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비교육적인 축구, 세계가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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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돋보기] 비교육적인 축구, 세계가 열광한다

정문현 충남대 교수

  • 승인 2018-07-05 17:10
  • 신문게재 2018-07-06 10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정문현충남대교수
정문현 충남대 교수
우리나라에 축구가 보급되기 시작한 때는 1920년대로 본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겨 처참한 수난을 당할 때, 민족의 울분과 애국심은 자연스레 스포츠로 모아졌다.

1920년에 조직된 조선체육회는 그해 7월 15, 16일 양일에 걸쳐 동아일보사 후원으로 도쿄[東京] 한국 유학생회 축구단을 초청해 애국청년회 운동원과 경기를 개최하며 축구를 발전시켰다. 이후로도 계속된 축구 경기는 민족의 한과 항일정신을 계승하면서 독립운동의 수단이 됐고, 연이은 팀 창단과 협회 조직,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국민스포츠로 성장해 왔다.

1985년에 발간된 한국 축구 100년사를 보면, 1977년 5월의 축구회관 마련과 1983년 5월 프로축구 슈퍼리그의 개막이 한국의 축구 발전에 큰 계기가 됐고, 그해 6월 멕시코에서 개최된 제4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 3위의 원동력이 됐다.

1994년에는 그동안 대한축구협회에 속해 있었던 프로리그위원회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 독립했으며, 1996년부터는 완전 지역 연고제를 전격 시행, 구단 이름에 스폰서 기업명보다도 연고지명을 사용케 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 제14회 이탈리아 월드컵, 1994년 제15회 미국 월드컵, 1998년 제16회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 4회 연속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2002년에 개최된 제17회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에선 폴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을 차례로 이기고 4강에 진출해 세계 축구 역사에 큰 이변을 일으켰다.

한국 축구는 피파 랭킹 57위, 월드컵 10회 출전, 최고 성적 4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1 한·일 컨페더레이션스컵, 2002 한·일 월드컵과 2007 U-17 월드컵, 2017 U-20 월드컵 대회를 모두 개최해 FIFA가 주관하는 4대 축구대회를 모두 개최한 그랜드슬램 달성 국가이기도 하다.

2018년 기준, 생활체육 축구동호인 클럽 수는 1만 2560개이고, 동호인 수는 60만 7300명에 이른다. 미가입 동호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풋살 동호인 수까지 더해져 추산조차 안 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을 지켜보면서 축구의 좋은 점은 뭘까? 라는 질문을 주변 분들에게 던져봤다.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술 한 잔 먹을 수 있다. 건강해진다. 삶의 즐거움을 얻는다. 기술이 늘어 즐겁다. 하는 사람보다 보는 사람이 즐겁다.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다, 스트레스가 풀린다." 등의 답을 했다.

그런데 사실은 축구의 나쁜 점에 대한 답변이 궁금했다. "쉽게 다친다. 과한 승부욕으로 부상이 많다, 반칙이 지나치다. 심판이 나쁘다. 화가 난다. 가짜로 다친 것처럼 침대 축구를 하는데 정말 짜증이 난다. 반칙을 범하고도 상대방이 공을 못 차게 공 앞에 서서 공격을 방해하거나 공을 안 준다. 본인이 차서 아웃 됐는데도 자신의 볼이라고 우긴다. 비매너와 폭력이 비교육적이다."

생활체육 축구를 나가보면 TV에서 보던 축구의 나쁜 점들을 그대로 경험한다. 매우 불쾌하고 화가 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축구를 잘하는 선수인 것처럼 평가되기도 한다.

축구는 비신사적이고 폭력적이며 이기적이고 비교육적인 스포츠임에 틀림 없다. 그런데 세계는 축구에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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