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트럼프 당선과 이재명의 유죄 선고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트럼프 당선과 이재명의 유죄 선고

박양진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대전충남 민언련 공동대표

  • 승인 2024-11-18 14:45
  • 수정 2024-11-18 17:17
  • 신문게재 2024-11-19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2023112001001576700062641
박양진 교수
최근 끝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유심히 지켜보면서 느낀 여러 가지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가 참으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온갖 망나니짓을 다 했는데, 갑자기 정치계에 진입해 인물난에 처한 공화당을 단숨에 휘어잡고, 세 번 연속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두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그가 승리를 거둘 때 상대방 민주당 후보는 경쟁력에 허점이 있거나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후보였으니, 트럼프 자신의 수많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다.

2016년 선거에서 만난 힐러리 클린턴은 많은 사람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고, 필자도 그런 역사적 순간을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적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녀의 워싱턴에서의 오랜 정치적 경력이 기득권 세력을 대표하는 인사이더라고 부정적으로 인식되었고, 선거에 당선된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아웃사이더인 트럼프에게 선거인단의 역전을 허용하게 되었다. 흑인 대통령을 이미 선출한 적이 있는 미국 사회가 여성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던 것도 미시건, 위스콘신, 펜실바니아 등의 경합주에서 클린턴이 이기지 못한 원인의 하나였다.

2020년 대통령 재선에 실패한 트럼프가 다시 출마한 올해 선거의 경우 일찍부터 그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처져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 사회에 부정적으로 미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영향의 최종 책임자로 인식되었고, 그의 낮은 지지율은 결국 민주당 후보의 갑작스러운 중도 교체를 가져오게 되었다. 대안으로 떠오른 해리슨 부통령의 경우 여성이면서 인도계 흑인이라는 이중적인 정치적 불리함과 바이든 정부의 부정적 평가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고, 선거인단뿐만 아니라 총득표에서도 트럼프에게 패배하게 되었다. 민주당의 승리를 예측하거나 희망했던 전문가들이 간과했던 것은 기왕의 연방 정부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미국 유권자의 표심이었다.

트럼프 당선자가 파격적인 인선으로 미국의 차기 장관과 행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금요일(15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과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선고를 받았다. 이재명 대표는 이뿐만 아니라 25일 위증 교사 사건의 1심 선고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 법관이 입법 정신이라는 숲보다는 법규라는 나무를 중시하고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른바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갈수록 현실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선거에서 24만표, 0.7% 차이로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참신한 인물로서 아웃사이더라고 유권자에게 인식되었던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선거 당시의 평가가 너무나 큰 착각이고 오해였다는 것을 지난 2년여 동안 국민이 절실하게 깨달아가고 있고, 이는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재의 지지율에 반영되어 있다. 윤 대통령이 박빙의 차이로 승리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당시 이재명 후보가 가진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한 유권자의 부정적 평가와 거부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즉 경쟁력에 허점이 있는 후보를 만난 행운 덕분에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는 것을 지난 금요일의 선고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고법과 대법원에 항고하고 그 결과 유죄를 뒤집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에게만 매달리면서 이런 상황을 수년 동안 이어나갈 수는 없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이 차기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은 부정적 평가나 거부감이 없으면서 사법적 흠결이 없는 후보를 대안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현 정부의 기록적인 낮은 지지율이 비호감 후보의 당선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루빨리 인식해야 할 것이다.

/박양진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대전충남 민언련 공동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국방 과학수도 날개단다
  2. [우리동네 정비사업] 대전 대표 노후지 대덕구, 사업성 악화로 상당수 정비사업 '제동'
  3. [편집국에서]대한민국 축구와 민선9기 대전시
  4. "논쟁 휘둘려 기회 놓치면 안돼"…연내 특별법 제정 역량결집 시급
  5. [현장취재]크리스천리더스클럽, 제주헤리티지로 비전트립 다녀오다
  1. [월요논단] '온통대전'을 넘어, 시민이 설계하는 고향사랑기부제
  2. [옅어진 대전 문인의 흔적] 단재도 서포도 백호도…대전만 낯선 지역의 인문자산
  3. 무더위 피해 서점에서 북캉스
  4. 장마 주춤한 사이 활짝 핀 개망초
  5. 검찰청 폐지 석달도 안 남아… 보완수사·경찰 인사까지 여전히 혼선

헤드라인 뉴스


정부 공공기관 이전 앞두고 민선 9기 대전시 역량 시험대

정부 공공기관 이전 앞두고 민선 9기 대전시 역량 시험대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역 발전에 견인할 핵심 공기업 유치를 위한 대전시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철저히 배제된 만큼, 혁신도시 완성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도심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기관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20일 지역 정치권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안에 2차 공공기관 이전 내용을 발표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실무적인 부분은 상당 부분 진행됐고, 가능하면 8월이나 늦어도 9월까지는 윤곽을 마련해 대통령께..

한화, 불펜 흔들리고 중심타선 공백…후반기 전력 어쩌나
한화, 불펜 흔들리고 중심타선 공백…후반기 전력 어쩌나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전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불펜이 흔들리며 마운드 운영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선발진 재정비에 나섰지만, 중심타선마저 부상 악재를 맞으며 전력 운용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화가 후반기 첫 과제로 떠오른 숙제는 불펜이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4연전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장면을 반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19일 경기에서는 8-1로 앞서던 승부를 지키지 못한 채 연장 11회 9-9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의 한·미 통산 25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과..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 인선 논란 증폭…박수현 지사 인사 잡음 잇따라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 인선 논란 증폭…박수현 지사 인사 잡음 잇따라

박수현 충남지사의 취임 이후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정무부지사 임명을 둘러싼 논란과 민선 9기 도정 첫 조직개편에 대한 비판에 이어 이번에는 충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임용 절차를 놓고 노동조합이 특정 자격 미달 인사를 위한 '맞춤형 규정 개정' 의혹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다. 지역 시민사회에 이어 공직사회와 산하기관 노동조합까지 잇따라 인사와 조직 운영을 둘러싼 문제를 제기하면서 박 지사의 첫 인선 기조가 연이어 시험대에 오르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충남문화관광재단지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충남도와 재단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함께 지킨 자유, 영원한 감사’ ‘함께 지킨 자유, 영원한 감사’

  • 전통시장에 바람이 솔솔…‘시원하게 장보세요’ 전통시장에 바람이 솔솔…‘시원하게 장보세요’

  • 장마 주춤한 사이 활짝 핀 개망초 장마 주춤한 사이 활짝 핀 개망초

  • 무더위 피해 서점에서 북캉스 무더위 피해 서점에서 북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