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희라 작가의 작품 '독백' 모습(아미미술관 제공) |
아미미술관(관장 박기호)은 충남 당진의 폐교를 재생한 문화예술공간으로 다양한 기획전과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사립미술관이다.
봄의 겹벚꽃, 여름의 수국, 가을의 단풍 등 자연을 가꾸고 적극 활용해 계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명소이자 대표적인 생태미술관으로 자리잡았다.
아미미술관은 능선이 여인의 아름다운 눈썹을 닮은 아미산(蛾眉山)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시에 프랑스어로 친구(ami)라는 의미를 담아 '가깝고 친근한 미술관'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오섬의 소금창고를 복원하고 지역 작가를 비롯한 우수한 예술가들을 발굴·조명함으로써 지역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미술관 담벼락 담쟁이와 단풍나무가 붉게 물드는 가을에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관람할 수 있는 전시로서 주로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아미의 작가展이 열린다.
올해는 '티끌같은 것들의 발칙함이여'라는 주제로 옷과 천으로 작업하는 김희라 작가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크게 '마녀의 방', '독백의 방', 'WHO. A. U' 그리고 한옥 '틈'의 네 개의 장면으로 구성했다.
'마녀의 방'에는 그동안 남성 사회가 만든 거대한 세계를 티끌처럼 작은 것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대화에 관한 성찰을 담은 '독백'은 수많은 혀를 형상화 해 청각이 촉각으로 전이된 공감각적 감각을 드러낸다.
'WHO. A. U'에서는 '옷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며 제 기능을 상실한 채 잘리고 해체되며 감상의 대상이 된 옷들이 전시돼 있다.
이 외에도 한옥에는 자식·엄마·아내·며느리·선생·작가 등 수많은 역할을 하면서 틈틈이 만든 '틈' 연작이 설치돼 있다.
공간의 틈에서 자라나는 작품을 통해 기존의 틀에 균열을 만들면서 이 안에서 벌어지는 작은 몸짓이 때로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환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김희라의 작업들은 거창한 목적을 품거나 거대 담론에 편승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류 서사에 도전하는 작은 이야기들을 실로 끊임없이 자아내고 있다.
그가 작가 노트에서 밝혔듯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법한 여러 상황, 사물에 대한 작은 생각들이 곧 작업의 소재이면서 결과"일 뿐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스스로 타성에 젖는 것을 경계하면서 기존 질서를 비틀고 자신만의 감각으로 공간을 대담하게 재배치한다.
그 결과 김희라의 작품 세계에서 지루함이나 경직됨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발칙한 통쾌함의 한가운데 작업은 오늘도 진화 중이며 이번 전시는 2026년 3월 23일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당진=박승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박승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