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Chat GPT와 기계의 만남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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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Chat GPT와 기계의 만남을 그리며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기계기술정책센터장

  • 승인 2023-03-30 17:20
  • 신문게재 2023-03-31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기계기술정책센터장
Chat GPT에 대해 듣기만 해보고 막연히 상상하는 분들은 사용해보시길 바란다. 축약하면 상상 그 이상이다. 사용해보는 것만으로 미래의 변화 모습에 대해 상상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느낄 수 있다.

새로 등장한 이 언어체계는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웠던 복잡한 코딩이 아닌 자연어를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기계 학습모델이다. 미국 OpenAI사가 개발한 이 모델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사람이 쓴 텍스트와 거의 차이가 없어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제한된 기능만 사용할 수 있었던 챗봇, 번역기, 가상 비서 등에서의 활용도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같이 현재로서는 한계가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도 혁신적으로 진일보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한정된 영역, 일부 산업에서만 활용하고 있던 인공지능 기계기술이 보다 실생활에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언어 모델 중 하나인 Chat GPT의 등장은 기계기술 분야에서도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미래의 기계기술은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스마트 기계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인간이 효율적으로 기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Chat GPT와 같은 자연어 처리 모델을 필요로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 행동, 논리구조를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고 학습을 시켰다면 미래에는 이러한 과정 없이 기계가 스스로 인간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Chat GPT와 같은 진일보한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기계의 접목은 기계의 미래상으로 자주 언급됐던 '생각하는 기계'라는 비전이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실생활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무인 작업기계, 산업용 로봇 등 다양한 기계 분야에도 이미 인공지능은 접목돼 왔고, Chat GPT 등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은 향후 기계의 성능을 몇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아직까지 자율주행 기술이 일상생활에 완벽하게 등장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상황에서 인간을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어로 처리가 가능하고 기계학습에 능통한 언어모델이 등장한다면 제반 상황에 대한 논리구조를 명확하게 만들어 안정성도 더욱 개선될 것으로 생각된다. 인공지능 전문가에 의한 기계학습뿐만 아니라 사용자에 의한 능동적 기계학습도 가능해 인간의 사고가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Chat GPT를 활용한 또 다른 활용영역은 기계학습 모델을 사용해 시각적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컴퓨터 비전 분야이다. 이미 우리는 이미지와 비디오에서 사물, 사람, 감정까지 식별할 수 있는 고급 이미지 인식 시스템의 개발을 체험하고 있다. 미래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훨씬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이며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지능형 감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 언어체계는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현실 세계와 차이가 없는 가상현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Chat GPT가 보여준 융합 기술의 미래는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과연 미래는 어떤 세상이 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리적 문제,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포함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변화의 가능성은 사실상 무한하다고 생각된다. 기계가 더욱 지능화되고 인간과 유사한 사고를 가짐에 따라 인간과 기계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파트너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점점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새로운 형태의 인간-기계 파트너쉽 모델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기계기술정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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