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 이대로 괜찮은가] 중. 코로나19 사태에도 입원환자·치료비 급증한 한방병원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한방병원 이대로 괜찮은가] 중. 코로나19 사태에도 입원환자·치료비 급증한 한방병원

대전의 A 한방병원 1년 만에 입원환자 3배, 치료비 4배 증가
코로나 19 확산과 교통사고 감소했음에도 '수상한' 급증...보험업계, "무자비한 수준"
동종업계조차 피해 호소와 함께 "보건당국의 점검과 엄벌 필요"

  • 승인 2020-07-15 10:56
  • 수정 2020-07-15 11:00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한방병원의 자동차보험 의존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다. 대전의 일부 한방병원에선 과잉진료와 경상자 입원환자 유치, 그리고 보험사와 합의 개입 의혹 등이 제기될 정도다. 불법적 요소에 대한 대담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한 일명, '사무장 병원'인 일부 한방병원의 꼼수 운영실태를 파헤쳐보고, 더 넓게는 한방병원의 의료 질 향상과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심각해지는 문제를 방관하는 허술한 관리 주체의 실태와 해결방법 등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상. 대전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한방병원 수… 그 이유는?
중. 코로나19 사태에도 입원환자와 치료비 급증한 한방병원
하. 줄줄 새는 보험료… 두 손 두 발 놓고 있는 관리 주체

jv11147274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대전에 사는 P(33) 씨는 지난 2월 중구와 서구를 잇는 수침교에서 내려오는 길에 뒤따라 오던 차가 정차하지 못하는 바람에 자동차 사고가 났다. 가해자 측 보험사 담당자가 나와 사고처리를 하고 병원 치료를 고민하는 중 한방병원 중 흔히 '보험금 잘 받아주는 병원'이라고 소개받았다.



해당 한방병원 원무과 직원과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진료보다는 보험금 수령 방법과 입원 후 외출 등에 대한 '꼼수'만 강조하는 모습에 뭔지 모를 불안감이 들어 다른 병원으로 향했다. 알고 보니 해당 한방병원은 지역 한방병원 업계에서 일명 '사무장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었다.

코로나 19 사태와 교통사고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전에 있는 한방병원 중 유난히 입원환자와 치료비 지급액이 급증하고 있는 곳이 있다.

손해보험협회를 통해 확보한 B 보험사의 자료에 따르면, A 한방병원의 경우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22명에 그쳤던 입원환자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는 이보다 3배 증가한 66명까지 늘었다. 보험사에서 지급한 치료비 증가 폭은 단순 입원환자 수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

B 보험사가 A 한방병원에 2019년 1월~5월까지 자동차보험 환자 총치료비 지급액은 2243만 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 치료비 총액은 9055만 원으로 1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점유비율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5개 보험사의 통계 자료를 보면 말 그대로 '폭등' 수준이다. 2019년 1월~5월 입원환자는 215명에서 2020년 동월엔 451명으로 2.09배 올랐고, 치료비는 2억 329만원에서 5억 5337만원으로 2.72배나 증가했다.

A 한방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환자가 늘어난 것뿐"이라며 "우리 말고, 문제가 되는 불법 시술과 입원 환자 무단 외출 사태는 다른 한방병원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1169729111
Male taking big sum of euros against dark background, illegal business deal.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해당 기간, 대전에서 일어난 전체 교통사고 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대전경찰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대전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는 2545건에서 올해 1월~4월엔 2304건으로 10%가량 감소했다.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줄었는데, 특정 한방병원으로 입원한 환자는 3배 늘고 치료비 총액은 4배 이상이 오른 것이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특히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유동인구가 줄어 자연스레 교통사고도 감소하고 있다"며 "특정 한방병원 교통사고 입원환자가 3배까지 늘어난 건 합리적 의심을 살 만하다"고 말했다.

물론, 한방병원 전체적으로 환자와 치료비는 늘고 있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동차보험 한방진료의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9569억원으로 2015년보다 167.6% 급증했다. 전체 경상환자 진료비 중 한방 진료비 비중이 65.3%에 달하는 등 교통사고 환자의 한방병원 쏠림은 뚜렷하다.

그런데도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무장 중심의 병원이 아닌 정상적인 병원들은 그나마 합리적인데, A 병원은 무자비한 수준으로 보험을 청구하고 있다”고 했다.

jv11985935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무장 병원'의 무리한 환자 유치와 입원, 과잉진료 등으로 동종업계에서조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전의 모 한방병원장은 "단기간으로 보면 내방과 입원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볼 수 있지만, 진료보다 수익만 중시하면 한의학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라며 "사무장 병원 때문에 선량한 병원들까지 오해받고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보건당국의 철저한 점검과 그에 따른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자치구 보건소 담당자는 "위반 사항이나 허위 기재, 과다청구 등 민원이 들어오면 업무정지 등 처벌에 나설 수 있다"면서 "우리도 관할 구역 내 한방병원 1곳을 경찰에 고발해 검찰에 송치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4.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5.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1.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2.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3.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4. [부고]김창세 세무사 빙모상
  5. 대청호 조류경보 발생 139일만에 전부 해제

헤드라인 뉴스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수도권 과밀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시·도간) 통합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가 사실상 전폭 지원사격을 약속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