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문화 장미의문화]선거홍보물을 버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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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의문화 장미의문화]선거홍보물을 버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

  • 승인 2010-06-03 14:08
  • 신문게재 2010-06-04 21면
  • 이규식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이규식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
엊그제 끝난 지방 동시선거 과정을 지켜보며 여러 생각에 젖는다. 특히 선거운동 막바지 기간 극에 달했던 확성기 홍보, 율동 인사 등은 짜증을 더해 주었다. 휴일 내내 확성기로 울려 퍼진 로고송은 해당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급격히 떨어뜨렸고 찍을 마음마저 싹 가시게 해주었다. 최소한의 휴식조차 방해한 후보가 당선 후 주민들을 위해 봉사, 헌신할 수 있을까. 정책 개발은 뒷전에 두고 상대후보 흠집 내기와 네거티브 전략에 골몰한 후보가 원만한 자치행정이나 수준 높은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을까.

경기침체 속에서 명함, 유인물, 이동 홍보차량과 음향설비, 펼침막 관련 업계가 반짝 특수를 누렸고 무차별 홍보문자 발송으로 이동통신사 매출증가 그리고 식당 등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선거운동원으로 동원되면서 다소의 가계수입을 올린 것이 이번 선거의 경제적 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헌정사상 초유의 여덟 종류 선거가 동시에 진행되고 후보가 난립하다보니 별의 별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출마하여 선거전의 혼미를 부추겼다.

구의회 의원 후보가 보낸 문자에는 ' 구청장님과 함께 할 '이라는 문구도 있었다. 구 행정을 견제, 감시해야 할 구의원이 같은 당 소속이라고 하지만 구청장과 호흡을 맞춰 하나 되어 일하겠다는 기막힌 발상이 우리 지방자치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광역, 기초의회 출마자들의 경력에 있어 평생 생업을 가지지 않고 이름뿐인 이러저러한 직함으로 가득 찬 사례가 적지 않았다. 나이 40~50에 이르도록 일정한 직업 없이 가정을 꾸려가며 자녀교육이 가능했을까 오래 궁금하였다. 학교 동창회 임원, 정체불명의 연구소, 관변단체 관련 직함, 급조된 정당직책이 대부분이었다. 지방의회의원의 보수를 없애고 명예직으로 봉사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가령 전문직이나 자영업자로 일하다가 회기 중에는 잠시 생업을 접고 봉사하는 무급시스템으로 바뀌어도 생계형 정치일꾼이 이렇듯 많이 등장할 수 있을까.

한 보따리 우송된 선거홍보물<사진>을 꼼꼼하게 읽고 나서 잘 보관해 두었다. 주민소환제 등이 수월치 않은 우리 형편상 당선자들의 임기 중 공약이행 여부를 확인하여 다음번 투표에 참고해야 한다. 그러려면 선거홍보물을 제대로 간수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광역-기초 단체장 그리고 광역-기초 의회의원 출마자들의 공약이 구분이 가지 않았다. 구청장 업무가 기초의원 공약에 포함되고 교육감이 해야 할 일인데 시, 도지사의 핵심 공약에 얹혀있는 등 혼란스러웠다. 홍보유인물에서는 참신한 정책개발과 대안제시를 보기 힘들었고 실현성 없는 헛된 공약과 오랜 기간 거론되던 해묵은 숙원사업 재탕 삼탕 그리고 낯 뜨거운 자화자찬으로 채워진 공허한 홍보물이지만 그래도 4년 동안 간직하자.

선거홍보 편집 디자인과 문구선택, 색채배열은 물론 후보자들의 복장, 분장 코디네이션도 천편일률 개성을 찾기 힘들었다. 자기관리에 이렇듯 소홀한 사람들이 국가사회를 위한 일에 세련된 실천이 가능할 것인지. 마이너스로 재산을 신고한 후보자가 나라살림은 적자 없이 제대로 꾸려갈지 새삼 우리 선거문화의 현주소가 읽혀졌다. 이제는 당선사례, 낙선인사 현수막으로 국토 곳곳은 또 한 차례 몸살을 앓을 차례가 되었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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