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날인·추가조사까지 거부 尹, ‘법꾸라지’ 수단은 총동원

  • 정치/행정
  • 국정/외교

진술·날인·추가조사까지 거부 尹, ‘법꾸라지’ 수단은 총동원

법원에 체포적부심사 청구,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 연기 요청 등 방어권
공언했던 ‘법적·정치적 책임’은 대부분 회피… 경호처와 극우 뒤에 숨어 “종북좌파 때문”
국힘 의원과 시·도지사들도 “당당히 수사받아야”

  • 승인 2025-01-16 14:55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20250116015220_PYH2025011521770001300_P2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칩거하며 수사와 탄핵심판 절차를 거부해온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후에도 ‘법꾸라지’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와 수사기관이 법에 따라 진행하는 절차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따르지 않으면서 소환 불응에서부터 출석요구서 수취거부, 가처분과 이의신청, 체포적부심 등 방어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과 시·도지사도 ‘법적·정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윤 대통령을 향해 “당당히 수사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정도다.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이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공수처 조사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GYH2025011500220004400_P4
당초에는 윤 대통령의 건강 상 이유로 이날 오전에 예정했던 조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해 공수처는 오후 2시부터 조사를 재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몇 시간 만에 공수처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앞서 공수처는 15일 오전 10시 33분 윤 대통령을 체포해 공수처로 이송한 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변호사 입회하에 조사했다. 1차 조사는 식사와 휴식을 포함해 모두 10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하지만 조사 내내 윤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조사실 영상녹화도 거부하며 어떤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조사 후에는 조서 열람도 거부하고 피의자 날인도 하지 않았다. 날인이 없는 조서는 재판 증거로 활용될 수 없다는 점을 노렸다고 할 수 있다.

1차 조사 후 서울구치소로 이동했고 이날 오전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거부한 채 체포영장 집행에 문제를 제기하며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다.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조사는 중단됐고, 중단된 시간만큼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났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윤 대통령 체포를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 2차 기일 연기도 신청했었다. 하지만 헌재는 16일 재판관 전원이 참석해 논의한 결과, 기일을 변경할만한 사유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은 1월 14일 1차 변론기일 전에도 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한 기피신청을 냈다가 기각됐고, 변론기일 일괄 지정 이의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탄핵심판 절차를 늦춰보려는 윤 대통령 측의 전략은 헌재의 신속한 탄핵심판 의지를 꺾지 못한 셈이다.

GYH2025011500240004400_P4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윤 대통령 측은 수사와 탄핵심판 절차를 줄기차게 거부해왔다. 소환 불응을 시작으로 출석요구서와 계엄 관련 국무회의 회의록 등 헌법재판소의 요구 서류 수취 거부, 탄핵심판 접수 통신 관련 문서 등을 받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한 체포영장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가처분 신청과 서울서부지법에 체포·수색 영장 집행 이의신청도 냈다가 기각됐다. 2차 체포영장 발부에도 불복해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체포영장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수사와 재판을 늦출 수 있는 수단을 적극적으로 동원하면서 경호처와 극우세력 뒤에서 “억울하다. 정당하다. 종북좌파 때문”이라고 하소연하며 항변하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과 시·도지사조차 외면하고 있다.

6선의 조경태 의원은 "정말 양심 있는 대통령이라면 '내가 가서 당당히 수사를 받겠다'고 하고 비상계엄을 한 이유를 직접 밝히는 것이 정답"이라고 했고, 김재섭·한지아 의원도 ‘당당히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대통령 본인이 말씀하신 것처럼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면 거기에 최대한 협조하시는 게 맞다"고 했고, 김태흠 충남지사도 "(윤 대통령이) 법조인 출신으로 유리한 부분으로 이끌어가는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2.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3. 고양시, 2026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
  4.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통혼잡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5.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1.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2.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3.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4.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5.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헤드라인 뉴스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논란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논란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국 거점국립대 9곳 모두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예상과 달리 평가에 따라 일부 대학에 예산을 몰아주거나 차등 지원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여기에 일반 국립대와 사립대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건의까지 속출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전날인 18일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한 국회 예결위 예산소위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한 '국립대학 육성' 사업비 심사를 보류한 것으로..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