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호기심 충족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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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호기심 충족과 변화

  • 승인 2025-09-05 00:00
  • 수정 2025-09-08 11:1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연극이 끝나고 출연 배우 포함 수명이 함께 술자리 한 일이 있다. 출연자보다 관객이 적은 상황에 안타까워하던 사람이, 현실 타개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관객이 찾는 연극을 하자는 것이었다. 배우는 예술정신 운운하며, 시류에 영합하라는 말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관객이 좋아하는 내용은 예술정신에 반하는 것일까? 말의 지향점이 서로 다르다는 느낌이 왔다.

변신하라는 의미지 시류나 인기에 영합하라는 말이 아니다. 인기 있다는 것 역시 이미 '클리세'가 된 것 아닌가? 진부하거나 상투적이요, 내용, 구성, 기법 등 참신함이 사라진 것이다.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자는 뜻이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관객의 호기심 충족이 필요하다. 예술정신 또한 새로움, 다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심 아닌가? 예술정신 이탈이 아니라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이한 것에 대한 관심,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모든 생명체의 본능이다. 의도적이거나 부지불식간에 외면하기는 해도 호기심이 아예 생기지 않는 일은 없다고 한다. 새롭거나 신기한 것에 늘 끌린다.

호기심뿐이 아니다. 늘 변화를 요구하고 추구한다. 막상 변화가 다가오면 안정욕구 때문에 주저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호기심과 같아서 변화욕구가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틀에 박힌 것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찾아 가꾸고 만드는 활동이다. 누구나 즐기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호불호가 나뉜다. 장르별, 때와 장소, 정서에 따라 다르다. 전통문화예술 분야 역시 애호가가 점점 줄어든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왜일까? 상기한 상황과 다르지 않다. 변화가 없는 데 관심이 지속될 리 있겠는가? 새로움이 필요한 것이다. 호응과 관계없이 전통 고수가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키는 것이 역할이면 당연히 고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누구나 해야 할 일은 아니다.

경기민요를 예로 들어보자. 모두 합쳐도 100여곡 미만이다. 그나마 잡가를 제외하면 50여곡에 지나지 않는다. 애창곡이랄까, 즐길 수 있는 곡은 더욱 적다. 주구장창 듣거나 부르라면 무슨 흥미가 솟겠는가? 식상해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기억해야 할 것은 전통도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차하순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 전통에는 고유한 것과 우리의 것이 있다. 고유한 것은 비교적 오랜 세월 우리의 삶과 함께해 오면서 성숙 된 것이고, 우리의 것이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지만 잘 소화되어 우리화 된 것이다. 전통은 박제된 것이 아니라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도 만들어져 간다. 역동성이 만들어지도록 편곡이나 창작, 퓨전이 필요하다. 나아가 융복합도 해야 한다. 변화만이 살아남는 길이다.

문화예술 분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다. 『대학』 「신민」장에 진실로 날로 새로워지려면 나날이 새로워지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는 말이 있다. 탕왕이 세수 대야에 써 놓은 좌우명이다.(湯之盤銘曰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절차탁마한다는 다짐이다. 정신 도야뿐 아니라 매사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장이빠이(張一白) 감독의 영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好寄害死猫)>가 있다. 남의 외도에 호기심이 발동한 경비원이 신분차별과 빈부격차 극복에 매달리다 처참하게 파멸한다는 내용이다. 지나치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어』 선진편에는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고 했다. 이 또한 경계할 말이다.

조화롭게 하되, 방점은 변화에 있다. 변화가 동력이다. 변화를 위해 상상하자. 상상은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것이다. 보이는 것을 변화시키거나 분리 또는 종합하는 것도 상상이다.

양동길/시인, 수필가

양동길-최종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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