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현정 세종시의원, '정원·빛 축제' 예산 삭감 이유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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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현정 세종시의원, '정원·빛 축제' 예산 삭감 이유 강변

9월 11일 오후 기자회견, 최 시장의 오전 회견 내용 반박
일주일 심의 통해 시급한 예산 대부분 포함...세종시 재정 상황도 고려
2개 핵심 사업, 실효성·시급성·타당성 부재 판단...집행부 요구 시, 재심 가능성 시사

  • 승인 2024-09-11 17:32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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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의원이 9월 11일 오후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사진=시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현정(고운동) 세종시의원이 9월 11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격으로 '국제정원도시박람회·빛축제' 예산 삭감의 이유를 강변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보람동 시의회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민호 세종시장의 오전 회견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무엇보다 일주일이 넘도록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고, 이 과정에서 시민의 삶과 안전을 위한 다양한 예산 반영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통 인프라 확충과 자역 경제 활성화, 소아 전문 응급의료 지원, 어린이집 급식, 노인복지, 청년성장과 고용 창출, 청년 주거지원, 취약계층 지원, 아동·노인·장애인·여성 복지 등 시급한 예산들은 대부분 포함됐다는 사실도 환기했다.

추경 예산이 본 예산과는 달리 긴급하고 중대한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편성되는 용도이고,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나 빛 축제는 실효성과 시급성, 예산 집행의 타당성 등의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이번 편성 과제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400억 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 집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근거 요구를 낙관론 만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순천 국제정원박람회(2023년)와 울산 태화강 국제정원박람회(2028년)가 10년 이상 체계적 준비 과정을 거친 점도 어필했다. 시가 150억 원 사업비를 입장료 수입으로 충당하겠다는 단순 계산법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타당성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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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9월 5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제76차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에서 울산시의 '2028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를 최종 승인받았다. 사진=울산시 제공.
2023년 가든쇼와 낙화 축제, 빛 축제까지 연이은 실패 사례 반복에 대한 우려가 재현될 수 있다는 판단도 했다. 2026년 사업의 결과가 미진할 경우,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란 점도 삭감의 이유로 들었다.

이현정 의원은 "이러한 우려와 함께 보다 구체적인 계획과 근거를 요구하고, 사업의 타당성을 더욱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은 시민의 혈세를 지켜나가야 하는 세종시의회의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절차와 시기적 합리성의 문제도 제기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승인, 국무회의 통과만 두고, 77억 원의 국비가 마치 확정된 사실처럼 과장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꼬집었다. 총사업비의 20%에 불과한 국비 지원 규모도 문제 삼았고, 하반기 국회 통과 여부도 낙관할 수 없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국회의 정부 예산안 통과 시점 이후 예산 편성이 합리적이란 판단이다.

이어 정원박람회와 빛 축제 자체를 치적성 행사로 규정했다. 심각한 재정난에 따라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부터 해결이 우선이란 뜻이다. 올해 시민 삶과 직결된 응급의료기관 지원 예산 대부분 삭감, 예방접종 예산 74% 축소,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 지원 예산 30% 삭감, 반곡동 세종시립어린이도서관 건립 사업 중단(국비 15억 원 반납),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진료의 비정상 운영 등의 상황을 예시로 들었다.

이 의원은 "최 시장은 충남대병원 응급진료 문제 해결에 겨우 2억 원 가량의 지원만 할 뿐, 어떠한 진지한 노력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연말 축제 행사와 국제정원박람회의 조직위 구성 예산 등의 통과에는 무엇보다 열을 올리며 시의회를 압박하고 기자회견을 포함한 정치적 선동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시장의 치적을 위해 시민의 눈을 가리고, 시민의 안전과 막대한 혈세를 위협하는 무리한 시정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내비쳤다.

앞서 최민호 시장이 언급한 추석 전·후 3차 추경예산안 심의 요청을 위한 의회 개회 요구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이현정 의원은 "사실 의원들도 3차 추경이나 국회의 (정원박람회 관련 국비 지원) 정부 예산안 통과 이후 예산을 세우거나 계획을 변경하자는 제안도 드렸던 게 사실"이라며 "집행부는 이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다시 올라온다면 다시 심사할 수밖에 없다. 집행부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올리실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국제 행사 무산 가능성과 대외 신인도 하락 우려에 대해선 "지금 상황에서 국제 행사가 더 중요한지, 당장 시급하고 중대한 시민 생활에 쓸 예산이 우선인지 경중을 따진 결과"라며 "하계 U대회 등 국제행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다만 지속가능한 행사를 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집행부는 이에 대한 설명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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