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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말남 의원<제공=함안군의회> |
안말남 부의장이 22일 제313회 함안군의회에서 공개한 자료는 충격적이었다.
최근 3년간 23억6000만 원을 늘려 경남 군부 최상위 수준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관광객 체류시간은 5.6% 줄고 소비는 전국 평균보다 5.1% 감소했다.
투입한 돈에 비례해 성과는 오히려 뒷걸음질 친 셈이다.
한국관광데이터랩 분석 결과 방문자는 1.5% 늘었지만 이는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 증가에 불과했다.
낙화놀이에 6500명이 몰렸지만 셔틀버스 운영으로 가야읍 상권은 완전히 우회됐다.
관광객들은 왔다가 돈 한 푼 쓰지 않고 그냥 돌아간 것.
공무원 동원 실태는 더욱 가혹했다.
전체 공무원 4명 중 1명꼴인 368명이 축제에 차출됐다.
군민의 날 165명, 낙화놀이 203명 공무원이 '축제 막노동'에 내몰린 상황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이 축제 동원으로 인한 행정공백과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아라가야문화제 상설 사무국은 아예 '불법 의혹'까지 제기됐다.
연간 8000만 원을 쏟아붓는 사무국이 「지방자치단체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위반 소지가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자문 목적 위원회는 상설 사무국을 둘 수 없다는 명문 규정을 정면으로 어긴 채 운영되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성과 관리의 '날조' 수준이다.
원가회계서에는 참여인원이나 경제효과 산출 근거가 전무하고, 사전 계획과 결과가 형식적으로 동일하게 작성돼 있다.
2024년 칠원고을줄다리기는 예산 유용의 결정적 증거였다.
줄 제작비 3800만 원 중 절반만 해당 용도로 사용하고 나머지 1900만 원은 다른 곳에 멋대로 썼다.
사전 승인은 물론 사후 보고조차 없는 '무법천지' 예산 집행이다.
아라가야문화제 만족도 조사에서 12개 프로그램 모두 4.0점 이상이라는 결과도 신뢰성이 의심된다.
모든 항목에서 긍정 평가만 나온다는 것 자체가 조사의 객관성을 의심케 한다.
조근제 군수는 답변에서 "지적에 깊이 공감한다"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해법은 여전히 추상적이다.
칠서 청보리·작약축제를 2029년 명품축제로 만들겠다는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했을 뿐이다.
88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 앞에서 성과는 실종됐고, 관리는 부실했으며, 법규 준수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축제는 무대 위 화려한 불꽃처럼 한순간 타오르지만, 재는 고스란히 군민의 몫으로 남는다.
돈은 태워버렸지만 꿈은 아직 피워내지 못했다.
함안=김정식 기자 hanul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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