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현행 음주운전의 형량은 적정한가?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현행 음주운전의 형량은 적정한가?

이종오 법무법인 윈 대표변호사

  • 승인 2023-04-24 10:11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종오 대표변호사
이종오 대표변호사
얼마 전 대전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초등학생 4명을 치어 그중 1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해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하였다. 2018년에도 전도유망한 청년을 만취차량이 들이받아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고, 그로 인해 ‘윤창호법’이라는 이름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도로교통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음주운전을 한 경우 어떠한 처벌을 받을까? 현행 도로교통법은 음주운전에 대해 혈중알콜농도에 따라 0.2% 이상인 경우 징역 2년~5년 또는 벌금 1천만원~2천만원, 0.08%~0.2%인 경우 징역 1년~2년 또는 벌금 500만원~1천만원, 0.03%~0.08%인 경우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500만 원 이하로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다.



여기에 벌금 이상의 음주 전과가 10년 이내에 한 번이라도 있는 경우에는 혈중알콜농도 0.2% 이상이면 징역 2년~6년 또는 벌금 1천만원~3천만원, 0.03%~0.2%이면 징역 1년~5년 또는 벌금 500만원~2천만원으로 가중처벌된다.

주변에 보면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낸 적이 있다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한두 잔 정도의 술은 음주측정에 걸리지 않는다거나 자신은 술에 취하지 않는다면서 술을 마셔도 운전에 무리가 없다는 분들도 간혹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의 기준이 이전과 달리 강화됐기 때문에 예전의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다간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혈중알콜농도 0.03%는 소주 한두잔으로도 측정될 수 있는 수치이고 혹여라도 사고가 나서 호흡측정이 어려워 혈액채취를 하면 그 수치가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어떨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사망이나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로 처벌하고 있고 음주운전의 경우라 하더라도 법정형에 변화는 없다. 다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서 위험운전치사상죄를 규정해 치사의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치상의 경우 1년~15년의 징역으로 처벌하게 돼 있다.

또한 같은 법에서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사고인 경우 치사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치상의 경우 1년~15년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특가법을 위반해 초등학생을 사망에 이르게 한 위 만취운전자의 경우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럼에도 대법원이 정한 양형기준을 보면 일반 교통사고에서 치상인 경우 가중영역이어도 징역 8월~2년, 치사이면 징역 1년~3년이고, 위험운전의 경우 가중영역이어도 치상이면 징역 2년~5년, 치사의 경우 징역 4년~8년으로 규정돼 있다. 이러한 양형기준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해도 징역 8년 이상이 나오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국민의 법감정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보인다.

이렇듯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도 형량이 낮은 이유는 우리 형사법 체계가 고의범 위주로 처벌하고 과실범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처벌하는 데다, 음주운전을 하더라도 고의로 사고를 내려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살인과 동일하게 처벌할 수는 없다는 형사법적인 고민의 결과라 할 것이다.

다만, 음주운전은 온전히 과실범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술에 취하면 제대로 몸을 가눌 수 없거나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상태로 운전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다언을 요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 과실범이 아닌 미필적 고의범으로 처벌돼야 할 것인데, 미필적 고의란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실행에 나아가는 것이고 실무적으로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참작되는 정도라고 할 것이다.

음주운전자는 어쩌다 한번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이고 실수로 사고를 냈다고 변명할 수 있으나, 그로 인해 너무나 참혹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되풀이 되는 현실에서 더 이상 음주운전을 실수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법률은 음주운전의 경우 살인에 버금가게 처벌할 수 있도록 개정돼 있으니 대법원은 하루빨리 양형기준을 국민 법감정에 부합하게 조정해 음주운전자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마땅할 것이다.

/이종오 법무법인 윈 대표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세종~충북 CTX' 완공 로드맵 가시권
  2. 'CTX 세종 노선' 촉각...2~3개 정류장 확보 쟁탈전
  3. 총경 승진도 저조한데 경정 이하 승진도 적어… 충남경찰 사기저하·인력난 심각
  4.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 통과 시 매년 9조 6274억원 더… 충남도, 특별법 원안 반영 TF 회의
  5. 민주당 대전시당 "지방주도 '성장엔진' 기대"
  1. "대전·충남 통합 때 권역별 인사교류" 장동혁 발언에… 교육계 "통합 취지 무색" 반발 여전
  2. 민주당 충남도당 "행정통합, 반드시 성공할 국가적 과제"
  3. 꿈돌이 호두과자 3호점 개소... 관광 핵심 거점 기대
  4. 세종시 보건복지국, 6개 복지 기관과 업무 협업 강화
  5. 대전시, 16일 6시부터 초미세먼지 고농도 비상저감조치 발령

헤드라인 뉴스


"통합시 4년간 20조 지원, 서울시 준하는 지위 부여"

"통합시 4년간 20조 지원, 서울시 준하는 지위 부여"

정부가 대전·충남 통합 시 4년간 최대 20조 재정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과 지위 부여, 2차 공공기관 이전 우대 등 인센티브 지원을 약속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 최은옥 교육부 차관,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문신학 산업부 차관, 홍지선 국토교통부 차관,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개최하고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통합시 부여되는 인센티브안'을 발표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해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올..

尹 체포방해 1심 징역 5년…"일신·사익 위해 경호처 사병화"
尹 체포방해 1심 징역 5년…"일신·사익 위해 경호처 사병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들을 동원해 자신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작년 1월 3일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를 유죄로..

`대전~세종~충북 CTX` 완공 로드맵 가시권
'대전~세종~충북 CTX' 완공 로드맵 가시권

대전~세종~충북을 잇는 충청광역급행철도(CTX)의 완공 로드맵이 2026년 조금 더 가시권에 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5일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민간투자사업 환경영향 평가 항목의 등의 결정내용을 공고하면서다. 지난해 11월 CTX 민자적격성 검토 통과에 따른 후속 절차 성격이다. 다음 스텝은 오는 2~3월경 전략 환경영향 평가서 초안 제출과 공람 및 주민의견 수렴으로 이어진다. 최초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DL(대림)이엔씨 외 제3자 사업자 공모 절차는 올 하반기를 가리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종 사업자가 선정되면, 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세종·충남, 올 겨울 첫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대전·세종·충남, 올 겨울 첫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충청권 ‘초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 발령

  •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노인복지센터에 울려퍼지는 하모니

  •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 ‘겨울철 화재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