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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부진 완화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하다고 봤다. 또한, 상품 소비가 부진하고 서비스 소비도 증가세가 둔화 됐다고 진단했다. 이와 같은 내수 부진이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세도 둔화 흐름을 보인다고 짚었다.
KDI가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내수 둔화'를 직접 언급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지난달 국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7.8% 늘었다. 두 달 연속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다.
특히 장기 부진에 빠졌던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12.9% 늘며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내수 활력을 나타내는 소비는 고금리로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4.4% 줄었다. 지난 9월(-2.0%)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업생산도 숙박 및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율(0.8%)을 기록했다. 다만 전월 2.1%에 비교하면 증가세는 둔화됐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보복소비로 늘어났던 서비스 소비도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설비투자도 줄고 있다. 10월 설비투자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9.7% 감소했다. 지난 9월에도 5.6% 줄었는데 한 달새 감소 폭이 더 커진 것이다.
KDI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으로 투자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반도체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나타냈다"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부진 완화를 주도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3% 올라 전월(3.8%)보다 상승세가 둔화됐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달과 달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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