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로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확인… 한목소리로 ‘개헌해야’

  • 정치/행정
  • 국회/정당

계엄 사태로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확인… 한목소리로 ‘개헌해야’

김종인 “입법부와 행정부가 함께 책임지는 시스템 도입… 승자독식 선거제 바꿔야”
김진표 “책임총리제, 중대선거구제, 원내정당제도 도입”
국힘 성일종 의원 주최 ‘국가 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

  • 승인 2025-02-06 15:53
  • 수정 2025-02-06 16:13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20250206005193_PYH2025020602710001304_P2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주최로 열린 '국가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에서 성일종 국방위원장,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김진표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제왕적 대통령제와 총선에서 승자만 살아남는 소선거구제를 폐지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 합의로 선출하는 책임총리제는 물론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결선투표제 도입, 사당(私黨)화를 차단하기 위한 공직 후보 완전국민경선제 등 권력구조 개편 방안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 주최·주관으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 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자와 토론자 모두 ‘대통령제의 수명은 다했다’고 진단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여소야대라 아무것도 못 해서 최후의 수단으로 계엄을 선포했다는 대통령의 주장은 정치력 부재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계엄을 선포할 것이 아니라 개헌을 들고 나왔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 구속은 대통령제의 한계와 개헌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며 “입법부와 행정부가 함께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고, 승자독식인 현재의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현장사진1
사진제공=성일종 의원실
김진표 전 국회의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브레이크 없는 제왕적 대통령제는 역사적 수명을 다했다”며 “87년 6월 항쟁의 결과물인 우리 헌법은 시대적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낡은 구시대의 유물로 남아있다. 대학생이 중학교 교복을 입고 있는 형국”이라고 개헌을 강조했다.

또 “여야가 이미 합의한 바 있는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전문 수록을 비롯해 대통령 4년 중임제 도입 등은 비교적 쉽게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여야가 국회에서 선출하는 책임총리제를 도입한다면 대통령 권력을 효율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고 했다.

선거제도와 정당법 개정도 언급했는데, 그는 “22대 총선에서 국힘과 민주당은 지역구 득표율 차이가 5.4%p에 불과했지만, 의석은 71석 차이로 벌어졌다. 사표율이 51.52%에 달해 국민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어느 정당도 의회를 독식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협치가 가능해지고, 현행 공천제는 폐해가 많은 만큼 공직 후보자 선출 시 여론조사 반영을 금지하고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일종
성일종 의원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성일종 의원
조응천 전 국회의원은 “개헌이 주로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돼있는데, 제왕적 대통령제, 5년 단임제의 폐해만 해결하면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는가”라며 “양원제와 중대선거구제,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결선투표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현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도입하되, 국회의원의 절반을 집권 초반기 총선에서, 나머지 절반을 중간선거에서 선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대통령 후보를 면밀히 검증하고 정치의 다원성을 위해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과 여야 협치 확대를 위해 국회의 국무총리 선출권 보장도 언급했다.

전종익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의 권한을 국민 직선 대통령과 국회 선출 국무총리에게 분할하는 분권형 대통령, 즉 이원정부제가 제왕적 대통령의 해결책으로 논의돼왔다”며 “의원내각제 요소를 대통령제에 도입한 것으로, 양자의 극한 대립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성일종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헌정 이래 모든 대통령이 본인 혹은 가족이 사법 처리를 받거나 받을 위기에 놓인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면서 대통령 중심제의 폐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군 통수권과 사면권, 인사권 등 모든 권한을 독점하면서 어떤 대통령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개헌의 첫발을 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윤희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학 교직원 사칭한 납품 주문 사기 발생… 국립한밭대, 유성서에 고발
  2. [문화 톡] 대전 진잠향교의 기로연(耆老宴) 행사를 찾아서
  3. 대전특수교육수련체험관 마을주민 환영 속 5일 개관… 성북동 방성분교 활용
  4. 단풍철 맞아 장태산휴양림 한 달간 교통대책 추진
  5. 대전 중구, 교육 현장과 소통 강화로 지역 교육 발전 모색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함께 땀 흘린 하루, 농촌에 희망을 심다"
  3.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4.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5. 대전도시공사,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 수상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야생동물 주의해 주세요’

  •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모습 드러낸 대전 ‘힐링쉼터 시민애뜰’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