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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가회면 오도리 일원<제공=합천군> |
도로 선형 개량과 공영주차장 조성, 그리고 장기적인 교통망 구축까지 전방위적이다.
우선 대병면 하조항마을에서 원송마을까지 1.9km 구간은 굴곡이 심하고 도로 폭이 좁아 사고 위험이 높았다.
합천군은 군비 5억 원을 들여 실시설계와 문화재 조사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나섰다.
도로 폭 확장은 교통사고 예방뿐 아니라 주민 이동권 보장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
특히 인도가 없어 위험했던 성리마을 구간에는 안전 확보가 절실했다.
한편 군은 주차 공간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신소양마을, 합천읍 창동마을, 초계면 전통시장 등지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고 있다.
총 3개소에 걸쳐 180면 이상 주차면이 추가되며, 주택 밀집지와 전통시장 주차난을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경남 최초로 2시간 무료 운영제도도 도입됐다.
주차회전율을 높이면서 군민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도로, 현재까지 반응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공간 확충에 머물러 있다.'몇 면 늘었다'는 숫자보다 중요한 건 실제 이용자들 이동 경험이다.
창동마을의 어린이 보호구역 문제는 단순한 주차장 조성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불법 주정차를 유발하는 원인을 구조적으로 제거하지 않는 한, 주차장은 도리어 혼잡의 전이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도로 확장 구간과 인접 생활권 사이의 보행 연계성은 여전히 부족하다.
차량 중심의 인프라 확장은 반복되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동 질서'는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합천군은 회양삼거리~만남의 광장 구간을 2+1차로로 확장하는 대형 사업도 추진 중이다.
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관광객 유입과 물류 증가를 예견한 조치지만, 막대한 예산 대비 효과 검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교통 인프라의 핵심은 아스팔트가 아니라 동선이다.
확장된 공간 위에서 실제로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고, 무엇을 겪는지를 기준으로 다시 설계할 때 비로소 '편의'는 완성된다.
확장도, 조성도 모두 이뤄졌다.
그러나 공간과 삶의 간극은 여전히 메워야 할 몫이다.
합천=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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