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국민의 힘, 분란을 극복하고 새 길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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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 국민의 힘, 분란을 극복하고 새 길을 열어라

서준원 정치학 박사

  • 승인 2021-08-23 08:31
  • 수정 2021-08-23 14:48
  • 신문게재 2021-08-24 18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서준원사진(2)
서준원 박사
진정한 권위는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 보다, 상대로부터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다. 정치권 인사들과 지도자의 권위 역시 그런 범주에 속한다. 국민의 힘의 당면한 현실을 보면, 이준석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자들 간의 지속적인 갈등 탓에, 당 대표와 당은 물론 대선 예비후보들의 권위마저 동반추락 중이다. 이미 대선 레이스에 시동을 건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하면, 국민의 힘은 갈 길이 멀고 한숨만 나온다.

어쩌다 이 꼴이 되었는지 자성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이 대표가 사과를 했다. 아울러 정홍원 전 총리가 대선 경선과 선거관리위원장의 중책을 맡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대표의 권위가 어느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 대표의 사과와 함께 당이 사태수습의 길로 접어들어서 다행이다.



요즘 정당들은 포괄정당(catch-all party)의 성향을 고수한다. 포괄정당은 특정 세대나 계층 및 다양한 단체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각 분야를 두루 포용할 수 있는 가치와 신념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 최대한 큰 투망을 던져 더 많은 고기를 낚으려는 행위와 유사하다. 그렇다고 포괄정당이 꼭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전략과 정책을 구사하는 포괄정당이라 해도 특정 계층과 분야에서 취약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젊은 당 대표를 등장시켰다면 큰 오산이다. 사실 이 대표의 등장은 구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각고의 선택이었다. 당 대표는 다양한 사안과 갈등을 조정-규합시켜야 하는 고된 자리다. 그래서 더욱 권위가 중요하다. 포괄정당의 의미를 살리려면 당 대표는 담대한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당 대표는 특정 이념과 가치, 그리고 정치적 신념에 동조하는 당원들이 선출하는 게 상례적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정치권에선 포괄정당임을 표출시키기 위해 일반 국민에게도 여론조사 형태로 당 대표 선출 참여권이 주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당 대표 선출 건이 포퓰리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력 쟁취를 지향하는 정당이라면 당원의 의사결정이 존중되고 무엇보다도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한다. 반면에 여론조사에 참여한 일반 국민은 선출 이후 지속적인 관심과 그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 구속력이 없다. 포괄정당은 장단점이 있지만, 당 내부 인사 선출에 일반 국민까지 개입시키는 것이 바람직할까. 좀 더 연구하고 지켜볼 대목이다.



이 대표의 사과와는 별개로 거대 야당을 이끄는 지도력과 특히 대여투쟁 능력은 물론 당내 조정능력이 결여됐다는 지적은 상존한다. 이 대표 특유의 화법 그리고 활발한 SNS 활동과 젊은이다운 처신마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말과 글이 거침없기에, 주변에서도 자중해달라는 요청이 자주 나오고 있다. 대선을 이끌 이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에 당 내외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대선 예비후보들과 캠프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이해가 가지만, 좀 더 가다듬고 함께 자중해야 마땅하다.

그간에 이 대표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당내 인사들과 특히 각 캠프에 속한 구성원들의 도를 넘는 비난과 공격도 참 매정했다. 어찌보면 이 대표의 자업자득인 면도 있지만, 이 대표와 당을 흔들어 무슨 이득을 기대하려는 것일까. 연일 이런 식의 이전투구가 펼쳐지다 보니, 국민의 힘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어떤 비전으로 나라를 이끌어 보겠다는 것인지 손에 잡히게 별로 없다. 반 문재인 정서에 기대어 정권교체 외침만 들려온다. 각론적인 관점에서 잘 다듬어진 콘텐츠가 나와야 한다. 이런저런 불편한 구설수와 불안한 현상에 국민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제 공은 경선과 선거관리위원회로 넘어갔다. 캠프와 달리 당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곳이다. 이 대표의 사과를 환영하면서 새 길을 열어가길 기대한다. 이 대표는 여타 후보들과의 신경전을 접고 국정 현안과 당 내부 사안을 대범하고 차분하게 대응해주길 바란다. 캠프는 별의별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왔다가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곳이다. 그런 탓에 예비후보들의 캠프는 늘 어수선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합심의 길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힘은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과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새 길을 열어가야 한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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