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오늘의 중국을 가능하게 한 등소평과 작금의 대한민국 리더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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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오늘의 중국을 가능하게 한 등소평과 작금의 대한민국 리더쉽

이정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승인 2019-07-01 08:23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정호 교수
이정호 교수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주요 2국'(G2)이라고 불리는 오늘날의 중국은 덩샤오핑(등소평)에 의해 설계되고 발전해 지금에 이르렀다.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시행했을 당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국가 중 하나였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이 세계를 향해 문을 연 '죽의 장막' 중국은 이후 40년 동안 연평균 9.5%의 비약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세계 2위의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됐고, 오늘날에는 세계 패권을 놓고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위치까지 올랐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념과 사상을 초월하는 리더십을 가진 덩샤오핑이라는 작은 거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오쩌둥이 중국에 공산주의 이념의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했다면, 덩샤오핑은 공산주의 이념과 사상을 뛰어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요소들을 도입해 중국을 오늘날의 세계적인 강국으로 변모시키는 초석을 놓았다.

마오쩌둥은 1950년대 말부터 1960년 초까지 중공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해 경제·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대약진 운동'을 폈으나, 실패하면서 중국은 식량도, 생필품도 구하기 어려웠고 가뭄까지 겹치면서 30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

이때 덩샤오핑은 '검은 고양이든 휜 고양이든 쥐를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라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주장했다. 그는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국민을 잘살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죽어가는 중국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을 주창했다. 당시 교조주의(敎條主義)적 중국 공산당 치하에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생명까지 내놓아야 할 위험천만한 생각이었다.

사회주의 이념으로 국민을 굶어 죽게 하기보다는 경제를 살려 국민을 잘살게 할 수 있다면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일부 도입해도 된다는 그의 실용주의적 주장은 마오쩌둥의 반대에 부딪혀 빛을 볼 수 없었다. '대약진 운동'의 실패로 권좌에서 밀렸던 마오쩌둥이 유교문화와 자본주의를 타파하고 사회주의를 실천하자는 문화대혁명(1966~1976)을 일으켜 다시 권력을 회복하면서 중국 천하를 피비린내 나는 광풍으로 몰아갔다. 덩샤오핑은 자본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세력인 '주자파(走資派)'로 몰려 숙청돼 시골에서 돼지거름을 치우면서 겨우 삶을 이어갔다.

마오쩌둥이 죽은 후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된 부도옹(不倒翁) 덩샤오핑은 '흑묘백묘론'에 입각해 공산주의 이념과 사상을 초월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는 대대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했다.

덩샤오핑은 '흑묘백묘론'과 함께 '선부론’(先富論)을 새롭게 주창했다. 선부론은 ‘일부 사람을 먼저 부유하게 하자’는 뜻으로 능력 있는 일부 엘리트가 먼저 부자가 되도록 하고, 이들이 가난한 사람을 돕도록 하면 된다는 방침이었다. 지역적으론 바다와 인접해 무역이 손쉬운 동남 연해 도시부터 개발한 후 나머지 내륙지역으로 나아간다는 생각이었다.

덩샤오핑의 선부론은 모두가 균등하게 부를 나눠 갖는 공산주의식 평등주의에 매달리지 않고 이를 뛰어넘겠다는 것이었다. 자원배분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사회주의 경제의 평등보다 앞세운 이 같은 주장은, 평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생각조차도 할 수 없는 위험한 것이었다.

때로 숙청을 당하면서까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념과 사상을 뛰어넘었던 덩샤오핑의 리더십이 몹시 절실해지는 작금의 대한민국이다. 국가 성장과 발전을 위해 미래를 설계하고 이끌어 가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에, 아직도 끊임없는 '적폐청산'을 앞세워 과거로만 회귀하는 작금의 대한민국!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정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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