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인구증가가 어렵다면 플랜 B도 마련하자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인구증가가 어렵다면 플랜 B도 마련하자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2-10-25 17:17
  • 신문게재 2022-10-26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금산에서 열린 제 26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800명 정원의 금산 다락원은 초만원이었다. 100세 되신 어르신 한 분이 대통령 이름으로 '청려장'이라는 지팡이를 선물 받는 모습도 보았다. 명아주로 만든 청려장은 건강에 좋다고 해서 효자들이 부모에게 바치는 선물이었다고 한다.

금산은 초고령 사회이다. 인구 5만의 동네에 65세 이상 되시는 분이 17,000명이다. 양희성 금산군 노인회장은 '대접받는 노인에서 봉사하는 노인이 되자'는 슬로건을 내세우셨고, 당신 스스로 해마다 500여만 원의 기금을 쾌척해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사회 그늘진 곳에서 생활하시기에 돌봄이 필요한 노인도 많지만 내가 평소에 접하는 어르신들은 즐거운 삶을 사시는 것처럼 보인다.

우연한 기회에 탁구장을 찾았다가 '옐로우 볼'이라는 어르신 용 탁구공으로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길에서 뵐 때에는 평범한 노인이었는데, 탁구장에서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훨훨 날아다니고 있었다. 코로나로 락다운이 시행되던 시절에 정해천 금산군 체육회장은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라운드 골프장을 폐쇄했더니 '병 걸려 죽으나 심심해서 죽으나 마찬가지'라며 문을 열라는 어르신들의 요구가 빗발쳤지만 정책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박범인 금산군수는 인사말에서 6050억원의 예산 중 노인과 관련된 예산이 700억원 가량 된다고 했다. 금산인삼축제와 함께 거행된 전국 그라운드 골프 대회에서는 전국에서 700여 명의 어르신들이 금산을 찾았고, 많은 분들이 금산 인삼시장에서 장을 보고 가셨다. 초고령 사회가 깊어질수록 노인들이 생활의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인구감소 문제는 저개발 국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회문제가 되었다. 우리나라가 가장 심각한데, 모든 지자체가 인구 증가를 외치는 상황은 한정된 파이를 놓고 누가 더 많이 빼앗아 가는가 하는 경쟁에 지나지 않는다.

백약이 무효하다고 한다. 금산의 인구 구조를 보자. 1만7000명의 65세 이상 노인 중 70대가 6800명, 80대는 4550명이다. 그리고 90세 이상 노인은 660명이다. 새로운 젊은이들의 유입이 없다면 전출자가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10~20년 내에 만 명 넘는 인구가 자연 감소할 것을 예상해야 한다. 출생아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최준식 교수 책에 '옆집 숟가락 개수까지 안다'는 말의 숨겨진 의미가 나온다. 그만큼 친하다는 뜻이 아니라 옛날에는 수저도 귀한 물건이었기에 옆집이 나보다 수저 개수가 많으면 질투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교통과 통신이 미비한 폐쇄된 농경사회였다는 의미이다. 다시 인구 문제도 돌아가 보자. 자녀를 많이 낳아야 집안의 위세를 지킬 수 있고, 노동력을 확보하면서 농사에 유리하기에 다산(多産)은 당연한 사회적 덕목이며 현상이었다. 고대 로마 시절, 평균 출산률이 7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전쟁을 치를 병사와 농사 지을 인력 확보를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로마제국이 비대해지고, 전쟁은 이민족이 대신 싸워주는 데에다 농사는 노예를 시키면 되는 사회 분위기가 되자 주부들이 아기를 낳지 않게 되었고, 로마제국 멸망의 원인 중 하나로 소산(小産)이 꼽히고 있다. 사회가 변화하는 방향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아기를 낳지 않는 것이 마치 죄악인 양 몰아붙이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것에서부터 저출산의 원인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사회적 변화에 따른 저출산의 물결이 거센 탓이다.그러니 -물론 젊은이들의 유입을 위한 정책을 열심히 실천해야 하지만- 인구 3만의 금산을 예상하고 그 적은 주민 수로 우리끼리 잘 살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플랜 B'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 작은 사회로 회귀하다 보면 옆집 숟가락 개수까지 아는 사회가 될 지도 모르고, 조금씩 물이 끓어가는 냄비 속의 개구리 신세가 될지라도 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정부·대기업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세종시는 소외되나
  2. 삼성전기, 세종사업장 투자 공식화…"그룹 차원 충청 140조 투자"
  3. '소통' 약속한 오석진…교육공무직 요구안 어디까지 수용할까
  4. 대전권 4년제 기회균형선발 격차… 대전대 전국 평균 웃돌아
  5. 대전경찰청 간부, 여경 모욕·스토킹 혐의로 불구속 송치 후 수사중
  1.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 사고에 시민사회단체 "우주·방산 재검토 해야"
  2. 12년 대전교육 마무리한 설동호 교육감… "교육 향한 마음은 계속"
  3. 대전시, 민선 9기 온통대전 위한 숨고르기
  4. '탄소중립 권위자' 배충식 교수, KAIST 새 총장 맡는다
  5. [사설] 충청 'AI 데이터센터' 유력, 문제 없나

헤드라인 뉴스


민선9기 지방정부 7월 1일 출범… 충청홀대론 극복 `발등의 불`

민선9기 지방정부 7월 1일 출범… 충청홀대론 극복 '발등의 불'

충청의 미래를 이끌어갈 민선 9기 지방정부(세종시 5기)가 7월 1일 공식적으로 닻을 올린다. 국민의힘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지방권력이 전면 교체된 충청권 4개 시·도지사들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에 발맞춰 여당 출신 단체장들이 충청홀대론 극복과 지역 발전 견인은 물론 위기의 재정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이날 오전 10시 대전시청에서 취임하는 허태정 대전시장은 '우리 모두의 대전, 온통 행복한 시민'을 민선 9기 슬로건으로 확정했다. '우리 모두의 대전'에는 시민이 시정의..

이 대통령 2일 충남 아산서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주재
이 대통령 2일 충남 아산서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주재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충남 아산에서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주재한다.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 후속 행사로, 정책 방향을 재차 설명하고 세부적인 계획도 부연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30일 "이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주재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 보고회'에 이어 오늘부터 세 차례, 주요 성장 거점을 중심으로 국민 보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이날 오후 전남광주특별시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에는 삼성전자와 SK 하이..

"마트 규제하면 시장 살아 난다" 옛말 …유통정책 전환 필요
"마트 규제하면 시장 살아 난다" 옛말 …유통정책 전환 필요

대형마트를 규제하면 전통시장이 살아난다는 정책 기조가 흔들리면서 변화한 유통환경에 맞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쇼핑이 유통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책은 여전히 이전 환경에 머물러 있어 종사자들은 생존에까지 위협받고 있는 처지에 놓여있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4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둘째·넷째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관련 논의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후 유통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수상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생존수영 여름철 수상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생존수영

  • 제14대 허태정 대전시장 취임식 준비 분주 제14대 허태정 대전시장 취임식 준비 분주

  • ‘성범죄 징계 없이 끝난 9대 대전시의회를 규탄한다’ ‘성범죄 징계 없이 끝난 9대 대전시의회를 규탄한다’

  • ‘끝까지 찾고, 끝까지 예우한다’…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 ‘끝까지 찾고, 끝까지 예우한다’…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