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걸려도 반성문만 내면 돼요" 법 비웃는 청소년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불법 도박 걸려도 반성문만 내면 돼요" 법 비웃는 청소년

모든 도박행위 나이 불문하고 불법으로 규정
청소년도 처벌 대상이지만 대부분 처벌 약해
전문가 "구조적인 입법 및 법 개정 필요하다"

  • 승인 2019-11-20 16:36
  • 신문게재 2019-11-21 5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청소년 불법 도박
#.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오모(18) 군은 지난해부터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불법 스포츠 도박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법이라는 인식이 있어 거부감이 있었지만, 놀이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고 혼자만 안 하자니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쉽지 않았다.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셈 치며 처음에는 1000원씩 베팅했던 금액이 이제는 최소 10만원부터 베팅을 하고 있다. 동급생 중 한 명이 "어차피 우리는 청소년이라 불법 도박 걸려도 반성문만 제출하면 된다"라는 말을 듣고 더 안심을 하게 됐다.



불법도박 처벌이 약한 점을 이용해 청소년들의 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칫 병적인 도박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불법도박은 청소년들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스포츠토토, 사다리, 달팽이 경주 등 불법 도박은 SNS를 통해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청소년이 주로 사용하는 SNS에 '사다리', '스포츠 토토' 등 관련 단어만 검색해도 불법도박 광고가 쏟아져 나온다. 이러한 불법 도박의 경우 계좌번호와 휴대폰 번호만으로 가입이 가능해 청소년들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사행사업을 제외한 모든 도박행위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불법 도박을 쉽게 할 수 있는 접근성도 문제지만, 청소년에게 해당하는 불법 도박 처벌이 워낙 약해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수위에 따라 청소년 또한 구속 등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미성년자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둔산동의 A 중학교 생활지도부장은 "도박을 한 학생을 엄벌하기 위해 경찰과 얘기를 해봤지만, 경찰 측에서도 반성문, 심리상담 등의 처벌을 한다고 했다"며 "간단한 처벌로는 학생들이 불법 도박에 대해 경각심을 갖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학내에서 자체 처벌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에 대해 명확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전지역 청소년 가운데 도박 문제 위험집단군은 5.6%를 기록했다. 대전 내 중학교나 고등학교 내 전교생이 1000명이라면 평균적으로 56명의 학생이 도박 문제 위험집단이라는 뜻이다.

또한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 중고물품 거래 사기, 학교폭력 등 2차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형사고발까지 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 관계자는 "청소년 도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처벌 강화를 위한 입법과 조례개정이 중요하다"며 "또한 지역별로 좋은 성과를 보인 도박 예방 캠페인까지 벤치마킹한다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르포] 트램 공사에 시민 불편 가중…경적·호루라기 뒤엉키고 민원 잇따라
  2. 대전시 문화예술 기관장 인사 '설왕설래'
  3. [편집국에서] 이러다간 둔산광역시 되겄슈
  4. [논산다문화] 논산시, 탑정호의 밤, 빛과 음악으로 물들다
  5. 대전시 李정부 첨단산업 정책 잇단 배제 위기감 고조
  1. "횡단보도 하나 두고 탄방"… 둔산 14구역 '둔산동 편입' 움직임
  2.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3. 괴산고추축제에 32만2천명 찾아···건고추 완판 12억 원 판매
  4. 대전시의회, 민인홍 인사청문회… '직무능력·전문성' 검증
  5.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국비 또 험로…환아 느는데 정부 지원 '반토막'

헤드라인 뉴스


조상호 세종시장 "부처·기관 이전 시 종사자 특공 부활해야"

조상호 세종시장 "부처·기관 이전 시 종사자 특공 부활해야"

조상호 세종시장이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부처·기관 이전과 대비해 이전 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의 부활을 예고했다. 세종시에선 과거 중앙행정기관이 대거 이전할 당시 아파트 분양 물량의 최대 70%까지 공무원과 기관 종사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제도를 운영했지만, 특혜 논란 끝에 2021년 폐지된 바 있다. 시는 제도 보완을 전제로 대규모 부처·기관 이전이 이뤄질 경우 특별공급 부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미 정부와 관계기관에 의견을 제안해 협의를 본격화하도록 대응하고 있다. 조상호 시장은 7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

7월 휴가 시즌에도 지갑 닫은 충청지역민... 대형마트 판매액 감소세 여전
7월 휴가 시즌에도 지갑 닫은 충청지역민... 대형마트 판매액 감소세 여전

어려운 경기 상황과 내수 부진으로 충청 지역민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고 있다. 가계 사정이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줄이는 게 먹거리인데, 휴가시즌이 시작된 7월에도 대형마트 소비액 마이너스 기조가 계속되면서 불황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7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최근 대전·세종·충남지역 실물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7월 지역 대형마트 판매액 지수(매장면적 3000㎡ 이상)는 일제히 마이너스로 마감됐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의 대형마트 판매액 지수는 1년 전보다 7.2% 하락했다. 6월 -14.6%를 기록하며 마..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 본격 추진... 남북축 연결 기대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 본격 추진... 남북축 연결 기대

대전 유등천변을 따라 남북축을 연결하는 간선도로망인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민선9기 출범 후 재정여건을 고려해 보류됐었지만,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속도를 내게 됐다. 대전시는 7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허태정 시장과 박용갑 국회의원, 시구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 기본설계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은 중구 사정동 사정교에서 대덕구 오정동 한밭대교까지 연장 7.61km 구간에 왕복 4차로, 폭 20m 규모의 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을 문턱…탐스럽게 익어가는 도깨비 박 가을 문턱…탐스럽게 익어가는 도깨비 박

  • ‘호르무즈 해협 한국군 파병 반대’ ‘호르무즈 해협 한국군 파병 반대’

  •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네’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