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하천 재발견] 73.7㎞ 물길은 묵묵히 대전과 충청을 품고 흐른다

[3대 하천 재발견] 73.7㎞ 물길은 묵묵히 대전과 충청을 품고 흐른다

  • 승인 2021-09-20 08:00
  • 수정 2021-09-20 15:25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1

 

 

3대하천

 

 

 

 

계룡산서 발원한 두계천-대둔산에서 발원하는 갑천만나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노선 흑석리와 가수원교도 품어

풍족한 자연은 갑천 최대 강점… 2022년 자연환경 조사

봉산동서 금강본류와 만나며 Y-ZONE 힘찬 여정 재출발

 

 

계룡산에서 발원하는 두계천, 대둔산에서 발원하는 갑천이 서구 용촌동에서 합류한다. 그리고 이 하천은 갑천(甲川)이라는 이름으로 대전 도심을 흘러 충북에서 흘러온 대청댐과 만나 세종으로 그리고 다시 충남을 에둘러 돌아 군산과 장항 사이로 흘러 광활한 서해바다에 안긴다. 73.7㎞ 물줄기를 따라 하늘에서 본 갑천 일대를 살펴봤다. 기사에 첨부된 사진은 대전시 인터넷방송 유튜브 채널에서 직접 촬영한 '대전의 3대 하천01-갑천 73.77㎞'로 대전시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았다.

 

3
4

고려시대 불못간(대장간)이 있어 야실마을로 불렸다는 이곳은 갑천이 둥글게 마을을 감싸며 흘러간다. 야실마을로 들어가는 곳에는 봉교2교는 갑천을 건너 야실마을로 들어가는 단 하나의 길이다.

 

5
6

갑천 물줄기에는 앞으로 충청권 광역철도망 1단계가 달릴 철도역이 2곳 존재한다. 흑석리역과 가수원역으로 현재는 열차 운행이 뜸한 간이역에 불과하다. 하지만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운행되는 2024년 하반기부터는 역사도 철도 노선도 지금보다는 활기를 띨 전망이다.

대전 도심을 가로지르는 갑천은 현재 변화무쌍한 발전지도의 중심이다. 흑석리역과 가수원역이 갑천을 품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그 옛날 4대강에서 문명이 발전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갑천은 충남과 대전, 세종, 충북을 모두 끌어안은 채 흐르는 중이다.

 

10
11

갑천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곳은 정림동 일대부터다. 도심으로 흘러와도 갑천이 품은 자연환경은 크게 훼손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최근 정림동 일대에서 준설 작업이 이뤄지면서 뭇매를 맞았다. 대전시는 저수로 퇴적 구간을 정비한 것으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지난해 수해 때문에 보여주기식의 준설 작업을 했다고 지적했다. 약 800m에 달하는 구간이 정비 됐다. 뿌리가 뽑혀 나간 나무, 베어진 수풀이 다시 자연과 동화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듯 보였다.

 

14
16

갑천의 자랑은 역시나 자연을 빼놓을 수 없다. 도안대교가 지나는 갑천 구간 일대는 도솔산과 월평습지가 인근에 있어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 특징이다. 갑천은 최근 대전시와 시의회, 시민단체가 노력해 국가습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천에도 습지가 있다는 습지보전법 개정에 따라서 지정 추진을 위한 요건이 마련됐다. 대전시의 경우 자연하천구간에서 2012년 자연환경조사를 진행했는데, 생물종 800종이 발견되면서 자연과 생명의 보고(寶庫)임이 증명됐다. 대전시는 2022년에도 자연환경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7
18
19

갑천이 유성으로 진입하면 새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이제는 대전 도심 어디서나 보인다는 '신세계 아트 사이언스'다. 갑천대교 일대부터 그 웅장함이 한 눈에 담기는데, 단조로웠던 경관을 바꿔주는 대전의 랜드마크다. 대전이 깨어나고 있다는 말이 실감 나는 구간이기도 하다. 93엑스포를 통해서 대전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엑스포 부지는 이제 다른 건물들로 빼곡히 채워졌지만, 그때의 영광을 품은 대전의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2022 UCLG를 개최하기 위한 기반 시설들이 갑천 라인에 들어서는 중이다.

 

20

갑천은 서구, 유성구, 다시 서구 그리고 유성구와 대덕구 사이를 가로지른다. 가장 긴 하천답게 품고 흐르는 동네의 규모가 남다르다. 둔산대교가 막 지나면 갑천은 대전천과 하나가 된 유등천과 만난다. 대전시 5개 구가 이곳에서 하나가 되는 곳이기도 해 의미가 남다르다. 대전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로 불렸다. 민심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정치인들이 그만큼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민선 7기 지방선거가 1년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전의 민심은 어떤 물길을 보여줄지, 흘러가는 갑천이 보여주는 포용과 화합의 의미를 곱씹어볼 때다.

 

22
25

신구교가 보인다면 갑천은 하류쯤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곧 금강 본류와 만날 지점도 멀지 않았다. 이렇게 갑천의 여행은 막바지를 향해 간다. 발원지부터 오로지 갑천 좌우의 도시를 연결해주는 교각만 30개가 넘는다. 때론 물길을 마주하고 아주 먼 곳처럼 느껴지지만 교각 하나로 갑천을 함께 품은 다정한 동네가 되기도 한다.

 

26 갑천-금강 합류지점

73.7㎞를 달려온 갑천은 유성구 봉산동에서 금강 본류로 흘러간다. 충청권 메가시티를 꿈꾸는 Y-ZONE이 막 꿈틀거리듯 생명력이 넘치는 순간이다. 누군가는 갑천을 걷고, 누군가는 하루에도 수십 번 갑천을 오간다. 갑천에서 바라보는 대전, 대전에서 바라보는 갑천의 풍경, 그 속에서 어우러지는 우리의 인생. 갑천은 쉬지 않고 흘러간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2. 화성시, 거점도시 도약 ‘2040년 도시기본계획’ 최종 승인
  3.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4.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5.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1. 코레일, 겨울철 한파.폭설 대비 안전대책 본격 가동
  2. "르네상스 완성도 높인다"… 대전 동구, '주요업무계획 보고회'
  3.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4. 대전권 14개 대학 '늘봄학교' 강사 육성 지원한다
  5. 첫 대전시청사 복원활용 탄력 붙는다

헤드라인 뉴스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정부의 노동 안전대책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처벌과 제재 중심의 정책으로는 중대재해 예방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기업 26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관련해 기업들의 인식과 애로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중 73%(222곳)가 정부 대책이 '중대재해 예방에..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여야 국회의원 27명 전원이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은 25일 국제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회 운영에 필요한 기부금품을 직접 접수·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으로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조직위원회가 기부금품을 접수할 때 절차가 복잡해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 참여가 제한되고, 국제경기대회 재정 운영에 있어 유연성이 낮다..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 충남서 ASF 첫 발생… 도, 긴급 차단방역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 충남서 ASF 첫 발생… 도, 긴급 차단방역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역인 충남에서 치사율 100%(급성형)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충남도는 ASF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양돈농가 등에 상황을 전파하고, 이동 제한 등 긴급 차단 방역에 돌입했다. 25일 도에 따르면, 총 463두의 돼지를 사육 중인 당진시 송산 돼지농가에서는 지난 17∼18일 2마리가 폐사하고, 23∼24일 4마리가 폐사했다. 농장주는 수의사의 권고를 받아 폐사축에 대한 검사를 도에 의뢰했다. 도 동물위생시험소는 폐사축에 대한 ASF검사를 진행, 이날 오전8시 양성 판정을 내렸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

  •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