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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일 세미나가 열린 서울 국회 도서관 대강당 모습. 사진=이희택 기자. |
지난 선거에서 시의원 20석 중 13석을 점유하고도 시장직을 국힘에게 헌납한 민주당 입장에선 탈환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최민호 시 정부와 계속 충돌하고 있다.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 도입과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 필요성, 빛 축제 실효성, 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 세종연구원 간 통합,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추진 주체, 금강 세종보 폐쇄·유지, 현안 사업의 우선 순위 등을 놓고 사사건건 소모전에 가까운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최 시장이 각종 행사에서 색소폰 연주를 하고 있는 데 대한 흠집내기 등도 반복되고 있다.
양당 모두 그 중심에 시민이 있는지, 아니면 대선과 지선 국면에서 '오직 승리'만을 가치에 두고 있는지 혼동될 정도로 미래지향적인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책임의 화살은 모두 상대를 향하고 있다. 소통과 협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도 같은 방향에 있다. 최근 단적인 사례는 5월 13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행정수도 세종 완성' 대선 공약 공동 기획 세미나에서 나타났다.
6.3 대선 이슈로 급부상한 '세종시=행정수도' 완성 로드맵 관련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마련됐으나, 이 자리에서 '함께'란 수식어는 찾을 수 없었다.
한국지방자치학회와 세종사랑시민연합회 등이 주최·주관하고 세종시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으나, 더불어민주당의 가치 판단은 크게 달랐다. 세종시 을구를 지역구로 둔 강준현 국회의원도, 지역구 13명 시의원 중 단 1명도 보이지 않았다. 갑구의 김종민(무소속)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불참을 떠나 행사 자체에 대해 평가절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앞선 5월 12일 열린 민주당 '세종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 출정식 과정에서도 관련 발언이 나왔다. 강준현 선대위원장은 "국회 올라와서 함께 사진 찍고 그 다음 날 보도자료 내는 건 보여주기에 불과하다. 이런 쇼하지 하지 맙시다. 민주당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란 취지로 최 시장의 행보에 대해 간접 비판했다.
최민호 시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서울 국회에서 세미나 개최가 대선 국면에서 유의미성을 가진다고 본다. 세미나는 세종사랑시민연합회로부터 약 두 달 전부터 계획됐다"라며 "중앙언론의 관심을 유도할 필요성도 고려됐다. 각 당 선대위원장이 직접 참석 또는 영상으로 행정수도 공약을 직접 발표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며 전시성 행사란 인식을 일축했다.
최 시장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초청장도 다 보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면서 소통과 정치력 부재를 탓한다"라며 "지역구 국회의원실에선 국회 도서관 대관 자체를 외면했다. 이번 행사가 정당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국힘 시당은 "행정수도는 특정 정파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대적 과제다. 지역 주민의 염원이자 국가의 지속가능한 구조 개편에 관한 대의"라며 "세종시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정치적 셈법 때문인가. 세종시 미래를 위한 길에 함께해 달라"고 밝혔다.
최민호 시 정부와 민주당 주도의 시의회가 5월 20일 개회하는 제98회 정례회를 통해 세종 빛 축제 등의 현안들을 놓고, 다시 한번 충돌 양상을 보일지 주목된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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