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 이대로 괜찮은가] 상. 우후죽순 늘어나는 한방병원…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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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 이대로 괜찮은가] 상. 우후죽순 늘어나는 한방병원… 그 이유는?

3년간 7개→올해 갑자기 5개월간 42% 증가
자동차사고 경상자 입원·첩약 쉽게 가능
입원환자 합의금 수령 브로커 역할까지

  • 승인 2020-07-14 17:37
  • 수정 2020-07-15 10:59
  • 신문게재 2020-07-15 1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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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치료와 입원환자를 유치하는 광고를 버스에 하고 있는 한방병원.
한방병원의 자동차보험 의존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 대전의 일부 한방병원에선 과잉진료와 경상자 입원환자 유치, 그리고 보험사와 합의 개입 의혹 등이 제기될 정도다. 불법적 요소에 대한 대담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한 일명, '사무장 병원'인 일부 한방병원의 꼼수 운영실태를 파헤쳐보고, 더 넓게는 한방병원의 의료 질 향상과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심각해지는 문제를 방관하는 허술한 관리 주체의 실태와 해결방법 등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상. 대전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한방병원 수… 그 이유는?
중. 코로나에도 입원환자만 3배, 치료비 4배 오른 한방병원
하. 줄줄 새는 보험료… 두 손 두 발 놓고 있는 관리 주체

최근 한방병원에서 자동차보험 처리 수가가 증가하면서 대전에서 개원하는 한방병원 수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한방병원 수는 지난해보다 42%가 늘었다. 최근 3년간 개원한 한방병원 수를 보면 2017년 7개에서 2018년엔 6개 병원으로 한 곳이 줄었고, 2019년 12월까지는 1개 한방병원이 늘어 7개로 유지됐다.

그러나 2020년에만 5개월 동안 한방병원 3곳이 개원해 현재 대전에 있는 한방병원은 모두 10개다.

개원하는 한방병원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자동차보험 환자들의 손쉬운 입원과 한약 첩약 등으로 과도한 진료비 청구가 가능한 시스템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교통사고로 한방병원을 내원하면 진료보다 앞서 한약 첩약을 권유받고, 대다수 경상 환자들까지 보험료 청구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첩약 권유를 마다하진 않는다.

일부 대형 한방병원에선 한방과 양방의 진료 경계선을 넘나들기까지 한다. 한방의사가 X-ray 촬영을 진단하기도 하며, 약물 주사까지 주입하는 병원도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모 한방병원 원무과장은 "어떤 한방병원은 층별로 환자를 이동시켜 불법 매선(약물 주사 시술)을 한 뒤 한방병원 이름으로 영수하는 등의 약사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지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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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방 협진을 병원 광고판에 강조하고 있는 한 한방병원.
한방병원에선 진료적 불법행위 외에도, 원무과 직원이나 GA(개인보험설계사)가 함께 환자 합의금 수령을 위한 브로커 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원환자 유치를 위해 '합의금 잘 받아주는 병원'으로 입소문을 내기도 한다는 게 업계에선 이미 널리 퍼진 말이다.

또 다른 한방병원 관계자는 "대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보험금 브로커가 인근의 한방병원 원무과에 들어가면서 해당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곤 했다"며 "실제 교통사고 경상자들이 한방병원에 입원하고, 입원실에서 만난 브로커에 의해 '합의금 100만 원' 더 받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고 했다.

게다가 한방병원의 수익 대부분이 자동차보험 사고를 통한 진료비와 입원비로 충당되는 시스템이다 보니, 자동차보험 입원환자 유치에 혈안이다. 규모가 적은 한방병원은 최대 90%까지 자동차보험 환자에 의존하고 있으며, 업계 1~3위 정도의 대형 한방병원들도 병원 수익의 75%~80% 이상이 자동차보험을 통해서라고 스스로 얘기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방은 치료비가 양방병원보다 2배 이상 높고, 치료 기간도 평균적으로 1.6배 길다"며 "물론 환자들을 현혹하는 한방병원이 적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양심적으로 진료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손해보험협회의 대전·충청지역 한방병원 지급보험금 현황에 따르면, 2017년 양방병원 치료비는 744억 1000만원, 2018년은 769억 1000만원, 2019년엔 780억 4000만원으로 소폭 증가해왔다.

반면 한방병원의 경우 2017년 328억 1000만원에서 2018년 472억 9000만원으로 1년 만에 144%나 급증했다. 2019년엔 이보다 더 오른 689억으로 전년과 비교해 145.7%나 올랐다.

이런 이유에선지 올해 1분기 보험사 보상센터 실적평가에서 대전·충청 지부가 A사는 38개 센터 중 38위, B사는 21개 센터 중 공동 19위, C사는 8개 중 8위, D사는 28개 센터 중 26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기도 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치료비 외에도 합의금과 향후 치료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원인으로 한방병원 진료비"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사)소비자와함께’의 설문조사에선 자동차보험 한방진료에서 한약을 첩약 받은 환자 중 71.4%가 약을 전부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이중 당일 첩약을 받은 환자는 46.8%, 열흘 이상의 약을 첩약 받은 환자도 54.2%였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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