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 이대로 괜찮은가] 하. 줄줄 새는 보험료… 관리당국의 '나몰라라'도 한몫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한방병원 이대로 괜찮은가] 하. 줄줄 새는 보험료… 관리당국의 '나몰라라'도 한몫

심평원·보건소 등 한방병원 관리주체 현장실사 없어
보험사 이의 신청해도 받아들이는 비율은 3~5% 이하
수가 조정하는 심의·의결 기구 없는 것도 한계점
지역 일부 한방병원은 '사무장 병원' 때문에 피해 호소

  • 승인 2020-07-16 16:09
  • 수정 2020-07-17 10:54
  • 신문게재 2020-07-17 5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333
교통사고 입원 환자를 유치하는 한방병원.
대전지역 한방병원 안에서 일어나는 자동차보험 과잉 진료과 보험사기와 관련해 사회적 적폐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하는 사고에서 한방병원 진료와 입원 그리고 합의금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 이런 문제가 대전서 유달리 극심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집단으로 한방병원을 운영하는 실태를 파헤쳐보고, 그 대안을 찾아보려 한다. <편집자주>

상. 대전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한방병원 수… 그 이유는?
중. 코로나에도 입원환자만 3배, 치료비 4배 오른 한방병원
하. 줄줄 새는 보험료… 두 손 두 발 놓고 있는 관리 주체



일부 한방병원이 자동차보험 환자 대상으로 과잉진료와 불법 입원환자 유치 등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던 건 관리 주체가 '나 몰라라'식으로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방병원에서 진료비 청구 신청을 관장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일선의 보건소 수시 현장점검이 시급한 이유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방병원이 심평원에 청구한 진료비에 대한 청구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비율은 3∼5%에 불과하다. 가벼운 자동차 사고로 입원한 환자가 1년 이상 치료를 받는 등 편승치료로 합리적 의심을 사는 경우 보험사는 심평원에 재심을 요청한다. 그러나 100명이 재심(이의 신청)을 청구하면 3∼4명만 자기부담금을 일부 내는데 그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매년 수십억씩 심평원에 심사 대행 수수료를 지급하지만, 현장실사를 나가 점검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심평원이 치료비 심사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쓴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는 심평원 측도 일부 인정하고 있다.

공진선 심평원 대전지원장은 "자동차보험은 본부 자동차보험 심사센터를 통해 위탁해 심사하고 있지만, 대전지원에서는 본부와 함께 강화된 모니터링으로 앞으로 이런 사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심평원의 현장점검 부재로 자치구 보건소의 해당 한방병원에 대한 감독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자치구 보건소는 '민원과 제보'가 없어 상황을 몰랐다는 반응만을 보였다.

대전의 한 자치구 보건소 관계자는 "한방병원의 불법적 진료 등에 대한 민원이나 제보가 없어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보건소가 수사 권한이 없어서 처분에 제약이 크지만, 수시로 현장점검을 통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대전한의사협회 국제이사인 윤제필 필한방병원장은 “진료가 아닌 이익만을 쫓는 일부 한방병원들의 불·탈법 때문에 다수의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병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한의사가 책임지는 정상적인 한방병원이라면 한의학 발전을 위해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방병원 과잉진료 문제 해결을 위해 약제 처방원칙에 따른 한약 첩약을 가감해 처방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명규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는 "한방병원 진료에선 세부 기준이 미흡해 과잉진료가 이어지고 한방진료비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자동차보험을 통해 제공되는 한약 처방량을 경과를 지켜보며 3일∼5일 정도로 가감 처방하는 걸 먼저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입법조사처는 심의·의결 기구가 없는 자동차보험의 시스템을 꼬집기도 했다. 건강보험은 보건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산재보험은 고용노동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심의위원회'가 전문 수가 기준 수립 결정기구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자동차보험만 심의·의결 기구가 없다.

자동차보험과 관련 업무가 여러 부처로 분산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자동차보험 담당 부처는 국토부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기준'을 결정·고시하고 있지만,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 및 평가' 업무는 심평원, 자동차보험약관 개정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소관이다. 보건복지부는 행위에 따른 행정처분 규칙을 적용하고 처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GettyImages-jv11147424
게티이미지.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대전의 일부 한방병원이 진료비 거짓청구와 입원환자 일수 속임 등 의료법 위반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 강력하게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끝>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5.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1.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5.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헤드라인 뉴스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전남을 시작해 충청권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망이 농경지와 주택가, 학교 일원을 경유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신설하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 지방에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환경권과 생활권 침해 피해는 지역에 돌아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7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앞으로 대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인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시설 계획을 규탄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송변전설..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