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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를 위한 한국가톨릭순례단이 11일 동안 포르투갈,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의 성모 발현지를 순례하는 일정에 함께 하면서 취재 다닐 때 순례하는 아침마다 순례자들 모두가 낭송한 ‘순례자의 기도문’이다. 16년 전부터 취재 다니고 지난해 연말 신문에 연재했던 기사를 모아 책으로 냈던 <금경축 맞은 김정부 신부와 한성일 국장의 성지순례기>가 그리스, 터키, 일본, 이스라엘과 아제르바이젠, 조지아, 아르메니아 등 코카서스 3국과 아부다비, 두바이에서 예수님의 흔적을 찾아 순례한 거였다면 이번 성지순례는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곳을 집중적으로 찾아다니며 순례한 점이 특징이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순례자들은 매일 미사를 통해 세계 평화와 국내 평화를 위해 기도드렸다. 성모님이 발현한 곳은 가난하고 소외된 곳, 어린아이들이 있는 곳이었다. 세상이 점점 험악해지고 신앙을 멀리하고 타락해가는 모습을 안타깝고 슬프게 여긴 성모님이 발현해 기도와 회개로 이끌고 있는 성모 발현지들을 순례하면서 많은 참회와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멕시코의 과달루페 바실리카 성모 발현지와 더불어 대표적인 세계 3대 성모 발현지인 포르투갈의 파티마에서 십자가의 길 14처를 걸으며 수난받은 예수님을 생각했다. 이날 밤 파티마 대성당에서 열린 장엄한 미사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신자들의 촛불 행렬이 경건한 성가 속에서 감동의 물결을 이뤘다. 평화와 사랑을 기원하는 이들의 기도가 꼭 이루어지길 소망했다. 세계 3대 성모 발현지 중 또 한 곳인 프랑스의 루르드 대성당 미사는 성모 발현 100주년을 기념해 봉헌한 성당인 동굴 성당 마사비엘 동굴에서 이뤄졌다. 야간 로사리오 행렬 또한 장관이었다. 파티마 성지에서와 마찬가지로 묵주를 뜻하는 로사리오 미사 때도 촛불 행렬 의식이 있는데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루르드 성지는 특히 불치병을 치유한다는 기적의 샘물 침수 시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세계 각국의 환자들은 기적의 생수를 받아가느라 긴 줄을 서 있다. 로마 교황청 전에 교황청으로 쓰였던 아비뇽 교황청 순례에 이어 프랑스 그르노블 인근의 작은 산마을인 라살레트에서 만난 성모상은 인자하고 편안하고 아름다웠다. 스위스의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연상하게 하는 들꽃 풍성한 언덕 마을에 그림같이 예쁜 성당이 지어져 있는 이 곳은 힐링과 휴식과 명상의 장소로 최적인 곳이다. 라살레트에서 리옹을 거쳐 파리로 올 때는 T.G.V를 타고 오는데 네 명이 마주 앉아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하며 대화 나누는 시간이 참으로 소중했다. 벨기에 동부 고원지대에 있는 시골마을 반뇌는 산림으로 가득한 숲속에 성모발현기념 대성당과 소성당이 잘 모셔져 있다. 성요셉성당에서 가까운 숲속에는 색유리로 조명된 십자가의 길이 있다. 숲속 명상과 산책길로 최고의 장소이다. 이 곳 역시 기적수 샘물이 흐르는 곳이다. 치유의 샘이라고 불리는 이 샘은 많은 순례자가 방문했고 치유사례도 많이 보고되고 있는 곳이다. 33번에 걸쳐 성모가 발현했다는 성지인 보랭을 거쳐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와서 다시 희망의 성모님이 발현한 곳인 프랑스 북서부에 있는 퐁맹으로 이동했는데 퐁맹의 성모님은 파란 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특징이다. 기도하기를 원하신 성모님의 메시지가 담긴 곳이다. 파리로 다시 돌아와 프랑스 초기 고딕성당의 대표작인 노트르담 대성당을 순례하면서 복되신 동정녀의 은혜에 감사하다는 뜻의 승리의 성모대성당과 성모마리아가 기적의 메달을 준 곳인 기적의 메달 성당을 순례하고 아시아 포교를 위해 설립된 파리 외방선교회 미사를 끝으로 이번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사랑과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도드렸다.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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