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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서 컴퓨터3대를 활용해 프로야구 티켓을 매크로 불법 구입한 A씨가 경찰의 체포 순간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채 매크로를 돌리고 있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
매크로(Macro)는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로, 스포츠경기나 공연 등의 예매 때 짧은 시간에 대량의 표를 구매하는데 악용되고 있다.
A씨는 서울·경기 일대 PC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매 인원과 좌석 좌표를 자동 입력하는 방식으로 5254회에 걸쳐 총 1만 881매의 프로야구 티켓을 예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예매 전에 선예매 때 대기번호 없이 좌석 선택창으로 바로 연결되는 이른바 '직링(Direct Link)'을 이용해 예매 속도를 높이는 수법을 썼다. 이후 예매한 티켓을 2장 단위로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판매해 총 5억 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2025년 3월 22일에는 하루에만 128매를 판매해 1527만 원 상당을 챙겼고, 3월 28일에는 한화이글스-기아타이거즈 경기 1루 커플석 정가 4만원 티켓을 40만원에 판매했다.
대전경찰 사이버수사대는 사전에 알고 7월 25일 경기도 한 PC방에서 잠복 중이던 수사팀은 A씨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프로야구 경기 티켓을 예매하는 현장에서 직접 체포했다. A씨는 컴퓨터 3대를 동시에 가동해 매크로 매표행위에 정신없이 빠져들어 경찰이 등 뒤에 다가왔을 때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대전경찰은 추가 수사 과정에서, 인터넷상에서 공연 등 티켓을 자동 예매할 수 있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한 C씨와 제작자 B씨를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1488회에 걸쳐 매크로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판매했고 8600만 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프로구단이 운영 중인 '선예매 제도'가 매크로 암표 예매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지적하고 "인증을 회피해 대기 없이 예매하는 일명 직링과 매크로 제작·유포 및 예매행위는 모두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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