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법원, '민식이법' 촉발한 40대 남성 금고 2년 선고

  • 전국
  • 천안시

천안법원, '민식이법' 촉발한 40대 남성 금고 2년 선고

  • 승인 2020-04-27 16:29
  • 신문게재 2020-04-28 12면
  • 박지현 기자박지현 기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횡단보도에서 고 김민식 군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금고 2년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2단독(부장판사 최재원)는 교통사고특례법위반(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44) 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금고 5년을 구형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11일 오후 6시께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 정문 앞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 김민식(9) 군을 치어 숨지게 하고, 동생에게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서 일어난 사고로,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갑자기 튀어나올 것까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과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피고인은 직진 중 아이들이 갑자기 나타나 차로 친 것 같다고 진술했고 주정차CCTV, 블랙박스 등의 영상을 봐도 충격 이후에 제동장치를 조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동장치를 빨리 조작했다면 피해자 사망까지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과실 정도가 중한 편이고 나이 어린 피해자가 생명을 잃고 형제까지 사고를 당한 사정,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등 엄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도로교통공단본부의 판단 결과 당시 피고 차의 속도가 22.5~23.6km로 보이며, 피해자와 충격한 후 그대로 깔린 점에 비추어 보면 진행속도가 빠르지 않았다고 보인다"며 "반대편 차로에서 대기 중인 차량 사이에서 피해자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사정을 인정해 피해자들에게도 과실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피해자 변호인은 "민식이법 적용 대상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운전자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라며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사고가 날 경우 민식이법에 의해 처벌된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일반 사고에서는 민식이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해자 부모는 "많은 운전자들이 민식이법을 오해하고 있는데 법을 발의한 국회의원과 법제처, 법사위 또 법을 시행하는 정부가 나서 오해하는 부분들을 규명해주길 바란다"며 "민식이법은 운전자를 범죄자로 만드는 법이 아닌 아이들을 지켜주고자 만든 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쿨존 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고, 스쿨존 내 사망사고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민식이법(어린이보호구역 관련 법 개정안)'이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천안=박지현 기자 alfzla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중도초대석]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작은 변화부터 이끌 것"
  2. "내년 대전 부동산 시장 지역 양극화 심화될 듯"
  3. [풍경소리] 토의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는 아름다운 사회
  4. 대전·세종·충남 11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세… 국내수출 7000억불 달성 견인할까
  5. SM F&C 김윤선 대표, 초록우산 산타원정대 후원 참여
  1. 코레일, 철도노조 파업 대비 비상수송체계 돌입
  2. 대전 신세계, 누적 매출 1조원 돌파... 중부권 백화점 역사 새로 쓴다
  3. 대전 학교급식 공동구매 친환경 기준 후퇴 논란
  4. LH, 미분양 주택 매입 실적…대전·울산·강원 '0건'
  5. [특집] CES 2026 대전통합관 유레카파크 기술 전시 '대전 창업기업' 미리보기

헤드라인 뉴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충남도, 18개 기업과 투자협약… 6개 시군에 공장 신·증설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를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충남도가 이번엔 18개 기업으로부터 4355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끌어냈다. 김태흠 지사는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김석필 천안시장권한대행 등 6개 시군 단체장 또는 부단체장, 박윤수 제이디테크 대표이사 등 18개 기업 대표 등과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18개 기업은 2030년까지 6개 시군 산업단지 등 28만 9360㎡의 부지에 총 4355억 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신증설하거나 이전한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기계부품 업체인 이화다이케스팅은 350억 원을 투자해 평택에서..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시사

이춘희 전 세종시장이 23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2026년 지방선거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경 보람동 시청 2층 기자실을 방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했다. 당 안팎에선 출마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고, 이 전 시장 스스로도 장고 끝에 결단을 내렸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내 시장 경선 구도는 이 전 시장을 비롯한 '고준일 전 시의회의장 vs 김수현 더민주혁신회의 세종 대표 vs 조상호 전 경제부시장 vs 홍순식 충남대 국제학부 겸임부교수'까지 다각화되고 있다. 그는 이날 "출마 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