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유흥주점 코로나 감염 점검 '이대로는 무의미'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르포] 대전 유흥주점 코로나 감염 점검 '이대로는 무의미'

지난 26일 봉명동 유흥주점 밀집 거리 합동 단속
단속반, 정상영업 하는 곳 위주로 단속 안해
마스크 미착용 노래방 종업원 계속 술집 들어가
단속반 점검 끝나자 외부 간판 켜고 정상영업 하기도

  • 승인 2020-03-26 17:15
  • 신문게재 2020-03-27 3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1111
점검반이 유흥업소에서 '출입자 명단' 작성 여부와 시설 점검표에 따른 체크리스트를 검사하고 있다.
대전에서 다시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3월 26일 저녁 8시 22분.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성호텔 뒤편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는 한 거리에 합동점검반과 동행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확산 방지를 위해 집단감염 위험이 있는 유흥시설과 체육시설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다. 길 한쪽은 외부 간판도 꺼져있고, 내부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빛조차 없었다. 점검반과 해당 가게에 올라가 보니 내부 손님은 한 명도 없었고, 근심 가득한 사장님의 표정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외부 간판불도 끄고 정상영업을 하는 곳이라고 볼 수 없는 주점을 선정해 점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대전경찰청과 유성경찰서, 유성구청, 식약청으로 구성된 점검반은 3팀으로 나눠 또다시 점검에 나섰지만, 점검반은 누가 봐도 영업을 안 하거나 사람이 없는 곳만 다니는 듯 했다.

333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한 유흥주점이 정상영업을 하고 있다.
제대로 현장의 모습을 담기 위해 점검반에서 빠져나와 직접 혼자 돌아보기로 했다. 아니나다를까 모퉁이를 돌자마자 흔히 알던 유흥주점들의 휘황찬란한 모습이 나타났다. 모텔과 한 건물에 있는 유흥주점들, 반짝거리는 'ROOM'이라고 적힌 간판의 주점들. 그 안으로 승합차에서 내린, 마스크조차 하지 않은 여종업원들이 술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합동점검반이 일대를 점검 중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점검반이 합동점검을 시작하기 전, "일대에서 영업 중인 유흥업소는 단 한 곳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휴업을 했다"고 말한 것과 달랐다.

지하 1층에서 7층에 있는 주점들까지 다른 유흥주점을 계속 둘러봤다. 어떤 곳은 철문으로 된 출입문을 닫고 있었지만, 내부에선 인기척과 노랫소리들이 들렸다. 심지어 지하의 한 주점에서 여종업원 대기실로 보이는 곳 신발장엔 하이힐로 가득하기도 했다.
2222
마스크로 하지 않은 여성 종업원이 줄지어 유흥주점으로 들어가고 있다.
몇몇 가게들은 경찰과 점검반이 점검할 당시엔 외부 간판불을 끄고 있다가, 그 이후에 다시 간판불을 켜고 정상영업을 하기도 했다.

마치 점검반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놓고 정상영업을 시작했다.

한 점검반원은 "강제적인 점검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권고를 하는 단계"라며 "유흥주점 출입 시 출입자 관리대장을 적게 하고, 소독과 직원 건강관리를 체크하는 수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기 광주시, 환승부터 역동 개발까지 살핀다
  2. 연이틀 대전 도심서 흉기 난동 발생… 대사동서 60대 체포
  3. 대학혁신 재원 줄었지만… 한남대 사업비 23.6% 늘었다
  4. 광복 81주년 앞두고 대전서 5번째 황국신민서사비 확인
  5. 광복절 앞두고 대전 폭주족 집중단속… 싸이카·암행차 집중 배치
  1.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2. 해외 증권사 사칭해 현금·골드바 15억 가로챈 일당 검거
  3. 대전교육청, 교육공무직원 482명 정기인사
  4. '마약퇴치 지자체 사업은 후순위?' 마약퇴치운동본부 위수탁계약 '논란'
  5. 최저 건보료 2만원 넘는데… 대전시 지원 기준은 18년째 ‘1만원’

헤드라인 뉴스


80년 전 시민이 세운 ‘광복의 기억’…대전 문화유산 됐다

80년 전 시민이 세운 ‘광복의 기억’…대전 문화유산 됐다

제8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대전시민들이 광복의 기쁨과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성금을 모아 만든 '대전 을유해방기념비'가 대전시 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이를 기념해 오는 15일 대전시는 '대전 을유해방기념비와 함께한 광복의 기억'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중구 보문산에 있는 을유해방기념비는 1946년 8월 15일 광복 1주년을 맞아 당시 대전부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대전역 광장에 세운 약 3m 규모의 해방 기념비다. 해태석상 한 쌍과 함께 대전역 광장에 있었으나 한국전쟁 때 피해를 입었고 1960년 대..

중기부 이어 국정자원마저?… 대전, 또 ‘기관 이탈’ 위기감
중기부 이어 국정자원마저?… 대전, 또 ‘기관 이탈’ 위기감

지난해 화재가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본원에 대해 정부가 이전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전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30년까지 대전 본원이 폐쇄 수순을 밟으며 대체부지 검토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최근 세종시가 정부에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미 대전은 민선 7기 당시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 등 기관 이탈을 경험해 국정자원마저 타 지역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은 즉각 대응하며 대전 내 이전·잔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14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전날에 열린 민선 9기..

행정수도 완성의 중대 분수령… 특별법 연내 제정 총력전 돌입
행정수도 완성의 중대 분수령… 특별법 연내 제정 총력전 돌입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범국민적 연대 조직이 13일 공식 출범하며, 특별법 연내 제정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세종시청 여민실에서 창립대회와 출정식을 개최하고,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을 알렸다. 이번 대책위 출범은 과거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소모적인 논란을 종식하고,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행정수도로 법제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행정수도 완성이 수도권 일극체제와 지방소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백중사리 기간에 침수된 보령시 오천항 일대 백중사리 기간에 침수된 보령시 오천항 일대

  • ‘자동차 불법 튜닝 안됩니다’ ‘자동차 불법 튜닝 안됩니다’

  • 대전시-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당정협의회 대전시-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당정협의회

  •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 대전 가장교 시멘트 떨어짐 현상…시민들 안전 ‘위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