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초대석] 민병찬 "대학, 4차산업혁명 변화의 키 쥐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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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초대석] 민병찬 "대학, 4차산업혁명 변화의 키 쥐어야 산다"

대학 위기 탈출시킬 혁신적 지도자가 필요한 때
한밭대 발전을 위해 발로 뛰는 것이 나의 숙명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의 융합형 인재양성 주력

  • 승인 2018-01-30 11:00
  • 신문게재 2018-01-31 11면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20180130-민병찬 교수1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혁신의 큰 파고 앞에 서 있습니다. 변해야 합니다."

시대적 요구에 앞장서 창의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한 혁신 전도사로 나서고 있는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같이 강조했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입학생이 대폭 감소하는데다 정부 구조개혁 압박도 매섭다. 이러한 절박한 현실 속에서 대학이 대한민국 변화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해 국가 성장 패러다임 전환의 키를 쥐어야 살아남는다는 설명이다.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후 인더월드 4회 연속 등재에 이어 2년 연속 평생공로상 수상까지, 세계 100대공학자 및 교육자로 활발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민 교수를 만나 대학의 위기극복 방안과 한밭대 발전을 위한 '빅픽처'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대학이 위기에 처했다고 했다. 그 이유와 해결방안을 짚어 달라.

▲대학을 흔히 상아탑이라 한다. 현실과 거리가 먼 지성의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유럽 대학들이 상아탑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국가의 경제적 기반이 되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세계적 도약을 밑받침해야 할 대학이 이미 오래전부터 쌓여온 병폐에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대학은 자율성에 너무 많은 침해를 받고 있다. 이는 대학이 능동적으로 현실을 대처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교육의 질적 개선을 외면하다 보면 중장기적으론 연구의 질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연구 성과도 중요하지만,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할 교수와 학생이 동시에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실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함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능력을 가져야 하며 지역사회에서 문화와 정보교류의 중심지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대학의 존립 의미가 바로 잡힐 것이다.

-생존 위기의 대학, 경쟁력을 높일 방법은 무엇인가?

▲대학의 위기는 내외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이 요인들을 해결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로 대학의 재정구조 개선과 고정적인 재정확보책을 강구해야 한다.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점을 감안해 계열별 전공영역, 지역, 학년별 등록금 차등화 정책을 조기에 도입하고 교육용 재산과 수익사업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과 법·제도적 완화를 통해 활성화 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차원의 재정지원도 가능한 확대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학사구조의 개선과 행정구조의 조정이 필요하다. 행정의 전사적 전산화 체제구축과 함께 고비용 저효율의 학사운영과 행정 구조를 저비용 고효율의 교육경영체제로 전환하려는 구성원들의 노력이 적극적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 셋째로 대학 구성원인 교직원과 학생의 의식개혁이 요구된다. 이제 대학이 편입시험 준비장, 취업의 재수, 삼수 준비장이 돼서도 안된다. 교수들은 연구실적을 높이고 교과·교수방법의 개선에 주력해야 하며 직원들도 전문성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품을 제거하고 혁신적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때다.

-4차 산업혁명과 대학교육 정책 방향,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궁금하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도입이 큰 변화의 주체가 되는 시대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어쩌면 디스토피아에 가까울지 모른다. 산업현장에서는 상상력과 소프트웨어 기반의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며 시장은 그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다보스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적응 순위는 25위라고 한다. 로봇에 의한 신기술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게 되면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계층 간 분화가 심화될 수도 있다.

클라우스 슈밥을 비롯한 27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저술한 '4차 산업혁명'이란 책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제때 승선하느냐 못하느냐가 미래의 승패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하고 있다.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의 창출이 중요하고 이러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품어낼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곳이 대학이다. 연구와 교육은 대학의 존재 이유이다. 최고의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산업, 나아가 사회변화를 수용하고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대전시 '4차 산업혁명 추진위원'으로써 4차 산업혁명 정책과 대학교육의 구체적 접목방법을 제시해 달라.

▲지난해 12월 15일 한밭대에서는 대전시와 공동으로 '4차 산업혁명과 지능화 시대'포럼을 개최했다. 본 포럼을 통해 산업 패러다임과 일자리 지형이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산업 인력의 양성에 대한 교육의 선제적 변화를 요구한다는 엄중한 현실을 지적했었다.

기존의 교육방식은 흥미도 낮고 실제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렵다. 대학의 교육목표도 시대적 요구에 맞는 창의 융합형 인재양성으로 바뀌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인재들을 양성해야 하는 국내 대학들은 여전히 단일 전공지식에 집중하고 있다. 1, 2학년에서 기초과목을 혹독하게 가르치고 3, 4학년에서는 통합해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선진국의 교육과정과 비교해보면, 한국 공대의 교육과정은 전공과목의 비중이 너무 많이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MIT공대의 경우 3, 4학년은 통합과목의 70% 정도가 실험통합과목이다. 학생들이 팀을 이뤄 지역 내 산업체가 제시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험과 자료 분석, 발표 및 리포트 작성 능력, 협동심을 배운다. 반면에 국내의 공대 3, 4학년은 전공과목의 비중이 매우 높다.

대학의 실험통합교육은 지식을 종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데 매우 효과적이므로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창의 융합형 교육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

-한밭대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획일적 교과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디지털 기술이 주도하는 현실에 가장 가치있는 중요자원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혁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대학의 위기는 어느 때나 있어왔고 그 위기를 탈출시킬 혁신적 지도자도 반드시 필요하다.

한밭대의 발전을 위해 발로 뛰는 것이 나의 숙명이자 아이덴티티라 생각한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사생결단의 각오로 최선을 다한다면 못 이룰 것이 없다고 확신한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민병찬 교수는…

◇학력 ▲한밭대, 고려대 졸업 ▲일본 쥬오대학, 일본UEC 대학 인간공학, 생체공학 석·박사학위 취득
◇경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및 그룹장을 거쳐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재직 ▲한밭대 지능형 기계산업 육성사업단장 ▲한밭대 총동문회 수석부회장 ▲한밭대 대학발전후원특별위원장 역임 ▲대전광역시 4차 산업혁명 추진위원 ▲대전광역시 의정자문위원 ▲행복도시 건설추진위원회 자문위원 ▲유성구 사전재해영향성검토위원회 위원
◇상훈 ▲대통령 표창 ▲과학기술포장 ▲한빛대상 (과학기술분야)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교육인 대상' ▲대한민국 인물대상 ▲대한민국 혁신리더상 ▲마르퀴즈 후주후 4회연속 등재 ▲마르퀴즈 후주후 평생공로상 2회수상 ▲세계 100대공학자 및 교육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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