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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벤처캐피탈 시장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과제'를 보면, 국내 벤처캐피탈 신규 결성액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32.5%의 고속성장을 보였다. 2022년 신규 결성액은 10조원을 넘어섰는데, 1조원 수준이었던 2008년과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규모이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서도, 한국의 벤처캐피탈 시장은 총 투자 규모로나 GDP 대비 상대적 크기로나 OECD 회원국 중 6위에 해당할 정도로 크다.
벤처캐피탈 시장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글로벌 규모로 성장한 데에는 모태펀드, 혁신모험펀드 등 정부의 역할이 컸다. 정부가 주도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의 비율을 국가별로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조사대상국 중 가장 높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시장이 정부 주도적으로 이뤄져 양적 성장은 빨랐지만, 자생력이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자금공급량보다는 시장의 효율성, 질적 내실화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벤처캐피탈 시장의 발전 방향을 재설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선진국에서 벤처캐피탈이 제공 중인 서비스는 경영진 등 인재 발굴, 고객 유치, 경영전략 수립, 자금확보를 위한 네트워크 소개 등을 포괄하지만, 국내는 자금공급 외에는 특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총량으로 볼 때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의 규모는 큰데 비해 벤처캐피탈의 펀드 및 건별 투자 규모는 작다. 정부 주도로 보편적 형평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특정 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벤처캐피탈 전문 데이터베이스도, 투자자문회사도 찾기 어렵다. 벤처 생태계에서 시장이 주도하는 정보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와 견줄만한 수준의 벤처캐피탈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송 연구위원은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싶어도 벤처캐피탈이 벤처기업의 수익성 전망과 위험을 평가하지 못하면 투자할 수 없다"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은 벤처캐피탈의 영업 관행을 바꾸거나 시장의 문화를 재정립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송 연구위원은 데이터베이스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과 판매 모두 유료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태펀드와 혁신모험펀드가 벤처캐피탈을 심사할 때 경영 및 영업 자문 서비스 등 비재무적 역량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감안할 것을 추천했다. 이와 함께 벤처캐피탈의 투자규모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펼쳐지도록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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