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벽창호는 압록강의 억센 소에서 나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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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벽창호는 압록강의 억센 소에서 나온 말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62. 벽창호

  • 승인 2016-06-07 10:4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그때 그 코너’를 기억하십니까?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본보의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 독자들을 위해 서비스됐었습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우리말 속에 담긴 유래와 의미를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출간한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게재됐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남의 의견을 수용하려 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을 주장하는 우둔하고 고집이 센 사람을 가리켜 앞뒤가 콱 막힌 벽창호라고 한다.

본래 이말은 벽창우碧昌牛에서 온 것이다.

벽창우는 평안북도 벽동과 창성지방에서 나는 유난히 크고 억센 소를 일컫는다. 그래서 그 지방의 소를 벽동과 창성의 첫 글자를 따서 벽창우라 했던 것이다. 그것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의 북쪽 끝 압록강 연안에 벽동군이 있고, 그 남쪽에 창성군이 있는데 이 두 고을에서 생산되는 소는 대체로 몸집이 크고 힘이 셌다. 이 또한 한결같이 말을 잘 안 듣고 제 고집대로 행동하였다. 그리하여 이 두 고을에서 생산되는 소는 모두가 고집불통이고 무뚝뚝하며 말을 안 듣는 것으로 이름이 나 있었다.

여기서 벽동군의 벽碧자와 창성군의 창昌자를 따고 여기에다 소 우牛자를 합하여 벽창우가 된 것이다.

이처럼 소에게만 쓰이던 말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차차 발음이 ‘벽창호’로 변하고 말의 뜻이 확대되어 벽창우처럼 고집이 세고 무뚝뚝하고 말을 안 듣고 심술궂은 사람에게까지 번져 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설에 대하여 약간의 다른 견해가 있다. 우리말 유래 사전의 저자 박일환의 견해가 그것인데 그는 벽동과 창성 지방의 소가 성질이 억세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보다는 지역마다 소를 부리는 말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를 끌면서 ‘이랴이랴’, ‘워워’하는 말들이 지방에 따라 조금씩 그 억양과 어투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지방 사람이 소를 끌면 소가 제대로 그 뜻을 알아듣지 못해서 버팅기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쪽 지방에 사는 사람이 와서 벽동과 창성 지방의 소를 끌고 가려 하면 당연히 고생스럽고 힘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와는 다른 이훈종 님의 견해가 있다.

그에 의하면 벽창호는 집을 세우고 벽을 칠 때, 통기와 채광을 겸해 일부 외 얽은 위에 벽을 안 치고 남겨놓은 부분을 말하는데, 열도 닫도 못하고 전혀 융통성이 없다는 데서 생긴 말이라는 것이다.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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