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물로 시작하는 탄소중립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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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로 시작하는 탄소중립 이행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 승인 2021-08-09 08:23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감사님_별첨 사진
강래구 상임감사
이상기후가 연일 세계 곳곳을 강타하고 있다. 독일 서부와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는 지난 100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폭우로 16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서부지역에선 섭씨 49도를 웃도는 맹렬한 폭염에 수백 명이 사망하였다. 이제 인류는 예측할 수 없고, 때론 감내할 수 없는 재난을 가져오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게 됐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단체는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으로 인간의 활동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지목하고 있으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소중립 시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인간의 활동에 의한 탄소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제거하여 실질적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든 상태를 의미한다. 나무를 심고 녹지공간을 조성하여 탄소를 흡수하거나,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원을 태양력, 풍력 등의 청정에너지로 대체함으로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다.

유럽, 중국, 일본 등 131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EU는 지난 6월 유럽기후법을 채택하였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7월에는 철강, 알루미늄 등 5개 수입품목에 탄소 국경세를 부과하고,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패키지 'Fit for 55'를 발표하였다.



우리 정부도 탄소중립을 향한 전 지구적 움직임에 동참했으며, 지난해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수립하는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러나 2050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등 탄소배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친환경·저탄소 중심의 산업구조로 빠르게 혁신해야만 한다. 또한, 국내 전력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석연료를 신속하게 청정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요한 과업이다.

물은 탄소중립 이행에 있어 중요한 열쇠 중 하나다. 특히, 수돗물의 정수와 생산, 소비 등 전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이루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수돗물은 가정과 상점, 기업 등 일상과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자원이지만, 상당한 양의 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2019년 상수도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연간 35억 6371만t의 수돗물을 소비하였고 88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였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1억 3337만 그루가 흡수하거나, 또는 1488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로 대체할 수 있는 탄소량에 달한다. 따라서 수돗물 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은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향한 중요한 전환점이라 하겠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수도법에 따라 113개 지방자치단체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국내 유일한 광역상수도 사업자이자 13개의 공업용수 시설을 관리하는 공업용 수도사업자이기도 하다. 수돗물 분야의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중요한 과제다.

이와 관련 수돗물을 생산하는 43개의 정수장을 탄소중립(Net-zero) 정수장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태양광과 소수력, 수열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화석연료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동시에 에너지관리시스템(EMS) 구축과 에너지 저장장치(ESS) 확대·보급으로 에너지 사용의 최적화와 효율을 높여 모든 정수장의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탄소배출에 대한 청구서가 당장 코앞으로 날라왔다. 우리는 이 비용에 이자가 붙기 전에 제대로 지급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는 세계질서와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 우리는 설 곳을 잃게 된다. 탄소중립을 향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발걸음에 힘이 실릴 수 있도록 국민 모두의 동참과 응원을 당부한다.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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