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추억의 코너를 되살려보기 위해 ‘송교수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시즌 2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 게티 이미지 뱅크 |
쌀로 빚어 만든 일본 술인 청주淸酒를 속되게 정종이라 한다.
일본에서는 각 지역마다 지방에 전래되어 오는 독자적인 방법으로 생산되는 청주가 수십 종에서 수백 종에 이르고 있는데 이를 그들은 지주地酒라고 부른다. 그 중 구보다久保田 고시노감빠이越乃寒梅, 다이요시게루大洋盛 등이 대표적인 청주의 상표인데 정종 역시 이 같은 청주 상표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청주 중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술이 정종이었기 때문에 일본 청주 하면 정종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자면 ‘진로’, ‘선양’ 쯤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 술을 정종이라 부르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전한다.
일본 가마꾸라 시대에 도요도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뒤를 잇는 오까자끼 마사무네라는 무사가 있었다.
그 마사무네 가문이 자랑하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정교하고 예리한 칼 닛본도日本刀와 쌀과 국화菊花로 빚어 만든 술이었다. 그런데 이 술맛이 너무나 좋아 사람들이 이 술을 가리켜 기쿠 마사무네菊正宗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 술이 차츰 널리 알려지면서 마사무네正宗라는 일본식 청주의 상표로 정착했고, 그 뒤 우리나라에 소개됨으로써 일본 청주의 대명사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박일환, 우리말유래사전, 우리교육 1994. 참조)
/송백헌 충남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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