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00일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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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00일의 기적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대전구청장협의회장

  • 승인 2022-10-05 10:39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서철모
서철모 서구청장
의술 수준이 낮고 영양 공급원도 충분하지 못한 과거에는 유아 사망률이 심각했다. 지금이야 치료제가 많이 나와 위험한 질환은 아니지만, 기침과 구토를 동반하는 백일해(百日咳)의 경우 첫돌 미만 영유아의 치명률이 가장 높았다. 그래서 예로부터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되면 백일잔치를 열어 가족은 물론 이웃까지 함께 기쁨을 나눴다. 면역력을 갖추고 건강하게 자란 것을 축하하고 무병(無病)과 대성(大成)을 기원하는 일종의 의식인 셈이다.

백일잔치의 전통은 예전과 달라졌어도 100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문화는 여전하다. 백일기도, 백년지대계 등 숫자 100에는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 성심을 다해 실행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3개의 소원, 100일의 기적'의 저자 ‘이시다 히사쓰구’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작더라도 꿈이나 목표, 소원이 있어야 즐겁고 알찬 인생을 살 수 있다"라며 목표 설정과 꾸준한 실천을 강조했다. 100일의 기적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하루하루 목표를 되새기고 행동에 옮긴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오는 8일이면 대전 서구청장으로 취임하고 민선 8기가 취임한 지 꼭 100일이 된다. 그동안 변화와 혁신, 힘찬 서구를 만들기 위해 면역력을 키웠다. 동시에 민선 8기 대전 서구가 목표로 하는 구정 방향과 핵심정책을 구민들께 설명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매일 구정 현장과 구민들의 삶의 터전에서 이러한 목표와 약속을 실천했다. 다행히 서구는 조금씩 건강을 되찾고 항체를 키우고 있다.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여러분의 뜻을 잊지 않고 새로운 서구의 미래를 반드시 열겠다"는 취임사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서구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굵직한 사업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거나 이미 가시적인 결과물을 도출했다. 방위사업청의 대전 서구 이전 확정은 우리 지역으로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구민들의 염원이 이루어낸 첫 결실이다. KT인재개발원 첨단산업 복합단지 조성도 KT 최고경영자와 부지 개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실무 차원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둔산권 지구단위계획 변경 역시 정부 정책과 연계해 권역을 보다 세분화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태산~노루벌 국가정원 지정은 대전시와의 협의를 통해 지방정원 등록 후 순차적인 로드맵을 밟아갈 예정이다.



서구민의 삶을 바꿀 생활민원 해결 사업도 과감하게 추진 중이다. 당선인 시절부터 청소행정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아침 거리청소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 이달부터 용문동과 괴정동, 가장동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종량제 봉투 수거 시간을 변경하고 차대차(車對車) 수거로 도로변 중간집하를 최소화했다. 시범사업 후 성과 분석을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생활·음식물·재활용·대형 등 폐기물 처리를 일원화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7일 열리는 제33회 서구민의 날에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민선 8기 공약사업을 발표한다. 수차례 내부 검토와 토론회,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한 6대 분야 69개 사업이다. 거창한 백일잔치는 없지만, 조촐한 백일상 위에 올라가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가슴 뿌듯하다. 물론 그것은 구민 모두에게 돌아갈 선물이다. 하루하루 목표를 향해 인내하고 꾸준히 실천한 결과물이 100일의 기적이라면, 우리는 이미 기적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제 4년의 기적이다.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대전구청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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