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보수는 죽었다, 이제 누가 살릴 것인가

  • 전국
  • 부산/영남

[기자수첩]보수는 죽었다, 이제 누가 살릴 것인가

  • 승인 2025-06-04 08:10
  • 김정식 기자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
김정식 기자(사진=김정식 기자>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그러나 지금의 보수정당은 스스로 숨을 끊은 채,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조직이 죽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말단은 침묵하고, 중간은 숨고, 윗선은 귀를 닫을 때.



흐름이 끊긴 조직은 이미 기능을 멈춘 죽은 조직이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살아 있는가?

아니,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한, 그곳은 더 이상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

이 말은 곧 국민을 생각 없는 집단으로 간주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런 인식이 만연한 조직은 절대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다.

정치를 생략하고, 관계를 계산하며, 설득 대신 통보한다.

그것은 죽은 조직의 언어다.

살아있는 조직은 흐른다.

말이 오가고, 후진이 성장하고, 실수가 용인되고, 조직 안에서 '사람'이 숨을 쉰다.

죽은 조직은 정체된다.

인재는 차단되고, 질문은 억제되며, 새 얼굴은 위험 요소로 간주된다.

후진을 키우는 조직은 미래를 준비한다.

후진을 죽이는 조직은 종말을 앞당긴다.

보수는 원래 균형의 철학이다.

변화를 무조건 거부하는 게 아니라, 변화를 질서 있게 조정하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보수는 균형이 아니라, 경직으로 흐르고 있다.

위에서만 결정되고, 아래는 따라야 하는 구조.

그 속에서 아무도 묻지 않는다.

"우리가 왜 외면받는가?"

역사는 경고한다.

죽은 조직은 반드시 무너진다.

조선 말기 당쟁, 프랑스 귀족회의, 그들 모두는 '안에서 썩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당 중심 공천'이라는 환상을 깨야 하고, 국민을 수동적 존재가 아닌 정치의 주인공으로 대해야 한다.

살아있는 조직은 끊임없이 묻는다.

"우리가 맞는가?", "국민이 원하는가?", "이후는 누구인가?"

지금의 보수가 살아나려면 이 세 가지 질문을 매일 품고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란 결국 사람의 예술임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

흐름이 있는 곳에 생명이 있다.

흐름이 막히면, 썩는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살아 있는 조직만이, 살아 있는 정치를 만든다.
경남=김정식 기자 hanul3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세종시 최다 득표 읍면동은
  2.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지역 교육계 "교육공약 이행돼야"
  3. "일감 몰아주기 폐해"…2년 만에 파손 대전 서구 스쿨존 안전펜스
  4. 대전생활과학고 등 전국 10곳 '2025 협약형 특성화고' 선정
  5. 대통령 당선 현수막
  1. 김태흠 지사 "새정부 출범에 적극 대응해 예산 확보" 주문
  2. 충남대병원, '태초의 먹거리' 이계호 교수초청 건강강연
  3. 과학기술계 "이재명 대통령, 망가진 연구생태계 되살리기 신속히 진행해야"
  4. 대전환경운동연합 "환경 공약 선언적 수준 말고 구체적 실행 필요"
  5. 트럼프 관세정책, 충남 제조업 성장률 하락 악영향... 수출감소·기업투자 저조 등 부정요인

헤드라인 뉴스


‘계약비리’ 스쿨존 펜스 보니… 흔들리고 부서져 곳곳 ‘누더기’

‘계약비리’ 스쿨존 펜스 보니… 흔들리고 부서져 곳곳 ‘누더기’

<속보> 4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관저동 선암초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학생들의 등하굣길인 만큼 선암초 네거리와 느리울중학교 네거리 사이 300m 보행로 구간에 스쿨존 방호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으나, 유명무실한 상태였다. 안전펜스 일부는 바닥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고 뜯어져 손으로 잡으면 쉽게 흔들거렸고, 펜스와 펜스 이음새가 엇나가 임시방편으로 얇은 밧줄을 감아 고정해놓은 모습도 보였다. 차량 충격에 의한 방어, 무단횡단 방지 효과도 떨어져 보였는데, 이 스쿨존 방호 울타리는 2년 전 서구청 전 비서실장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8.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일대 카페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38.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일대 카페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충청 3선 강훈식 국회의원’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임명
‘충청 3선 강훈식 국회의원’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임명

이재명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에 충남 아산 출생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3선·충남 아산시을)이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4일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새 정부 첫번째 인사를 직접 발표하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국무총리 후보자는 4선의 김민석(64년생) 국회의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58년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명됐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강훈식(73년생) 국회의원, 안보실장은 위성락(54년생) 국회의원(비례), 경호처장은 황인권(63년생) 전 육군 대장, 대변인은 강유정(75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공공기관 시설물에 광고 전단지 안됩니다’ ‘공공기관 시설물에 광고 전단지 안됩니다’

  • 대통령 당선 현수막 대통령 당선 현수막

  • ‘제21대 대선 끝’…철거되는 벽보 ‘제21대 대선 끝’…철거되는 벽보

  •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 제21대 대선 개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