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그린스완(Green Swan), ESG의 또 다른 이유

  • 오피니언
  • 중도시평

[중도시평] 그린스완(Green Swan), ESG의 또 다른 이유

  • 승인 2023-11-21 17:37
  • 신문게재 2023-11-22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김용하 건양대 총장
김용하 건양대 총장
그린스완(Green Swan)은 기후변화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경제적 위기를 의미한다. 2020년 국제결제은행(BIS)이 언급한 이후 기후환경변화에 따른 수요공급체계의 붕괴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야기할 위험성에 대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가 단순히 자연생태계를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서 산업 및 금융의 안정성을 저해해 금융위기를 초래하는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음에 주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BC)는 재생에너지 기업 채권 대량 매입을 추진하는 등 녹색 산업경제 체계를 견실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문제는 사회가 지켜야하는 도덕적 규범이 아닌 산업 및 금융과 연결된 경제적 요소로 이동하고 있다. RE100, 탄소배출량 기준 Scope 3 확대 등 기업 탄소배출저감 노력은 직접적으로 기업의 원가 및 시장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청정에너지 확보 능력은 세계 234위로 경쟁사인 TSMC의 52위와 큰 격차를 보인다고 한다. 투자자들이 기업에 에너지 전환을 통한 청정에너지 확보를 독려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본질적으로 경제적 문제로 보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후행동 100+(CA100+)는 기업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기 위해 구성된 투자자 주도의 이니셔티브(initiative)다. 이들은 무탄소 노력이 진행되지 않으면 그린스완 즉, 기후변화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이 초래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저탄소 생산구조 및 무탄소 전력에너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초래할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 국가 수준을 넘어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통한 협력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그린스완을 염두한다면 기업의 ESG경영은 필수불가결적이다. 우리는 종종 ESG경영을 착한경영으로 해석하곤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제 ESG경영은 선관주의에 해당할 정도로 중요한 관리적 책임이 되어가고 있다. 이는 사회적 책임의 문제를 넘어서 기업의 본질적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다는 것이다. 고객, 투자자, 정부 등 기업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기업의 환경 노력과 성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성과에 대하여 평가하고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국내외 다양한 가이드라인 및 진단, 인증제도가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서 기업의 친환경 성과 유도를 위해 K-ESG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이제 더 나아가 K-ESG 가이드라인을 해양선박분야, 건설분야, 항공분야, 전기전자 분야 등 산업의 특성, 규모 등을 고려하여 산업별 가이던스로 구체화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산업별로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에 국내 기업의 참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국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ESG경영의 속도는 조정될 수 있다. 하지만 분명 우리 인류는 그린스완을 당면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기후변화가 경제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 경제, 사회, 기술 등 사회 전방위에 걸쳐 이러한 시대변화에 발맞춰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하는 인재들이 ESG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대학은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ESG 철학을 심고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사회적 책임감을 넘어서 경제적 가치로써 ESG를 이해시키고, 사회경제적 일원으로서 역할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대학이 기업처럼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대학의 ESG 활동은 대학 내부에 있다기보다는 배출하는 인재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전환시키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김용하 건양대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상장기업 다수 부침 거듭...어떤 기업 포진해 있나
  2. '고 김하늘 양 사건' 교육부 조사 끝 "학교장 중징계, 교감 경징계"
  3. 통합과 혁신 나선 지역 국립대… 체질 개선 '안간힘'
  4. [한성일이 만난 사람]이성진 한국건설시험연구소(주)대표이사
  5. [주말 사건사고] 대전 사회복지관서 음식물 탄화로 불…천안 부품 공장 화재
  1. 대전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지 넣어 선거 조작?…오인 신고
  2. 의대 정원 축소에도… 충청권 지역인재 전형 확대
  3. [기고] 정성 들인 한 표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
  4. 음주측정 거부 의원직 상실위기 충남도의원, 내달 항소심 선고
  5. (사)한국다문화연구원, 다문화가정 이주민과 자녀 대상 ‘전통한복 예절교육’

헤드라인 뉴스


21대 대선 하루 앞… 소중한 한 표 충청의 선택은 누구에게?

21대 대선 하루 앞… 소중한 한 표 충청의 선택은 누구에게?

대전·충청은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결정할 21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궐위 선거로, 4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 동시에 열린 초단기 대선 레이스가 지금까지 숨 가쁘게 이어졌다. 60일의 짧은 기간 동안 각 정당과 후보들은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전통적 캐스팅보터 지역이자, 역대 선거마다 승패를 결정지은 금강벨트 표심을 초반부터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 결과, 충청의 숙원인 행정수도 완성을 비롯한 첨단산업벨트 구축과 주요 공공기관 이전,..

대선 후보들 과학수도 대전 약속했다
대선 후보들 과학수도 대전 약속했다

6월 3일, 21대 대통령 선거가 바로 코앞에 다가왔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충청 발전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후보들은 물론 국민 대통합과 국가균형발전, 미래산업 발전을 위한 공약은 물론 충청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도 쏟아냈다. 유권자들은 연설이나 퍼포먼스를 잘하는 후보도 좋지만, 공약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이행할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충청에 도움이 된다. 중도일보는 충청인들의 선택을 돕고자 제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제시한 충청권 4개 시도 주요 공약을 분석했다. <편집자..

식품·외식 물가 껑충에 서민 부담 늘어간다
식품·외식 물가 껑충에 서민 부담 늘어간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물가가 오른 데는 식품기업과 외식업계 등의 가격 인상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급격한 물가 상승에 당분간 서민들의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2024년 정부의 압박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오던 식품업체들은 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의 혼란기에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가격 인상 사례는 지난 1월과 2월에 이어 3월 이후 부쩍 늘었고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둔 최근까지도 끊이지 않았다. 동서식품은 대선 나흘 전인 전날 국내 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21대 대선 D-1…대통령은 누구? 제21대 대선 D-1…대통령은 누구?

  • 제21대 대선 개표 준비 ‘꼼꼼하게’ 제21대 대선 개표 준비 ‘꼼꼼하게’

  • ‘미리 참배왔어요’ ‘미리 참배왔어요’

  • 사전투표함 보관 ‘24시간 철저하게’ 사전투표함 보관 ‘24시간 철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