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이슈현장] 대청호 빗장 여는 전기선박, 유람선 꼬리표 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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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이슈현장] 대청호 빗장 여는 전기선박, 유람선 꼬리표 뗄까

환경부 대청호특별대책지역 개정추진
'주민 소득증대' 2권역 도선운항 완화
옥천군 장계관광지 20㎞ 전기선박 구상
'한 척당 26억' 경제성 마이너스 예상
대청호 상·하류 지역사회 의견대립

  • 승인 2022-04-07 15:49
  • 신문게재 2022-04-08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옥천 둔주봉
옥천군 둔주봉 인근 대청호 상류에 전기 도선을 운항하는 계획이 검토되고 있어 수질보전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옥천 둔주봉 모습.
충청권 인구 450만 명의 식수원 대청호에 전기선박 운항을 허용하는 규제 완화가 환경부에서 검토되고 있다. 대청호때문에 도로가 물에 잠겨 외톨이가 된 마을에 수상 교통수단을 제공하고 주민소득 증대하려는 명분이다. 그동안 거센 반발을 초래한 유람선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수도꼭지에 귀를 대고 대청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도선운항 구간
옥천군 육지섬으로 불리는 지역에서 현재 운항 중인 도선 노선도.  (그래픽=옥천군 제공)
▲대청호가 만든 육지섬

중도일보가 입수한 '대청호 친환경 도선 운영방안 연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옥천군은 옥천읍 수복리~안내면 장계리~동이면 장계국민관광지 일원을 뱃길로 연결하는 도선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전기에너지로 움직이는 선박 2척을 건조해 왕복 20㎞ 구간을 운항해 육지의 섬마을에 교통편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1980년 대청댐이 건설되고 이 일대 수위가 올라가면서 동이면 석탄리에서 옥천읍 수북리와 오대리를 거쳐 안내면 장계리를 연결하는 지방도 589호선이 물에 잠겨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육지의 섬마을이 만들어졌다. 대청호에서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어 관광객이 찾는 오대리와 장계리 주민들은 20㎞남짓 돌아서 우회하거나, 마을 단위로 운행하는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 시내로 나가는 실정이다. 옥천군 대청호에서는 이미 2개 항로의 도선이 운항되고 있다. 군북면 막지리에서 소정리를 오가는 것과 옥천읍 오대리에서 동이면 석탄리를 하루 8차례 다니는 항로가 개설돼 주민과 방문객이 이용하고 있다. 2019년 기준 막지리에서 소정리까지 민간 도선이 연간 363일 가동돼 2358회 운항에 총 승선 인원은 2655명이었다.

박병욱 옥천군 환경과장은 "지역주민의 대청호 향유권을 제공해 환경보전과 친환경적 이용을 통한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지역주민이 대청호를 보전하는 주체가 되는 계기를 도선운항에서 제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청호 전기동력선 운항계획안
대청호 전기도선 운항 구상도.  (그래픽=옥천군 제공)
▲26억 전기선박, 경제성 마이너스

옥천군은 30톤 규모에 승선인원 40명 규모의 전기동력 선박을 띄워 장계국민관광지부터 안남면 연주리까지 대청호반 20㎞를 하루 8차례 운항하고자 한다. 앞서 연구용역 결과보고서는 이를 위해 전기도선 2척을 제작할 때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119차량까지 적재할 수 있는 규모로 건조할 것을 제안했다. 도선 2대가 정박할 수 있는 계류장을 편의시설, 주차장을 장계관광단지를 비롯해 장계리와 수북리 그리고 황새터에 각각 조성해 주민과 방문객을 실어나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기선박의 경우 배터리 충전시간을 고려하면 하루 최대 4회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기도선 운항에 드는 비용 대비 수입은 형편없이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용역 보고서는 선박 2대를 건조하는데 552억 원소요될 것으로 예상했고, 계류장 마련에 40억 원 그리고 인건비와 선박관리 등 운항비용은 매년 13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옥천군의 도선 이용가능 인원은 연간 4만7801명으로 예상하고 이 경우 연간 수입은 7100만 원으로 경제적 타당성(B/C) 0.1292으로 타당성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걷기 명소가 된 향수호수길 조성과 장계국민관광지 활성화, 대청댐 건설에 따른 옥천지역 교통여건 불편 해소를 위해서 도선 운항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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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옥천군다목적회관에서 열린 '대청호유역 친환경 공동발전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특별대책지역 개정안과 도선운항에 대한 논의가 전개됐다.
▲'주민 소득증대' 조항, 해석분분

저수면적 기준 대청호(72.8㎢)는 정부청사가 입주한 세종 행복도시(72.9㎢)만한 너비다. 대청호 수질을 보전하기 위해 상수원보호구역 외에도 특별대책지역을 지정해 토지이용 규제를 시행하는데 그 면적이 700㎢으로 대전시 전체면적(539㎢)보다 넓다. 특별대책지역에는 대전 동구와 충북 청주·보은·옥천의 일부가 포함되는데 대청호 본류이면서 취수장이 있는 곳은 상수원보호구역이고, 거리가 멀어지면서 특별대책 1권역과 2권역으로 구분해 토지이용 규제 범위를 달리하고 있다. 환경부가 이번에 개정하려는 것은 '팔당·대청호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지정 및 특별종합대책'의 일부 조항으로 특별대책지역 2권역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주민의 교통불편 해소와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운항하기 위해 선착장 설치·운영계획, 도선운항계획 등을 마련해 금강유역환경청과 협의하는 경우 도선사업을 승인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1990년 팔당호와 함께 시행된 대청호 특별대책지역은 그동안 33차례 개정 고시됐는데 2000년 유·도선사업을 특별대책지역 내에서 못하도록 규제대상에 포함시켰고, 2009년 개정고시에서는 반대로 '지역주민 교통불편 해소를 목적으로 전기동력선 활용한 도선사업은 허용한다'는 규정을 신설해 지금껏 적용하고 있다.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은 "육지섬 교통불편 해소를 위해 이미 도선사업을 허가하는 규정이 있고, 2개 항로를 이미 운항 중인 상태에서 굳이 '주민소득 증대'라는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없다"라며 "대청호 때문에 규제를 받는 다른 지역에서도 개발 논리를 들고나오는 단초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출렁다리·펜션 개발붐 우려

환경부의 대청호 특별대책지역 고시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3월 31일 (사)대청호보전운동본부 주최 정책토론회에서는 옥천 지역사회와 대청호 상수로를 이용하는 하류 지역사회에서 극명한 이견을 보였다. 이날 주교종 대청호정책협의회 위원은 "소득증대를 불순하게 보는 것은 선입견으로 도선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집중해야 한다"라며 "배를 타고 육지에 내려서 방문객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든 도선의 개념으로 이해해야지, 다른 집 우물을 길어다 혜택을 보면서 개발은 안 된다고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송윤섭 안남면 도덕리 마을대표도 "도선을 띄워서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 농촌 마을공동체가 지속가능한 생존을 모색하는 방안 중 하나"라며 "주민들이 생활 터전을 누리면서 보존에 더욱 노력하는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강영미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표는 "30톤에 40인승 규모라면 이것이 주민을 운송하는 도선에 그치는 게 아니라 유람선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어 보여 대청호를 마시는 입장에서 우려스럽다"라며 "친환경생태관광에 활용하겠다는 것도 유람선의 성격으로 이해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대청호의 먹는 물이 충남 서산까지 연결돼 공급 중인데 오염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허가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라며 "대청호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는 수상레저업체를 단속할 입장의 공공기관이 앞장서 유람선 성격의 도선을 운항했을 때 지도단속이 어렵게 되는 상황도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환경부는 대청호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지정 및 특별종합대책 개정고시안의 예고기간을 종료하고 접수된 의견을 바탕으로 곧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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