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목민관 구재(救災)는 기본 원칙을 지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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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목민관 구재(救災)는 기본 원칙을 지킴으로

김용익 대전유성소방서장

  • 승인 2020-06-03 14:11
  • 수정 2020-06-07 08:18
  • 신문게재 2020-06-04 18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유성소방서장 김용익
김용익 서장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현한 코로나19는 아시아와 지중해를 거쳐 유럽과 북·남미 등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미 세계 감염자 수는 56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35만 명에 달한다.

국내의 경우 최근 이태원 발 감염전파자 이슈에도 불구하고 성숙된 시민의식과 방역·소방당국 및 의료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코로나19 확산차단에 모범국가로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류는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한다고 한다. 20세기 수천만 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과 근래에 사스, 메르스를 보아도 바이러스 예방과 대응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한 일이 있다. 바로 인재(人災)다.

지난달 29일 38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도 이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는 우리에게 많은 아픔과 교훈을 주고 있다.

2008년 이천 냉동창고와 그해 말 발생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로 48명이 사망한 사고 이후, 12년 만에 같은 지역에서 대형화재로 안타까운 생명이 또 목숨을 잃었다.

이 화재사고들은 지하 작업과정 중 유증기에 의해 발화하고 샌드위치 패널로 인해 급격히 연소가 확대되어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 대량 유독가스 발생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너무나 흡사한 모습을 보였다.

해마다 반복되는 크고 작은 공사장 화재를 막기 위해 해당 관계자에게 화재예방 안내문을 발송하고 현장점검을 통해 소방안전교육과 소화기, 간이소화장치 등 임시소방시설을 점검하는 등 전국 소방관서에는 대형화재 예방대책의 일환으로 건축공사장에 대한 화재안전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소방관서의 노력만으로는 화재가 예방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 건축공사현장 관계자와 작업자들의 화재예방 노력이다.

작업 전 안전교육을 하고 화재감시자의 권한에 힘을 실어주어, 작업장 주변에 위험물질 등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

특히 용접작업이 빈번히 이루어지는 곳과 인화성 유증기가 발생하는 작업공정에서는 더욱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화재 시 피난할 수 있는 대피로를 확보하고 장애가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다산 정약용은 그의 저서 목민심서에 '재난이 생길 것을 생각해서 예방하는 것이 재난을 당한 후에 은혜를 베푸는 것보다 낫다'고 했으며 백성을 사랑하는 6가지 방법(애민육조) 중 목민관은 재해가 나지 않도록 항상 대비해야 하며 재해가 생겼을 때는 백성들을 구호하는 데 힘써야 하는 것을 구재(救災)라 했다.

인력으로 안 되는 재난은 차선의 방법으로 대비해야 하지만 예측되는 재난은 예방하는 일이 후에 구제하는 일보다 우선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대형화재 참사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 마련하고 실천하고 있다.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 세월호 참사까지, 우리는 사고 후 수많은 안전대책을 세웠고 불합리한 제도를 고쳐왔으나 기본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일에 소홀해진다면 이런 노력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반복되는 대형화재 참사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제도와 법령을 개선하는데 지혜를 모으는 일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생활과 일터 속 작은 곳부터 실천할 수 있는 '기본원칙'을 준수하는 일이다.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때, 다시는 대형 화재참사의 아픔이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우리 마음 판에 새겨야 한다.

김용익 대전유성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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