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취재기록-46]‘제천의 보물’…“청풍승평계 실체, 끝까지 추적할 것입니다”

[10년간의 취재기록-46]‘제천의 보물’…“청풍승평계 실체, 끝까지 추적할 것입니다”

<인터뷰>윤종섭 제천문화원장, “청풍승평계 발굴로 ‘국악·문화·예술도시’라는 것 보여줄 것”
‘32년간 공직생활’…윤 문화원장, “지금은 ‘문화·예술·인문학 가치’ 높고, 청풍승평계 발굴은 제천의 정책성을 찾는 것”

  • 승인 2022-03-21 11:09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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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섭(사진) 제천문화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제천의 대규모 국악단체 '청풍승평계'의 가치는 세계적"이라고 강조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1893년에 제천 청풍지역에서 창단한 청풍승평계 국악단체는 세계 어느 지역에 갖다놔도 따라오지 못할 독보적인 우리의 보물입니다"

윤종섭(70·사진) 제천문화원장은 제천지역 대규모 국악단체 청풍승평계의 가치를 이렇게 평가한 뒤, 청풍승평계 발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럴 경우 청풍승평계 발굴사업은 70여년만에 처음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청풍승평계 악기 등은 1950년 6·25 전쟁 등으로 아쉽게 모두 사라졌다. 또 율원, 즉 단원들 역시 이때 모두 향리(鄕里)로 흩어졌다. 따라서 청풍승평계는 70여년 전, 사실상 전승(傳承)이 끊겼다.



윤 원장은 지방자치시대에 가장 소중한 것은 지역의 '문화와 예술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먹고 사는 문제 등 경제적인 가치도 중요하지만 문화와 예술 등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제천 청풍승평계의 발굴사업이 늦었지만 지금부터 시작되는 게 다행스럽다고 피력했다.

지난 18일 제천문화원 집무실에서 제천 문화·예술계의 큰 어른인 윤 원장을 만났다. 그는 본보와 3시간가량의 인터뷰에서 "제천지역은 앞으로 국악, 음악과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긴 시간동안 이뤄진 인터뷰였지만, 그는 지친 기색 없이 제천의 문화와 예술적 가치를 신나게 설명했다.





◆일문일답

▶제천 청풍승평계 실체에 대해 알고 있었나.

"32년간 제천시청에서 근무했다. 1990년대 제천시 문화관광과장을 맡았는데, 그때 제천군지에서 청풍승평계 존재를 알게 됐다. 그러나 청풍승평계가 어떤 단체인지 등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제천시청 개청 무렵이다. 시는 문화유산사업으로 의림지와 울고 넘는 박달재 등 굵직하고 대중적인 문화유산만 연구했었다. 그래서 청풍승평계 등 땅속에 묻혔던 제천의 문화적인 자산은 그냥 지나쳤던 것 같다. 현재 청풍승평계는 큰 보물적 가치를 지녔지만 그때만 해도 접근하지 못한 우리의 문화였다."

▶땅속에 묻혀있던 청풍승평계가 조금씩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지방자치시대다. 이 시점에서 제천만의 것, 또 제천만의 정체성이 깃든 문화와 뿌리가 무엇일까, 고민해 봐야할 때다.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 본보가 적극적으로 발굴한 청풍승평계는 현재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시대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문화와 예술 등인데, 문화 등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자치단체는 그동안 간직 해 온 지역문화의 뿌리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 새로운 것, 국적 없는 문화 등은 뿌리가 없기 때문에 아무런 가치가 없을 것이다. 가장 제천적인 문화가 무엇이냐는 무척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제천시와 제천문화원이 주축이 돼 집중적으로 청풍승평계를 발굴해야 할 때다. 시민뿐만 아니라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 등이 하나가 돼 '제천시가 청풍승평계로 국악의 원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것들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결국 제천시와 제천문화의 뿌리를 찾는 것이고, 제천의 가장 대표적인 제천만의 가치를 찾는 가장 좋은 선택일 것이다. 청풍승평계를 새롭게 발굴한 본보도 소중하고, 이것을 빨리 받아들여서 합동 사업을 펼치는 것 또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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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섭(사진) 제천문화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제천은 국악의 도시이자, 문화·예술의 도시"라고 설명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제천시와 제천문화원은 현재,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얼마 전, 제천시 관계자들이 문화원을 찾아왔다. 문화원이 이 사업(청풍승평계 발굴)을 맡아달라고 했다. 그래서 문화원은 'OK' 했다. 시와 문화원은 '제천 명품화'를 위해 청풍승평계 발굴 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발굴 사업은 상반기 중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악학계 등이 충분하게 논의해 청풍승평계 실체를 인정한다면, '제천은 국악의 뿌리이자 국악의 고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청풍승평계 관련)세미나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현재 구체적으로 누구를 참여시킬 것인지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러나 관련 학자뿐만 아니라 시민 등 모두가 참여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다. 본보의 기사 내용이 중점이 되겠지만 모든 것을 열어놓고 하나의 자료로 정리해 나갈 것이다.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2차·3차 세미나 등을 열어서라도 청풍승평계의 가치를 발굴할 것이다. '제천이 음악의 고장, 그리고 국악의 고장'이라는 점을 명쾌하게 답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제천시 청풍지역은 어떤 곳인가

"1995년 시·군 통합작업이 이뤄졌는데, 청풍지역은 역사적으로 오히려, 제천지역보다 훨씬 더 문화와 예술적으로 깊은 지역이다. 청풍 '현'이 '부'로 되면서 '부'의 지방조직의 관료 직책도 현감보다 3등급이 높았다. 그리고 (중앙의)고위직이 인사가 청풍부사로 왔을 정도다. 부사는 중앙에서 볼 때 인기 있는 직책이었다. 청풍지역은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나룻터 문화'로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그래서 청풍지역은 깊이 있는 문화와 예술 등이 이뤄진 곳이다. 또 문화도 다양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제천 쪽이 딱딱한 문화였다면, 청풍 쪽은 훨씬 부드러운 곡선문화였다. 지금은 통합됐다. 그러나 제천의 딱딱한 문화와 청풍의 곡선문화 등은 시대적으로 볼 때 소중한 문화였다. 이제는 과거와 현재의 미래를 혼합해 제천만의 자원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제천지역만의 음악문화는 무엇인가

"'음'은 한자로 볼 때 날일 위에 설립 자로 돼 있다. 매일매일 사람이 설 수 있는 장르다. '악'은 기쁘고 즐거워서하는 것이다. 사람은 '음악'을 통해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문화이지만 이로 인해 지역의 이미지도 개선하고 바꿀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문화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인문학은 사람의 눈높이에서, 보다 더 높이 올라가서 보는 것이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시각, 폭넓게 보는 시각, 미래를 보는 시각 등 '보고, 듣고, 느끼는 문화'가 바로 인문학이다. 인문학이 발전돼야 지방자치단체는 더욱 특화된 자원을 발굴할 수 있다. 인문학이라는 숲속에서 청풍승평계도 접근해야한다. 그래야 보다 좋은 보물로 탄생한다. 금강석을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들의 노력으로 가능하다. 그것은 곧, 제천 고유의 정책성으로 직결 된다."

▶제천 지역민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

"제천과 청풍지역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 문화와 역사 등 소중한 자원들로 가득한 곳이다. 특히 문화적인 원류자원이 청풍지역에 많이 있다. 그래서 청풍승평계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존재로 인식될 것이다. 청풍승평계가 세계화 됐을 때, 제천시는 청풍승평계로 경제와 지역 이미지, 관광, 문화 등 이전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음악과 국악이라는 브랜드로 제천의 정책성은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청풍승평계가 세계적인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제천의 고유성도 찾아갈 것이다. 특정한 사람이나 특정 단체가 나서야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참여해야만 '제천의 세계화'가 될 수 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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