, 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을지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김하용 교수는 “성장판 골절은 대부분 별 탈 없이 치유되지만, 약 10% 정도에서는 이 같은 후유증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하며 “재형성이 소아 골절의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성장판 골절은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나쁜 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들의 뼈는 어른 보다 유연하기 때문에 골절이 생겨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수 있어 응급실에서 사진을 찍어도 진단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골절 진단을 받지 않았더라도 계속된 통증이 있으면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 검사 및 진단을 받아야 한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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