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에겐 못 먹는 설움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강화도 마이산 근처엔 아름드리 이팝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다. 이곳은 ‘아기사리(아기무덤)’터라는데 제대로 먹지 못하고 죽은 어린아이들을 묻었던 곳이다. 저세상에서나마 흰 쌀밥 배불리 먹으라고 부모들이 눈물 흘리며 심은 나무일 게다. 중국과 일본에서 부르는 ‘육도목(六道木)’이란 이름도 그렇다. 사람이 죽으면 저승 가는 길에 뇌물로 쓰라고 관 속에 쌀을 넣어주는 관습이 있었다. 이 쌀을 육도미라 하는데, 먹지도 못하는 쌀을 넣을 수 없던 이들이 이팝나무 꽃을 말려두었다가 대신 넣어주었던 데서 육도목이란 이름을 얻었던 것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극동아시아 3국은 이팝나무 꽃에서 쌀을 공감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만 자라는 이 세계적인 희귀목이 처음 본 서양인들 눈엔 어떻게 비쳤을까. 이팝나무의 학명은 ‘치오난투스 레투사(Chionanthus retusa)’다. ‘희다, 흰 눈’이란 뜻의 ‘치온(chion)’과 꽃을 뜻하는 ‘안토스(anthos)’의 합성어이니, ‘눈꽃’이다. 영어로는 ‘프린지 트리(Fringe tree)’요 ‘스노 플라워(Snow flower)’다. 이 ‘눈꽃 축제’가 8일부터 유성에서 열린다. 이팝나무 꽃 아래 거닐며 배곯는 이웃이 떠올라 가슴언저리가 콕콕 찔리는 사람이 많다면 이 사회엔 희망이 있다 할 게다. /안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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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택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