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다문화] 몽골의 ‘버르츠’, 한국의 ‘장아찌’처럼… 전통 보존과 현대화를 동시에 이룬 건조식품의 대표주자

  • 다문화신문
  • 논산

[논산다문화] 몽골의 ‘버르츠’, 한국의 ‘장아찌’처럼… 전통 보존과 현대화를 동시에 이룬 건조식품의 대표주자

자연 동결건조로 탄생한 고기 간식, 다양한 요리에 활용

  • 승인 2025-06-15 13:40
  • 신문게재 2024-11-24 2면
  • 충남다문화뉴스 기자충남다문화뉴스 기자
1. 사진_몽골의 버르츠
몽골의 전통 건조육 식품인 버르츠(Borts)는 한겨울 몽골의 차갑고 건조한 기후를 활용한 자연 건조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수백 년 전 몽골 제국군의 기동성과 생존을 가능하게 한 핵심 식량이었다. 이 전통음식은 오늘날까지도 몽골인들의 밥상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버르츠는 주로 양고기나 소고기를 가늘게 썰어 자연 동결건조한 것으로, 갈색을 띠며 나무 냄새가 날 정도로 완전히 말려지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뜨거운 물에 불려 국으로 끓여 먹거나, 만두나 볶음밥에 넣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된다. 가루로 빻아 차처럼 마시기도 하며, 그 긴 보존성과 간편한 조리 방식은 유목민 생활의 지혜가 담긴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버르츠는 한국의 장기 보관식품인 장아찌나 말린 나물과도 닮아 있다. 한국에서는 무나 오이, 고추 등을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 장아찌로 만들어 저장하며, 겨울철 반찬이나 비빔밥 재료로 널리 활용된다. 마찬가지로 산과 들에서 자란 나물들을 데쳐 말린 뒤, 겨우내 불려서 먹는 말린 나물 또한 조상들의 지혜가 깃든 저장식품이다.

특히, 버르츠는 최근 현대 식문화의 흐름에 따라 공장식 대량생산 체계로도 발전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김치나 된장이 세계화를 거치며 공장에서 표준화되어 수출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전통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유통과 소비 시스템에 발맞춘다는 점에서 양국의 전통음식은 유사한 발전 경로를 보이고 있다.



몽골에서 가장 대중적인 양고기 버르츠는 강한 향과 깊은 맛으로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는 마치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배추김치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두 음식 모두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각국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대표 음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세계성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이러한 음식들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버르츠와 같은 전통음식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재해석되며, 세계 속에서 그 독자적인 가치를 더욱 인정받기를 기대한다.
줄라 명예기자(몽골)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서구 괴정동서 20대 남성 전 연인 살해 후 도주
  2. [사설] 광역교통사업도 수도권 쏠림인가
  3. 과기계 숙원 'PBS' 드디어 폐지 수순… 연구자들 "족쇄 풀어줘 좋아"
  4. 이재명 정부 첫 '시·도지사 간담회'...이전 정부와 다를까
  5. 의대생 복귀 방침에, 지역 의대도 2학기 학사운영 일정 준비
  1. 등목으로 날리는 무더위
  2. '전교생 16명' 세종 연동중, 5-2생활권으로 옮긴다
  3. 농식품부 '인공지능 융합 미래 식·의약 첨단바이오 포럼' 개최
  4. [대입+] 정원 감소한 의대 수시, 대응 전략은?
  5. [춘하추동]폭염과 열대야,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헤드라인 뉴스


이대통령 "지역균형발전, 성장위한 불가피한 생존전략"

이대통령 "지역균형발전, 성장위한 불가피한 생존전략"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지역균형발전은 대한민국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 TF 3차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강조한 5극(5개 초광역권) 3특(3개 특별자치도) 등 국가균형발전 국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공정한 성장을 통해 대한민국 모든 문제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양극화를 완화해 나가겠다"며 갈수록 심각해 지는 수도권 1극체제 극복을 위한 노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성장 전략..

"법 사각지대가 만든 비극"…대전 교제폭력 살인에 `방지 법 부재` 수면 위
"법 사각지대가 만든 비극"…대전 교제폭력 살인에 '방지 법 부재' 수면 위

대전 괴정동 전 연인 살해 사건으로 교제폭력 특별법 부재, 반의사불벌죄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건 한 달 전 피해자가 가해 남성의 폭행에도 처벌을 원치 않았고 경찰의 안전조치 권유도 거절했으나, 그 기저에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가해자를 처벌하고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시급하지만 관련 법 제정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30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대전 서구 괴정동의 주택가에서 A(20대)씨가 전 연인 B(30대·여성)씨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세종시 `상가 공실 해소` 칼 뺐다… 업종 확대 등 규제 완화
세종시 '상가 공실 해소' 칼 뺐다… 업종 확대 등 규제 완화

상가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종시가 상가 허용 업종을 대폭 확대하고, 관광숙박시설 입점 조건을 완화한다.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상가 활성화를 저해하는 '족쇄'를 일부 풀겠다는 전략인데, 전국 최고 수준인 상가공실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도일보 7월 5일 온라인 보도> 세종시는 행복도시 해제지역의 상가공실 해소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관련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을 고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상가의 허용업종 확대, 일반상업지역 내 관광숙박시설 입지 허용(총 8필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

  • ‘대전 0시 축제 구경오세요’…대형 꿈돌이 ‘눈길’ ‘대전 0시 축제 구경오세요’…대형 꿈돌이 ‘눈길’

  • 물감을 푼 듯 녹색으로 변한 방동저수지 물감을 푼 듯 녹색으로 변한 방동저수지

  • 등목으로 날리는 무더위 등목으로 날리는 무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