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외국인 인력공급, 지방대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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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외국인 인력공급, 지방대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 승인 2023-07-04 16:25
  • 신문게재 2023-07-05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종원 호서대 학사부총장
이종원 호서대 학사부총장
이제 외국인 노동자가 없는 우리나라 산업계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2023년 공식 통계로만 84만 명이 넘고 불법 체류자까지 포함하면 1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과수원의 과일 수확도 어렵고, 공장 설비도 돌리기 힘들고, 치매 노인을 돌볼 수도 없으며, 식당에서 음식 서비스와 이삿짐 운반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인력 부족은 단순노동자뿐만 아닙니다. 고급 연구인력인 석박사 연구원에 있어서도 외국인 유학생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외국인의 유입이 내국인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임금 및 근로조건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022년 출산율이 0.78명으로 세계 꼴찌이고, 어려운 일을 싫어하는 MZ세대 직업 선호 추세를 고려한다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부족한 인력을 확충하여 산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이제는 우수한 외국인 근로자를 선별해서 확보하고, 우리나라 산업현장에 잘 적응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우수 외국인 인력공급 문제를 입학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대학을 활용하여 해결한다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을 것 같아서 제안해 봅니다.



첫째, 지방 대학은 우수한 외국인 인력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 지원하는 외국인은 젊고 우수합니다. 일례로 호서대학교에 유학 온 몽골 대학원생들은 몽골 육사의 수석과 차석이었습니다. 또 학업 과정을 통해서 외국인의 인성과 자질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을 산업체에 투입하기 전에, 일정 기간 대학에서 학업을 한 학생으로 제한하고 그 자격 여부를 대학으로 하여금 판단하게 한다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지방 대학에서 산업체에 필요한 역량을 배양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산업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언어, 문화 등 다양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대학은 산업체에서 필요한 역량에 따라 적합한 교육과정을 설계한다면, 산업체 요구에 맞는 외국인 노동자를 육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지방 대학은 인력 저장소 즉 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산업체의 인력 수요는 수와 질에 따라서 변동이 심합니다. 유연한 수급 정책이 필요합니다. 산업체 수요에 따라 필요한 곳에는 확대, 남는 곳에서는 축소시켜야 합니다. 대학이 외국인 인력을 산업체의 수요 변동을 완화할 수 있는 완충 역할을 한다면, 우리나라 노동자의 일자리를 무분별하게 빼앗는 문제도 해결될 수 있습니다.

현재 지방 대학은 대학 입학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 대학을 활용한 외국인 노동자를 확보하고 교육할 수 있는 법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외국인 근로자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지방 대학은 교육시설, 교원, 교육 시스템을 활용하여 연간 수만 명의 우수한 외국인 인력을 우리나라 산업체에 공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방의 외국인 인력 공급의 활성화는 지역 산업의 쇠락을 막아 국가 균형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회, 법무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노동부, 지자체, 지방 대학 간 협의체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비자 문제 등을 비롯한 법 제도를 재검토하고, 지방대학이 이를 잘 시행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방 대학도 산업체에 필요한 교육과정의 개발을 해야 합니다.

우수한 인력은 국가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양질의 노동력 덕분이었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해 내국인 인력의 부족이 명백해지는 이때, 입학자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와 협력해서 풀어나가면 일석이조일 것 같아 제안해봅니다. /이종원 호서대 학사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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