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AI와 사람, 융합된 컨택센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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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AI와 사람, 융합된 컨택센터의 미래

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

  • 승인 2025-12-22 16:59
  • 신문게재 2025-12-23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박남구 회장
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한성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12월의 공기는 다르다.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사람들 사이엔 묘한 온기가 감돈다. 하루의 끝자락, 수화기 너머 고객의 감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상담사들의 목소리에도 평소보다 깊은 부드러움이 배어난다. 그들에게 12월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다. 쌓인 수고와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는 시간이며, 우리 산업에 있어 진정한 쉼표와 같은 위로의 달이다.

올해 컨택센터 산업의 문을 가장 세차게 두드린 손님은 단연 AI(인공지능)였다. 기술 도입은 숨 가쁘게 이어졌고 컨택센터는 그 변화의 태풍 한가운데 놓였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와 설렘 이면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막막함과 불안함이 공존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묵묵히 현장을 지켜낸 상담사들의 노고를 떠올리면 이 겨울이 주는 의미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AI는 이미 컨택센터의 직무를 바꾸고 있다. 고객의 의도를 분석해 답변을 추천하고 단순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은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은 존재한다. 고객의 미세한 숨소리와 말끝의 떨림 그리고 침묵 속에 감춰진 조심스러운 망설임을 읽어내는 능력이다. 우리의 일은 단순히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가만히 붙잡아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올해 대전지역 상담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심리진단 결과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현장의 핵심 키워드는 불안과 기대였다. AI로 인한 변화의 속도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상담사들은 놀라운 통찰을 보여주었다. AI가 단순 업무를 도와준다면, 상담사는 고객과의 진짜 상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기술이 사람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담사가 더 전문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돌려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였다.



이제 우리 산업이 나아갈 방향은 자명하다. 기술 중심의 속도전이 아닌 사람 중심의 AI와 상담사가 협업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다. 향후, AI융합컨택산업협회가 추진하려는 것은 심리적 안전망 구축과 성장 중심의 교육 체계 마련, 그리고 가격이 아닌 가치 중심의 운영 문화 확립은 모두 이 목표를 향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6년은 컨택센터에 고도화된 기술과 더욱 깊어진 인간적 온기를 동시에 요구하는 해가 될 것이다. 고객은 AI의 정확하고 빠른 답변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상황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상담사의 전문적인 상담을 갈망한다. 효율과 품질, 기술과 감성. 이 두 마리 토끼는 AI만으로도, 사람만으로도 잡을 수 없다. 기술이 정확함을 담보할 때 상담사는 거기에 따뜻함을 더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완전한 고객경험(CX)이 완성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객의 숨결을 껴안으며 산업을 지탱해 온 상담사들, 급변하는 기술 속에서 중심을 잡아준 관리자들, 그리고 상담품질의 가치를 믿고 함께해 준 기업과 기관들. 여러분의 그 치열했던 노고 덕분에 우리 컨택산업은 또 한 걸음 내딛을 수 있었다.

기술은 날로 똑똑해지지만 사람의 위로는 여전히 느린 속도로 접근한다. 그 느린 속도의 따뜻함을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짜 혁신이다. AI와 상담사가 융합이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서비스가 되고 우리 컨택센터에는 더 나은 내일을 여는 빛이 될 것이다.

2026년, 우리는 더 기술적이면서도 동시에 더 인간적인 컨택센터를 마주하게 될 것이며, 그 길 끝에서 더 따뜻한 컨택산업과 더 건강한 컨택센터 그리고 더 행복한 고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한성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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