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무산 일로...루비콘 강 건넌다

  • 정치/행정
  • 세종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무산 일로...루비콘 강 건넌다

11월 14일 농해수위서 국비 77억 원 전액 삭감안 통과
'민생 예산 우선과 박람회 준비 부족' 등 세종시의회 삭감 의견 존중
최 시장의 '민주당 비판 문건' 배달 사고...더욱 닫혀버린 문
11~12월 국회 예결특위와 시의회 의결 실낱 희망

  • 승인 2024-11-15 11:21
  • 수정 2024-11-17 08:44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이병진
11월 14일 저녁 열린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이병진 의원이 최민호 시장의 '문건'을 들어 보이며 문제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국회 TV 갈무리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2026년 가을 개최가 시의회와 국회 문턱 모두를 넘지 못하면서, 사실상 무산 일로에 들어섰다.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앞선 9월 지방의회를 통해 관련 지방비(추경예산) 14.5억여 원을 전액 삭감한 데 이어, 11월 14일 열린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에서 국비(산림청) 77억 원 예산안도 부결 처리하면서다.



시의회 의원들은 국비 77.8억 원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전액 삭감의 입장을 고수했고, 바통을 받은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시의회 의원들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시급한 민생 예산 우선과 박람회 준비 부족 등을 표면적 이유로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11월 12일 민주당을 비판하는 문구가 담긴 세종시의 '(국비 통과) 호소문'이 농해수위 의원들에게 전달되면서, 예산 반영은 더더욱 어려운 국면을 조성하게 됐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 필요성과 당리당략(2026년 지방선거 의식)에 대한 문제 인식을 담은 문건을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에게만 전달하려다 배달 사고가 났다. 이에 대해 최민호 시장은 11월 13일 민주당 농해수위 위원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유감 표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1월 14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되면서, 일말의 국비 확보 여지마저 줄게 됐다. 민주당 이병진(경기도 평택) 의원 등은 문건을 들어 보이며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해석하며 비판했고, 정희용 간사와 박덕흠 의원 등 같은 당 위원들도 유감 표명과 함께 최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일말의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11월 말까지 이어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와 12월까지 진행될 세종시의회를 통한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출연 동의안' 및 '2025년 65억 원 지방비 반영' 논의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국회 예결위에는 국비 77억 원 전액 삭감안과 재반영 동의안이 동시에 제출된 상태다.

박람회 개최의 키가 더불어민주당으로 완전히 넘어간 만큼, 앞으로 세종시의 대응이 주목된다.

최민호 시장과 이승원 경제부시장, 김하균 행정부시장을 비롯한 주요 집행부 인사들이 남은 기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나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KakaoTalk_20241115_110909241
이승원 부시장이 11월 15일 오전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이승원 부시장은 "국회 예결위 심의 등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해 나설 것"이라며 "시의회에선 11월 22일(출연동의안)과 12월 3일(2025 본예산) 산건위 심의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서울 국제정원박람회 등 자체 예산으로 '정원 또는 꽃 축제'를 하고 있는 국내 사례를 토대로, 박람회 대신 정원 축제란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내 지자체의 '꽃 또는 정원' 관련 축제(2023년 결산 기준)는 ▲강원도의 5월 장미 축제(4억 원, 33만 명) ▲경기도의 10월 중순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2억 원, 42만여 명), 10월 구리 코스모스 축제(3억 원, 30만 명) ▲경남의 10월 마산 국화 축제(10억 원, 69만여 명) ▲청주의 3월 벚꽃 푸드트럭 축제(1억여 원, 45만 명) ▲전북 익산의 천만송이 국화축제(14억여 원, 72만 명) ▲전남의 3월 광양 매화축제(11억여 원, 122만여 명), 10월 황룡강 가을 꽃 축제(5억 원, 75만여 명), 5월 담양 대나무 축제(7.5억 원, 63만 명) ▲서울의 3월 여의도 봄꽃축제(약 6억 원, 210만 명) ▲인천의 4월 대공원 벚꽃 축졔(2억 원, 53만여 명)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산림청의 2025년 전체 예산 2.6조여 원 중 농해수위 삭감 항목은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4.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5.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1.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2.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3. 충남개발공사 '고객만족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 획득
  4. [부고]김창세 세무사 빙모상
  5. 대청호 조류경보 발생 139일만에 전부 해제

헤드라인 뉴스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李 "내년 지선 때 대전 충남 통합 단체장 뽑아야"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통합된 자치단체의 새로운 장을 뽑을 수 있게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행정 조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 충남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수도권 과밀화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시·도간) 통합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가 사실상 전폭 지원사격을 약속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