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헌재 심판 이후의 사회대개혁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헌재 심판 이후의 사회대개혁

박양진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대전충남 민언련 공동대표

  • 승인 2025-03-03 13:53
  • 신문게재 2025-03-04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2023112001001576700062641
박양진 교수
벌써 3월이 되었지만 봄은 오지 않았고, 3개월 전 윤석열 대통령의 반헌법적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정치적 겨울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진행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은 모든 심리를 이미 마쳤고, 멀지 않아 탄핵 인용 여부에 대한 판결이 이루어질 것이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과정과 포고령 내용,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의 군병력 투입 등에서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증거가 차고 넘치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해 파면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혹시라도 탄핵이 기각되어 윤 대통령이 복귀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뒷걸음치고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파면한다면 다음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아야 하는지에 절대다수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여러 명의 차기 대통령 후보군이 거론되고 그들의 지지율을 조사한 여론 조사도 발표되고 있다. 그 가운데 대통령 탄핵 심판과 차기 대통령 선거라는 서로 독립적인 법적 절차를 연결하여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는 안 되기 때문에 탄핵을 반대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비논리적 주장도 빈번하게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은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보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그 취약성이 드러난 민주주의 체제와 사회적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이른바 '적폐 청산'을 목표로 했다가 전혀 달성하지 못한 사회구조 개혁과 체제 전환을 위한 노력이 지금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정치적으로는 전제 군주적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직접적 정치 참여를 확대해 다양한 정치적 가치와 입장이 발현되는 새로운 경관의 정치 공간 구축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갈수록 심화하는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소멸을 방지하며,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보장의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각종 차별과 혐오를 확대 재생산하는 문화와 담론을 바로잡아 여성, 장애인, 소수자, 이주민 등의 권리가 공정하게 보장되도록 법적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권력자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검찰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양비론과 기계적 중립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언론 지형을 바꾸어야 한다. 또한, 반민주 독재자들이 항상 근거 없이 들이대는 북한의 위협 핑계나 정치적 반대자의 간첩몰이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도록 항구적인 남북 간의 평화공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우리가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는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로 야기되었지만, 이와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엄중한 과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인구 감소, 지역 소멸, 인공지능 혁명과 일자리 감소 등은 물론 전 지구적 기후 변화, 민주주의와 세계 평화의 위기 등은 우리 사회의 전면적인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우리는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사회적 가치 수립을 통해 이러한 대전환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대개혁의 모든 과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과 파면이라는 첫 단추가 끼워지면 차근차근 하나하나 확실하게 추진하여야 한다. 민주평등사회라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에 관심을 가진 국민과 정당,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하여, 국민의 주권이 반영되는 민주주의 체제의 강화, 빈부격차의 해소, 사회적 평등의 달성, 공공성의 가치 지향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동의하고 함께 추진한다면, 이러한 사회대개혁은 반드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박양진 충남대학교 고고학과 교수, 대전충남 민언련 공동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TX 세종역 무산 수순...'한반도 KTX' 플랜B로 급부상
  2. 천안 식용곤충사육 축산농가 26명, 장기수 천안시장 예비후보 지지 선언
  3. 천안법원, 만취운전으로 정차한 차량 들이받은 혐의 50대 여성 징역형
  4. 천안시, 어린이날 기념식 무대 함께할 '104인 퍼포먼스단' 모집
  5. 남서울대-천안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공동 교육과정' 출범
  1. 나사렛대, 품새 국가대표 배출…태권도학과 저력 입증
  2. 중진공 충청연수원-아산스마트팩토리마이스터고 MOU
  3. 천안시 서북구, 지적재조사사업 주민설명회 개최
  4. 충남혁신센터, 2026 창업-BuS '100번가의 톡' 참가기업 상시 모집
  5. 상명대 국어문화원, 전국 평가 최고 등급 '매우 우수' 선정

헤드라인 뉴스


벼랑 끝 대전충남 통합 충청출신 與野 대표 `빅딜`만 남았다

벼랑 끝 대전충남 통합 충청출신 與野 대표 '빅딜'만 남았다

대전 충남 행정통합이 벼랑 끝에 선 가운데 여야 대표의 극적 합의 없이는 이와 관련해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정통합 대의에 동의한다면 한 발씩 양보해 극적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야 견해차가 크고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6·3 지방선거 앞 정략적 셈법이 개입하면서 합의에 다다를지는 미지수다. 3월 국회에 돌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대구경북(TK) 특별법을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당은 국힘이 대전충남도 TK..

빨라지는 6·3 지방선거 시계… 여야 정당 & 후보자 `잰걸음`
빨라지는 6·3 지방선거 시계… 여야 정당 & 후보자 '잰걸음'

여야 정당과 출마 예정자들이 6·3 지방선거를 90여 일 앞두고 관련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당에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공천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출마 예정자들은 후원회를 차리면서 조직 정비와 함께 공약 구체화에 나서는 등 다가오는 경선 대비에 총력전을 나섰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공천에 앞서 갈등과 신경전도 표면화돼 지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우선 여야 대전시당은 공천관리위원회를 가동해 후보 선출을 위한 작업들을 진행 중이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최근 첫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올릴땐 빠르게, 내릴땐 천천히" 대전시민들 주유소 불신하는 이유는?
"올릴땐 빠르게, 내릴땐 천천히" 대전시민들 주유소 불신하는 이유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중동전쟁 여파로 대전지역 유류가격이 일주일 사이 300원 안팎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은 판매가격이 빠르게 인상돼 전국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주유소 가격 인상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기름값 고공행진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대전지역의 기름값 상승폭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8일 리터당 1677.81원이던 대전 휘발유 평균 가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어린이보호구역 과속 금지 어린이보호구역 과속 금지

  • 3.8민주의거 역사적 의미 살펴보는 시민들 3.8민주의거 역사적 의미 살펴보는 시민들

  • ‘더 오르기 전에…’ 붐비는 주유소 ‘더 오르기 전에…’ 붐비는 주유소

  • 즐거운 입학식…‘반갑다 친구야’ 즐거운 입학식…‘반갑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