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대전에 가면~성심당도 있고!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대전에 가면~성심당도 있고!

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 승인 2024-02-12 11:28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양성광 원장
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대전에 가면~ 성심당도 있고! 새롭게 단장해 오랜만에 문을 연 성심당 DCC점에 빵을 사러 가면서 나도 모르게 어릴 적 하던 놀이 장단을 흥얼거렸다. 가만있자, 그런데 다음엔 뭐가 있지? 대전에 사는 나도 성심당 말고는 딱히 여기라고 떠오르는 곳이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대전은 살기에 너무 편하고 좋은 곳이다. 어찌어찌 이곳에 정착한 외지인들도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얘기한다. 지인이 방문하기라도 하면 대전살이의 장점을 설파하기에 바쁘다. 특히, 신도시 유성은 연구소와 공공 기관들이 모여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선진국 못지않은 주거 환경이 일품이다.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과 다양한 지역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발전한 대전은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텃세도 약하다. 도시 전체가 대전천, 유등천, 갑천 등 여러 개의 하천으로 연결돼 있어 도보와 자전거길뿐만 아니라 하상 도로도 잘 발달했다. 태풍과 지진, 하천 범람과 같은 재난도 잘 발생하지 않는다.



대전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사통팔달로 뚫린 교통망이다. 강원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여수와 통영, 부산 등 남쪽 바닷가 도시나 서해 어디든 차로 2~3시간이면 족하다. 그런데, 교통망의 발달은 굳이 대전을 들르지 않고도 바로 목적지로 갈 수 있게 해줘 오히려 그냥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되었다. 이제 대전에 찾아오는 외지인은 비즈니스든, 관광이든 대전 자체가 목적지이다. 비즈니스야 그렇다 치고. 그럼, 사람들은 왜 대전을 관광할까?

한국관광 데이터랩에서 대전지역 내비게이션 검색 등 관광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지인들이 대전을 여행하는 목적 1순위는 음식으로 나타났다. 외지인의 대전지역 맛집 검색 순위에서는 성심당 본점(9만2000여 건)과 성심당 DCC점(4만 9000여 건)이 압도적으로 1, 2위를, 대청호 카페 팡시온(2만8000여 건)이 3위를 차지했다. "대전에 가면, 성심당만 있고!"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전 방문 관광객(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성심당(588명), 으능정이 문화의거리(372명)와 한밭수목원(366명), 엑스포과학공원(287명), 유성온천(267명) 순으로 나타났다. 대전의 관광명소 'BEST 10'에는 한밭수목원, 유성온천족욕체험장, 오-월드, 대전시립미술관, 계족산 황톳길, 유림공원, 우암사적공원, 국립중앙과학관, 화폐박물관, 장태산휴양림 순으로 랭크되었다. 이들 중 많은 곳이 대전역 앞 중앙로 부근과 유성 일대에 있다.

그런데, 중앙로 부근은 주차난 때문에 차를 가져가기 매우 어렵다. 중앙로 일대는 느긋하게 걸으면서 즐기는 곳이다. 이곳을 활성화하려면 '대전역-중앙시장-으능정이 거리-성심당 본점'으로 이어지는 동선에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를 집중 추가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스토리텔링 작업과 문화예술 공연, 맛집 창업에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공간 제공과 자금지원 등 마중물을 붓는 것이다. 1918년 중교 옆 창고를 개조해 남사당패 공연을 하던 '연극장'과 같은 문화공간 재현과 블록버스터 영화의 촬영지를 제공하여 관광 명소화하는 것도 추진해 볼 만하다. 한식이 좋아 대전을 떠나지 못한다는 KAIST의 미국인 교수 Austin 같은 먹방 유튜버도 많아져야 한다. 그는 대전이 '노잼도시'라는 말에 화가 난다고 할 정도로 찐 대전 사랑꾼이다.

관광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알 수 있겠지만, 기차로 중앙로를 방문하는 여행객들과 차를 타고 유성을 방문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 두 지역을 함께 방문하지 않는다. 이 두 지역을 함께 방문토록 하려면 두 곳을 직접 잇는 대중교통과 중앙로 인근 주차장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나아가 대전을 찾는 여행객들이 하루나 이틀을 쉬면서 천천히 둘러보게 하려면 중앙과학관과 대덕연구단지의 과학체험 프로그램 및 계족산과 장태산, 계룡산의 자연휴양 코스, 그리고 공주, 부여 등의 역사탐방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전에 가면~ 성심당도 있고! 이어서 10가지도 넘게 '있고'가 줄줄 나오는 그런 대전시가 되어야 한다.

/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드디어~맥도날드 세종 1호점, 2027년 장군면 둥지
  2. 대전 집값 51주 만에 상승 전환… 올해 첫 '반등'
  3. 경찰청 총경급 전보인사 단행… 충남청 전출 17명·전입 18명
  4. 대전 탄동농협, 노은3동에 사랑의 쌀 기탁
  5. 세종시교육청 중등교사 1차 임용시험 68명 합격
  1. [인사] 세종경찰청
  2. 천안동남서, 100억원대 불법 도박자금 세탁 조직 일망타진
  3. 박재명 신임 농협중앙회 대전본부장 부임
  4.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5. [날씨]대전 -10도, 천안 -9도 강추위 내일부터 평년기온 회복

헤드라인 뉴스


대전 집값 51주 만에 상승 전환… 올해 첫 `반등`

대전 집값 51주 만에 상승 전환… 올해 첫 '반등'

대전 집값이 51주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충청권을 포함한 지방은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오르면서 전주(0.07%)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 지방까지 모두 오름폭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충청권을 보면, 대전은 0.01% 상승하면서 지난주(-0.02%)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대전은 올해 단 한 차례의 보합도 없이 하락세를 기록하다 첫 반등을 기록했다...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대선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 두 사안은 올 한해 한국 정치판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는 연초부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 들어갔고,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이어졌다. 결국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궐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헌법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인 올해 6월 3일 조기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임기 만료에 따른 통상적 대선이 아닌,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선거였다. 선거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꺾고 정권..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배를 띄운 것은 국민의힘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다. 두 시·도지사는 지난해 11월 '행정통합'을 선언했다. 이어 9월 30일 성일종 의원 등 국힘 의원 45명이 공동으로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여당도 가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충청권 타운홀미팅에서 "(수도권)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남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전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충청특위)를 구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기름값은 하락세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