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주택 처분 의지', 깎아내릴 일 아니다

[사설] '다주택 처분 의지', 깎아내릴 일 아니다

  • 승인 2020-07-09 17:26
  • 수정 2020-07-09 17:26
  • 신문게재 2020-07-10 19면
2채 이상을 보유한 청와대와 여권,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주택 처분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솔선수범한다는 시각도 많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를 호도하려는 미봉책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부동산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다는 측면에서 주택 처분 동참은 책임감 있는 모습이다. 과거의 정권처럼 부동산을 '확실히' 잡겠다고 핏대만 높이고 뒤로는 여러 채, 그것도 고가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면 정부 정책을 신뢰할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미래통합당이 동참하지 않는 건 당연할 수 있다. 오히려 보조를 맞춰 '우리당도 힘을 보태겠다'고 하는 게 더 이상하다. 그러나 다주택자가 민주당 국회의원보다 많다는 점에서 통합당의 대응은 다소 민망하다.

최근 '주거권 네트워크'가 공개한 21대 국회의원 다주택 보유 등 재산 신고 현황에 따르면, 본인 혹은 배우자의 다주택 보유 비율은 통합당 38.8%(103명 중 40명), 민주당 23.3%(176명 중 41명)였다.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한 의원 비율도 통합당 32.5%(40명 중 13명), 민주당 17.1%(41명 중 7명)로 통합당이 높았다. 21대 총선 당시 선관위 자료에는 통합당 내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가장 고가아파트를 보유한 의원으로 나와 있다. 박덕흠 의원은 부동산 자산이 260억원(가액)으로 통합당에서 가장 많았고, 가액 10억 이상 아파트를 보유한 통합당 의원은 33명이나 됐다. 청와대와 여당을 향해, “희대의 막장 코미디를 연출했다"는 통합당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1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1인 1주택 의무화 내용을 담은 고위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며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했다.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주도권 경쟁에서 발목 잡기보다는 채찍을 들고 독려하는 게 앞서가는 묘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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