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에 아수라장 된 충남 서산… 찜통더위에도 복구 나선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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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에 아수라장 된 충남 서산… 찜통더위에도 복구 나선 경찰

서산 청지천 인근 비닐하우스 5동 모두 침수피해
경찰 인력 120여 명 투입해 서산 피해현장 복구중
덕지천 일원에서도 주택 침수, 논밭 훼손 등 피해

  • 승인 2025-07-23 17:04
  • 신문게재 2025-07-24 3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서산 수해1
23일 수해복구 지원에 나선 경찰들이 삽을 이용해 비닐하우스 내부의 흙을 정리하고 있다.
"물폭탄처럼 쏟아지던 비에 눈앞이 캄캄했어요. 비닐하우스가 순식간에 잠기는데, 손도 못 대고 바라만 봤습니다. 정말 막막했죠."

23일 오전. 수마가 할퀴고 간 충남 서산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만난 이왕로(53)씨는 지난 주말 내린 기록적인 폭우를 떠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귀농 15년 만에 처음 겪는 수해라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산 수해3
충남 서산의 한 비닐하우스 내부. 침수 피해로 인해 키우던 작물이 모두 흩어지고 내부는 정리가 필요한 상태. /사진=오현민 기자
이날 찾은 서산시 수해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키우던 비닐하우스 5동의 내부는 하천물이 범람해 비료와 섞여 악취가 진동했고, 젖은 비닐과 흙더미가 바닥을 뒤덮고 있었다. 곳곳에 엎어진 화분과 비료, 농자재 등 부속품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 됐다.

또 외부에는 고장 난 농기구들이 거리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 씨의 비닐하우스는 서산 청지천 바로 옆에 있어 호우 피해가 더욱 컸다. 또 비닐하우스 위치가 하천 수위와 동일해 폭우엔 속수무책이다.

이 씨는 "비닐하우스가 잠긴 후에 직접 점검해보니 쓸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며 "전기도 안 들어오고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을 못 잡았는데, 경찰이 투입돼 일사불란하게 도와주니 덩달아 힘이났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신속한 복구지원이 없었다면 아직까지 손도 못 댔을 거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산 수해2
충남 서산시의 한 비닐하우스 앞 물에 젖어 더이상 사용할 수 없는 부속품들이 버려져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충남지역 내 호우주의보가 해제된 19일부터 경찰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해복구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날 역시도 충남경찰청 3·5기동대 120여 명이 투입돼 서산지역 내 수해 현장정리를 도왔다.

대원들은 발목까지 빠지는 진흙탕 속을 헤치며 망가진 농기구를 수거하고, 배수 작업을 도왔다. 또 비닐하우스 안팎의 쓰레기를 정리하며 삽을 이용해 흙을 퍼 나르기를 반복했다.

이날 낮 기온 32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 그늘도 없었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계한범 순경은 "입직한 후 2번째 수해복구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이곳은 지난번보다 심각한 것 같다"며 "시민들이 피해를 봤으니까 경찰이 돕는 건 당연하다. 경찰의 숙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산 수해4
충남 서산시 덕지천 인근의 주택. 벽지와 장판이 모두 젖어 처리한 후 돗자리를 깔고 생활하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비닐하우스에서 3.5㎞ 떨어진 덕지천 일원에도 경찰이 투입돼 일손을 도왔다.

해당 마을에 거주하던 노부부는 자는 도중 집안에 흘러들어온 물 때문에 깜짝 놀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들은 주택침수로 인해 가전제품과 장판을 모두 드러낸 후 돗자리 한 장 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80대 이재민 A씨는 "이 집에서 50년을 살았는데 집안까지 물이 찬 건 처음"이라며 "밖에 물이 범람해 있어 대피도 못하고 집안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서산 수해5
23일 오전 충남 서산시 덕지천 일원. 논밭 부유물 쓰레기 처리를 위해 투입된 경찰들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이날 주택 바로 앞 논밭 부유물 쓰레기 수거 현장의 책임관리를 맡은 구자훈 경감은 "집중호우기간에 대비하고 범람지역 통제근무, 주민대피 업무 등을 기동대에서 했었다"며 "호우가 끝나고 난 후 피해주민들의 빠른 일상회복을 돕는 것까지 주어진 업무"라고 말했다.

한편 16~17일 이틀 동안 서산시에 520㎜가량의 폭우가 쏟아졌다.
내포=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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