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참수공격, '뻥'치는 대북심리전의 도구인가?

  • 사람들
  • 인터뷰

[공감]참수공격, '뻥'치는 대북심리전의 도구인가?

김종하
(한남대 정치언론국방학과 교수)

  • 승인 2017-12-12 23:46
  • 신문게재 2017-12-13 2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김종하 교수
김종하 교수
원래 '참수공격'(Decapitation Strike)은 핵전쟁수행방식의 하나로 적의 '전략중심'을 핵무기로 선제 타격하는 '제1격'(First Strike)을 지칭하는 용어다. 하지만 전략중심을 적의 수뇌부 및 지휘·통제시설로 선정, 이를 핵심표적으로 삼아 지상·해상·공중기반 자산, 혹은 특수부대를 활용해 제거하는 것도 참수공격(한국은 '참수작전으로 부름')이라 부른다.

대부분의 핵보유국들은 적의 참수공격(제1격)을 억제·대응하기 위해 즉각적·자동적·압도적 투발수단들(예: 지상·지하·해상·공중기반 미사일)을 활용하는 '제2격'(Second Strike)능력을 갖추고 있다. 일종의 '같이 죽자는 장치'(fail-deadly mechanism)인 셈이다. 이런 보복위험 때문에 대부분의 핵보유국들은 참수공격을 핵전쟁수행 교리에서 배제하고 있다. 반면 재래식 전쟁수행에서는 참수공격이 빈번하게 시행되고 있다. 이라크의 사담후세인, 리비아의 카다피, 알카에다의 빈 라덴 제거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도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발사에 자극받아, 참수공격을 '작전계획 5015'에 반영시키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전략사령부 및 특수임무여단(1,000여명 규모)을 창설했다. 하지만 김정은 및 북한군 수뇌부를 제거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작전적으로는 실행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첫째, 한국은 '정보·감시·정찰자산'이 부족해 북한 핵 공격 임박징후를 탐지하기가 어렵고, 설령 조기탐지를 해도 그것이 핵탄두 미사일인지, 아니면 재래식 탄두미사일인지 파악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 참수공격 수행도 어렵지만 이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 혼란에 빠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정은 및 북한군 수뇌부를 제거한다고 해도, 김정은이 예하부대에 핵무기 발사권한을 넘겼을 수도 있고, 아니면 김정은 사후, 다양한 집단들 간 내부 통제를 둘러싼 마찰로 인해 북한이 무질서 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군이 대량응징보복체계 및 특수임무여단을 통한 참수공격 능력을 갖추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당장 핵무기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에 준하는 강력한 대북 응징능력을 확보, 김정은 및 북한군 수뇌부들이 무모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도록 하는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군이 참수공격을 채택한 이후, 지금까지 기울이고 있는 전력증강 노력을 보면 다소 실망스럽다. 고작 특수작전용 수송기, 헬기 각각 1개 대대를 2022년까지 확보하겠다는 정도다. 2022년이면 앞으로 6년 정도인데, 이때쯤이면 북한은 '제2격' 능력까지 완벽하게 갖춰 놓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조금이라도 대응 위협을 가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긴급 전력획득을 통해서라도 참수공격 수행에 필요한 능력들을 조기에 구축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과 같은 준비상태라면 참수공격은 단지 '뻥'치는 대북심리전의 도구로만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5.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1.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5.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헤드라인 뉴스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전남을 시작해 충청권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망이 농경지와 주택가, 학교 일원을 경유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신설하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 지방에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환경권과 생활권 침해 피해는 지역에 돌아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7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앞으로 대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인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시설 계획을 규탄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송변전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