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이동훈미술상-특별상 수상전시] 박정선 작가 "지각의 진폭 넓히는 경험되길"

  • 문화
  • 문화 일반

[제17회 이동훈미술상-특별상 수상전시] 박정선 작가 "지각의 진폭 넓히는 경험되길"

이동훈미술상 최초 미디어분야 작가 수상
융합과 감각에 초점맞춰 미디어세계 표현
"관객이 오감으로 느끼는 체험이 키포인트"
환시와 환청 주제 더 실험적인 전시 준비중

  • 승인 2020-07-16 08:38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제17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을 수상한 박정선, 윤경림 작가의 수상전시가 대전시립미술관 제5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이동훈미술상은 지역작가들의 역량을 끌어주고 자긍심을 심어주는 대표적인 미술상이다.

이번 특별상은 '대전미술의 현주소'라는 정체성을 보여준다. 5전시실 리모델링 이후 처음으로 기획된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대전시립미술관은 이달 27일까지 휴관이다. 이에 독자들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박정선 작가와 윤경림 작가의 인터뷰를 담는다. <편집자 주>

parkjungsun2
박정선 작가.
01 얼음속의기억_무덤꽃_박정선2020
01 얼음속의기억_무덤꽃_박정선2020
02 환시_박정선 2020_3
02 환시_박정선 2020_3
▲박정선 작가 "지각의 진폭 넓히는 경험하길"

박정선 작가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이동훈미술상 제정 이후 '미디어' 부문에서는 사상 첫 수상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붓으로 그리고 돌을 망치로 깨는 기존 미술 영역에서 벗어나 미디어를 물감 삼아 영상과 사운드, 카메라를 매개체로 그림을 그려낸다. 특별상 전시에서도 보이듯 박정선 작가의 세계는 '융합'과 '감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정선 작가는 "이번 작품은 과학과 예술의 원리보다는 모든 것들이 융합된 저만의 세계다. 인간 사고의 폭을 확장했다가 좁혀지는 체험을 보여주고 싶었다. 감각과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모든 감각이 동원돼 지각의 진폭을 넓힐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특별상 전시에서는 다양한 미디어아트 세계를 보여준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정면에서 왼편으로 '미생물 소리' 시리즈와 '얼음꽃의 기억' 시리즈가 차례대로 진열돼 있다. 미생물 소리는 미생물배양액에서 추출한 전기신호의 떨림을 사운드로 변환한다. 미생물을 매개로 생성된 소리는 관람객의 접근을 통해 다시 한 번 변형되고 왜곡된다. 관람객은 보이지 않지만 사운드로 하여금 미생물의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 얼음꽃의 기억은 냉동장치 표면의 결로를 걷어내고 보면 곰 인형, 화병, 해골, 책 등 기억의 매개체들이 드러난다.

박정선 작가는 "검은 천막 공간에는 '환청'이라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남자와 여자 목소리가 나온다. 내레이션 텍스트를 읽는 목소리가 있는데, 그 공간에 들어서면 관람객이 움직이는 것을 감지해 목소리가 왜곡된다.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엿가락 늘어나듯이 목소리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사운드를 휘젓는 느낌으로, 이성적인 텍스트가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서 사운드가 액체성을 가진 듯 유동적으로 바뀌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게 박정선 작가의 설명이다.

박정선 작가는 아티언스 대전을 준비하면서 한국기계연구원 최기봉 연구원의 도움을 받았다. 박 작가는 "기술적인 도움도 있었지만, 과학이나 우주, 인간이 무엇이냐 이런 이야기를 하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생물을 연구하는 박사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형광대장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형광빛을 내면서 얼마나 자랐는지, 증식했는지 보여주기에 좋은 미생물이다. 저는 형광대장균이 무당, 샤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인간 세계와 미생물 세계를 연결해주는 것이라면 이라는 가정을 통해 작가적인 상상력을 하곤 한다. 과학자들과 얘기하는 건 예술적인 세계를 자극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박정선 작가는 이동훈미술상에서 설치와 미디어 부문이 제정된 이후 첫 수상자가 된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

박 작가는 "미디어아트에 대해 관람객은 여전히 생소하고 새롭지만 어렵게 느낀다. 저게 미술인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동훈미술상에서 제가 상을 받아 미디어아트가 예술의 한 영역으로 인정받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박정선 작가의 올해 하반기 더 실험적인 주제로 전시를 이어간다. 7월에는 스튜디오128에서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보인 환청과 환시를 다르게 보여줄 예정이다. 또 2020 아티언스 대전에서는 얼음 속의 기억을 더 변형하고 확장해 스펙터클하게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4.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5.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1.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2.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3.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4.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5.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보건의료 '빨간불'

헤드라인 뉴스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수백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설 것이 유력해지면서 충청권은 곁다리 투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두 기업이 막대한 고용창출 등이 기대되는 대규모 생산 라인이 아닌 AI데이터센터 건립으로 기우는 모양새인데 이럴 경우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총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업체인 두 기업이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부응하려면 충청권에도 생색내기 용이 아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정치권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이 2030년 하반기로 지연된다고 대전시가 공식 인정했다. 당초 2028년 개통보다 2년여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주요 공정 리스크와 차량 시운전 계획 반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관련 브리핑을 갖고 "향후 통합공정 계획 수립을 통해 개통 일정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면서 개통 지연을 공식화 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총연장 38.8㎞, 정거장 45곳, 차량기지 1곳 규모로, 2024년 12월 착공해 현재 본선 14개 전..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